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9 대선 관련 논의는 대선 게시판으로 해주세요 ^^
자유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이에요^^;; 그냥 제 이야기...
안녕하세요....저는 수원에 사는 30대 처자입니다. ㅎ
워낙 이 카페에 오가시는 분들도 많고 이야기들도 많아서...글올리기 전에는 왠지 이렇게 소개라도 해야 할것 같네요.
요....누리라는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서 누리네집이 아이디에요.ㅋㅋ
많은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참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즈음 입니다.
2002년 대선때는 크게 고민하거나 이렇게 불안해하지 않고 투표를 했는데,
10년이 지난 요즘은 그만큼 먹은 나이 때문인지, 세상이 힘들어진 때문인지
이런 고민, 희망, 불안, 걱정들이 뒤엉킨채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것 같습니다.
오늘, 시끄러운 세상 만큼이나 저에게도 참 긴 하루였습니다.
1.
오전에 일을 하면서 나꼽살 "고양이를 부탁해"를 들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몸서리가 쳐졌습니다.
작은 풀꽃 하나, 개미 한마리에서 사람과 닮은 영장류까지, 인간이 생명을 함부로 다룰 권리는 없습니다.
마당에서 태어난지 한달밖에 안된 아기냥이 다섯과 삼촌고양이까지,
여섯 생명이 갑작스런 추위에 무지개다리를 속절없이 건넌 얘기를 하며
우석훈씨가, 아직 이름도 붙여주지 못하고 별이 된 작은 영혼들에 대해 울먹이며 이야기를 합니다. 돌봄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그리고 생명에 대한 조금의 촉촉함도 내재돼 있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렇게 허무하게 별이 되는 아이들은 계속 늘어만 가겠죠.
수백만마리의 동물들이 땅에 파묻혀 죽임을 당했습니다.
'살처분' 이란 말이 이 얼마나 끔찍하고 살벌한 단어인지, 우리는 그 와중에 너무 쉽게 무뎌져 버렸습니다.
대응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고 부끄러운 정부의 허접한 일처리로 죽어간 생명들, 죽이는 사람들의 트라우마,
아무것도 개선된 것이 없는 현재.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누리와 무동이를 만나게 해주심에 다시한번 감사하게 됩니다.
자기 식구가 된 뒤로 지극 정성을 쏟아도, 전 주인으로부터 버려진 상처가 너무 커서 자신에게 한번도 곁을 내주지 않던 유기견이
죽기 직전에야 비로소 '그간 사랑을 드리지 못해 미안했어요, 고마웠어요' 하고 인사하듯 품에 와 눈을 맞추고 별이 되더라는
김미화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눈과 가슴이 조금이라도 사무치는 사람이, 대통령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2.
얼떨결에 당첨된 김뉴타 200회 특집 방송.
남친하고 사소한 말다툼으로 며칠전부터 기분이 완전 다운이었어요ㅠ
퇴근하고 남친에게 가야하나 어쩌나 고민하다가, 시국이 시국인지라, 남친도 이해해주리라 믿고,
"이른바 명저" <닥치고 정치> 백에 넣고 갔더랬죠. 마침 야근이라고도 하고...
20,30,40,50대 다양한 관객 200명이 왔습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자발적으로 협찬해주신 애청자분들의 성원이 답지하여
생각외로 풍성한 잔치였습니다.
네.....역시.....
김어준총수 보니까 반갑더군요. 여름에 벙커에서 가까이 봤을 땐 무척 총기발랄 해보였는데(생각보다 눈이 맑았음)...
오늘은 진짜 피곤에 절어 보였습니다.
사실 김어준총수 뿐 아니라, 이철희 시사평론가도, 둥이기자(김보협기자), 김외현 기자 모두 피곤해 보이더군요.
관객들, 김어준씨가 최근 정국에 잠수를 타며 전혀 노출을 하지 않아서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무척 집중했습니다.
김총수님 역시, 그간 양쪽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고 지치더라며, 정말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였고
단일화 과정 막전막후를 모두 지켜본 패널들의 이야기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철희 시사평론가가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중간에 OBS 토론에 또 싸우러 나가야 한다며 가셨는데요.
여러가지 평가가 있습니다만, 내일 방송을 보시고 다시한번 생각해보실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다시금 확인한 것은....그분은 정말 '닭'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사람이 아니므디다...'닭'이므니다.ㅎㅎ
(이거슨 자랑입니다...왜냐면 편집될것이거등요..^^v)
운동화끈 안풀어지게하는 클립, 비비크림, 책, 나들, 한겨레21 수북하게 받아들고 돌아왔습니다.ㅋㅋ
김용민님이 못오시게 된것이 많이 아쉽지만, 정권교체되는 날, 즐겁고 화기애애한 김뉴타에서,
작렬하는 개그평론을 들을 그날을 기약하기로...
낼 방송이 올라오면 확인하실 수 있으니..김총수님의 이야기를 이곳에 옮기지는 않겠습니다만,
우리에게 당부하는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자기 스스로 불안해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는것입니다.
공감되시는지요...
3.
9시반쯤 끝나 돌아오는 길에 남친을 만났습니다만, 뒤끝이 쩌는 이남자 도대체 화를 풀지 않을 기세입니다.
아놔....남친과의 단일화부터 어떻게 해결을 해야하는데... 둘 중 하나가 사퇴를 해야 해결이 되려나요.ㅋㅋ
너도 나도 너무 화가 나있는 상태라, 결론을 못내고 그냥 헤어졌습니다.
이럴 땐...차라리 이 상황에 담근 두 발을 모두 빼내고 서로 딴 생각을 좀 해보는게 도움이 될것 같네요.
평상심 유지.... 상처되는 말 안하고, 이 상황을 제외하고 아무일 없었던 듯이 서로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오늘 터득한 싸움의 기술은 '평상심' 입니다.
긴 하루를 마감하며...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과 달을 맞이해야죠.
흔들리지 말고, 해야 할 일만 열심히...
그리고.....!
^^
첫댓글 수수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쓸줄 아시네요 잘 봤습니다
오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남친분과 화해가 무난히 이루어지시길 바래봅니다;;^^
^^
김총수의 연애 상담...."남친과 헤어져!!"
멋진분일거같은 예상해봅니다.남치과 헤어져 2
당신을 캐스팅 하겠습니다. 누리는 제가 키우죠
뒷끝 있는 남자 안되는데..ㅋㅋ 농담입니다.
올려주신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내일이 기되되네요.
남자친구분과 서로 메모를 나눠보세요. 서로에게 상처받는 점, 고쳐줬으면 하는 점.이런걸 5개씩 적어서
나눠갖고, 그거에 대해서는 일절 토의는 하지 말구요.
도움 되실꺼예요.
글 잘 읽었습니다
남친관리는 잘 하고 계시네요
격리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ㅎㅎ
헤어지세요..
누리...귀엽긔...
생명에는 경중이 없고, 순서가 없다고 봅니다...
저도 수원에 거주하는데 이런 분들이 수원에 많다고 생각하니 흐뭇하네요^^
스포일러를 배려하신 글. ^ ^ 잘 읽었습니 달 ~ ㅎ
이이제이 이박사님도 여친과..
혹시 두분 관계있는건 아니시져?ㅋ
잘 해결되시길..
결혼후에도 쭉~~~이어집니당
고양이가 너무 멋있게 생겼네요 ㅎㅎ
잘 읽었어요. 지금 우리에겐 이 불안한증상을 다스릴 힘?이 필요한거같아요
[자기 스스로 불안해하지 않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어떤 의미에서 하신 말씀이신지 충분히 공감이 되네요.
참고로 울집 강아지는 홍누리입니당~ ^^
잘 읽었습니다. 오늘 뉴타 기다리면서 열심히 일해야겠어요.
누리네집님도 남친분이랑 얼릉 화해하셔서 따듯한 겨울 보내세요~ 솔로는 싸움하는 것도 부럽기만 하군영
어익후~! 뭐 이런 멘트들을 다....감사합니다..^^;;; 추워져서 그런지...좀 따순 곳을 찾게 되는게 순리인가봅니다. ㅋㅋ
생명에 대한 존중과 측은지심이 없는 사람은 만물의 영장의 자격이 없죠
아무생각없이 묻지마 박근혜 찍겠다는 사람을 볼때 느끼는 답답함과 혐오만큼
동물에게 막대하고 야박하게 하는 사람을 볼때도 그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