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 고혈압·심혈관질환 예방하는 칼륨의 왕
조선일보 김철중 기자
2024.06.26.
[명작 속 의학] [114] 반 고흐 '감자를 먹는 사람들'
고흐가 직접 꼽은 가장 성공적 작품
감자로 끼니 때우던 민중의 삶 담아
18세기 후반 식량 부족 해결한 음식
칼륨 보충제보다 혈압 강하에 효과적
빈센트 반 고흐가 1885년에 농민을 대상으로 그린 <감자를 먹는 사람들>.
원본 유화 스케치는 네덜란드 크뢸러-뮐러 미술관이 소장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민중의 삶을 화폭에 종종 남겼다.
그의 나이 32세에 농민을 대상으로 그린 <감자 먹는 사람들>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고흐 걸작 중 하나로 꼽히고, 고흐 자신도 가장 성공적인 그림으로 여겼다.
당시 고흐는 네덜란드 남쪽 뉘던 지역에 살면서 그림에만 몰두했다.
이 시기 그림은 주로 음침한 흙빛이었는데, 농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고 싶었고,
허름한 처지의 모델을 골랐다고 한다.
그림 속에서 식탁 위에 놓인 삶은 감자를 집으려고 내민 손은 거칠고 굵은데,
이들이 흙 속에서 감자를 직접 캤다는 것을 연상시킨다.
감자는 인류를 기아의 공포에서 구한 위대한 식품이다.
감자는 본래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작황되어 식품으로 쓰였다.
‘콜럼버스의 남미 탐험’ 이후 16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래됐다.
처음에는 하층민 식품으로만 이용되다가 18세기 후반 식량 부족을 해결하는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를 계기로 인구 증가가 크게 일어났다.
감자는 봄에 파종한 햇감자를 수확하는 6월 말이 제철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하지(夏至) 감자다.
얇은 껍질 속에 뽀얀 속살을 감추고 있다. 영양학적으로 감자는 탄수화물 덩어리로 오해받고 있지만,
열량이 감자 100g당 72칼로리로, 같은 용량의 쌀밥 145칼로리에 비해 절반이다.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당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을 줄인다.
의학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감자에 풍부한 칼륨 성분이다.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서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관을 확장해 고혈압, 심혈관질환을 예방한다.
감자 한 개에는 800mg 이상의 칼륨이 함유돼 있는데, 칼륨 함량이 높다고 알려진 바나나(500mg)보다 많다.
성인 남녀 일일 칼륨 권장 섭취량은 약 3500mg이다. 굽거나 삶은 감자가
칼륨 보충제보다 수축기 혈압을 더 잘 떨어뜨리는 것으로 조사된다. 혈압에는 감자다.
고흐 <감자>의 교훈.
우유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고 했던가.
캐서 먹는 감자가 제일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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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의 '감자를 먹는 사람들'
출생: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 준데르트
사망: 1890년 7월 29일, 프랑스 오베르쉬르우아즈
빈센트 반 고흐의 초기의 대표작으로 1885년 경에 그려졌다.
1885년 3월, 어느 날 고흐는 호르트라는 농부네 집을 지나치다가 그 집에 들어갔다.
그때 호르트 가족들은 석유램프 불빛 아래서 감자를 먹고 있었는데 이걸 그린 그림이 바로 이것이다.
고단한 하루가 끝나고 늦게 모여서 조촐하게 감자만 먹으며 뭔가 커피 같아 보이는 것도 마시지만,
치커리로 만든 대용 커피일 것이다.
당시 커피는 무지 비쌌기에 서민층으로서는 접하기 매우 힘들었기 때문.
현재 반 고흐 미술관에서 소장중이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중학교 교과서에서 테오에게 보낸 편지가 나올때,
이 그림을 그리던 이야기가 교과서로 나오기도 했다.
월간 보물섬에서 위인전 만화를 89~90년 초반에 그리던 고 오세영도
90년에 그렸던 만화 고흐 편에서 이 작품을 모사하며 이야기를 그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