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는 별밤
최 병 창
부화하지 못한
별들이 드디어 꽃을 피웠네
그런데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빛으로 태어난 꽃도 있고
꽃으로 태어난 별도 있다 하니
꽃들은 씨가 되어
바람의 소리로 넘나드네
한 번도 안 되는 별이 되는 일
두 번씩을 건너뛰어도
분분한 인사는
가쁜 숨을 멈추지 못했으니
그런데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비릿한 날들이
날 궂이 라도 할라치면
별들은 시간을 벗을 때마다
빛을 달이고 졸여서
꽃의 씨앗을 만든다는데
백만 송이
천만 송이 꽃으로 태어나도
할 말이 없다는 말씀은 결코
헛되지 않으리란 전생의 꽃처럼
별들의 씨앗으로
하얗게 빛나고 있는 것을
몰래 다녀간
발자국만 빼고 나눈다면
부화하고
남은 말씀도 어느덧 별이 될 것이네
그런데 그런데 어쩌란 말인가
별로써 태어난 꽃잎도 있고
꽃이 된 별들도 있다 하니
별이나 꽃들은 송이송이 향기로
그대에게 부드러운 소리를 빚어
곱디고운
편지 한 장 써 보내야 하는 것을
<자, 여기
밤을 새워 별로 쓴
아름다운 꽃 편지 한 장 받으세요.>
별들의 시간과 걸음걸이는
그래서 꽃처럼 아름다운 것이라네.
< 2021. 09. >
저녁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