아고라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3127335
재판부의 반자본주의적 판결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김정원 부장판사)은 29일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주를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인 혐의(강요 및 공갈 등)로 기소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언소주)’ 김성균 대표(43)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유죄를 선고한 근거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시민단체의 공익적 활동은 법령에 내재한 자유의 범위를 넘어서는 안 된다”
“제품의 하자 여부와 상관 없이 경향신문·한겨레 등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을 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한 것은 정당한 ‘설득’이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한 ‘협박’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소비자의 권한을 사망수준으로 깎아내린 것뿐만 아니라 재판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소비자의 사회적 역할을 차단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신뢰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가했다.
재판부가 할 수 없는 사회적 역할
법은 시대에 따라서 역할을 달리 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자본주의에 복무한다.
시장 거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운영하며,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시장에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질서를 잡는 역할을 한다.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는 법의 자본주의 복무가 두드러진다.
특히 미국은 시장에서의 독점행위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다룬다.
그리고 법관들이 품고 있는 마음자세 역시 시장 친화적이다.
미국의 한 대법관은 퇴임식에서 젊은 법관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만약 당신들이 법의 원칙에 따라 판결하기만 한다면 미국의 주식은 5배는 뛸 것입니다."
단지 시장을 추종하고 노골적으로 시장 절대주의가 아니라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법의 존재가치이다.
법은 시장의 신뢰를 만드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하는데, 법만으로는 시장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
법망을 뚫고 얼마든지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콩고는 잔악한 내전에 빠져 있는데 전쟁자금은 탄탈이라는 귀한 금속에서 나온다. 탄탈을 팔면 팔수록 아프리카의 어린이와 여성, 노인들은 죽어가는 것이다. 삼성은 이런 사정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 기꺼이 거래를 하려고 한다.
법은 이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인가? 법전에 따르면 삼성은 최고의 거래를 통해 생산비를 절감하였고 시장에서 많은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삼성의 위법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최근에는 지펠 냉장고의 문짝이 날라가면서 지진이 난 것 같은 폭발음을 냈다. 삼성을 오만방자하게 키워준 죄로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죽여버리고 있다. 이건희 전 회장의 반응을 보라. 역정을 냈다고 한다. 삼성이 자본주의를 제대로 학습한 회사라면 이건희 회장은 역정을 낼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해야 했다. 그런데 역정을 냈다. 이대로 가면 삼성은 물론 대한민국에 있는 회사들이 하나 둘 망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에서 이들의 기만 키워주었기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기업들에게 점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물건을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가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이번 언소주 판결은 세계적 요구를 뿌리침으로써 한국을 한 단계 퇴보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기업은 스스로 사회적 가치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 그것은 소비자의 힘을 통해서 사회에 반영된다. 사실 가장 두려운 것은 이것이다.
첫댓글 법과 정의가 살아있는 세상을 바라는게 죄가 되는 세상이네요.
법은 이미 가진자, 철저히 자본에 그 힘이 쏠려있습니다. 그 법을 다시 천칭의 저울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댓가를 치루어야 할지 걱정입니다.ㅠㅠ 글 감사합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법치는 무너진 것이라 봅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지요.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서 씁니다.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사랑합니다...) - 모두 덮고 무조건 용서하고 사랑합니다 라는 뜻이 아닙니다. 상처받은 분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것이니까요
승주나무님,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힘내시라는 소리도 조심스럽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