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상설 공연
박은지
이번 주말은 특벌히 이해와 공감의 축제
땀 흘리는 아이들과 스웨터를 껴입은 모두에게 알맞은 바람
남몰래 연습해 온 외줄 타기를 오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누가 본 걸까 나의 외줄 타기를
아무도 몰래는 실패했습니다
누군가가 눈을 숨겼을 기둥을 이해해 보려고 합니다
지난주에 줄에서 떨어진 사람은 어떻게 되었나요
덕분에 제가 줄에 오르게 되었이요
왜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는 걸까
격려의 박수가 쏟아집니다
수많은 손이 부뒷칩니다
별이 뜨거운 날에는 고개를 끄덕여 주는 것들이 좋았는데요
동아줄 한가운데로 발을 옮깁니다
줄을 흔들면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줄 위에 착지한 적이 있던가
격려의 박수가 장마처럼 이어지고요
모두들 잘했다고 괜찮다고 평화로운 얼굴로 돌아갑니다
이해와 공감의 축제는 만족스러운 피날레를 맞이하고
어디까지 본 걸까 나의 찢어진 밤을
아무도 몰래 줄 위에 올라
누구도 듣지 못할 말을 내뱉습니다
----박은지 시집 『여름 상설 공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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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지의 주말 상설 공연
반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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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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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람들은 누구나 꿈을 그리고
꿈을 상상하며 살아가겠지요
언젠가 멋지게 장식 될 순간을 꿈꾸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