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 지을 무렵 모락모락 피워 오르던 굴뚝의 정취와...
아궁이 켜켜 쌓아 놓은 장작불 타는 연기에 눈이 매웁고...
시장끼 돌무렵 사람보다 이르게 먹이려 올려놓은 소여물 구수헌내...
마을 군데군데 켜져있던 희미한 오촉짜리 백열전구...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컹컹대던 마을 큰개 짖는 소리...
뒷간가기 무서운 밤 밝은 달빛 무궁화 나무밑에서 묵묵히 지켜주시던 어머니...
지나가는 사람때문에 고개 숙이고나면 하얀니 드러내시던 어머니...
유난히 길기만한 겨울밤엔 누군가 와주었음 기다려질때쯤...
자루째 창고방 구탱이에 서있던 고구마 날로 까주시던 어머니...
나무궤짝 왕겨속 헤집어 꺼내 먹던 주먹만한 사과...
연탄가스 마신날 신 물김치 들이키고 약국으로 달려가시던 어머니...
간밤에 불꺼지면 손다는 벽에 붙여 놓고 다음날이면 묘한 시멘트 냄새도 섞여있던 단물 빠진 껌...
비온뒤 질퍽이던 마당에 타고 남은 연탄재 부서트리고...
서로 붙은 연탄 부엌칼로 떼어내보기도 하고...
새탄 갈을때 숨 참아가며 눈 가늘게 뜨고 연탄 구녕 맞추는 것도...
집 두레박 지니고 살던 시절 우물안에 빠트린 두레박 꺼내느라 갈고리 빌려 엄니 애먹게한 동네 공동 우물터...
겨울이면 당당 얼던 어머니 치맛자락, 벌겋게 튼 손...
정신 팔려 놀다가 저녁 먹으라는 어머니 고함만큼 그리운것들입니다.
그 토장국 그맛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