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14 전당대회 출마자들 가운데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안상수-홍준표(가나다 순)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한나라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자 가운데 홍준표 후보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지난 9일 MBN의 보도에서 시작됐다.
MBN에 따르면 한길리서치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성인 남녀 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한 결과, 한나라당 대표로 누가 적임자냐는 질문에 21.3%가 홍준표 후보를 꼽았다. 이어, 나경원 후보가 10.6%, 남경필 후보가 10.2%, 안상수 후보가 8.8%, 김성식 후보 5.9% 등의 순이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 3.1%포인트라고 한다.
이 같은 보도에 안상수 후보측은 발끈했다. 무엇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그 동안 자신들이 실시한 조사 결과와 너무나 달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상수 후보측 관계자는 10일 이 같이 밝히면서 "이번 여론조사는 홍 후보측에서 의뢰해 실시했다는 실무자의 발언이 녹음돼있다."고까지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조사는 설문 방법 등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실제로 의도되고 조작된 것이라면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나라당 선관위에 이번 여론조사에 대해 제소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 쪽에서도 국민여론과 대의원여론 조사를 계속해 왔다. 어제 실시한 것도 갖고 있다."며 "동일한 방법과 대상으로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하면 결과가 이렇게 나올 수가 없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 "MBN측에는 기사를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와 함께 "우리가 조사한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공개적으로 여론조사 신빙성에 대해 심판을 받겠다는 의지도 비쳤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무슨 소리냐?'라는 반응이다.
우선 '홍 후보측이 여론조사를 한길 리서치에 의뢰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날 홍 후보측의 비중있는 관계자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예기"라며 "원래 한길리서치가 한달에 한번씩 여론조사를 하는 곳 아닌가?"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사실 국민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그렇게 알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우리들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다른 비중있는 관계자도 안 후보측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번 조사는 국민여론조사였고, 그 질문도 '누가 당대표로 적합하냐'라는 질문이었다."면서 "내가 보기에는 평소와 다른 그런 질문 방식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홍 후보측 공보 관계자는 "우리쪽에서 한길리서치에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것은 전혀 근거없는 얘기다."면서 "무슨 녹음이 돼있다는 말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