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러브레터 / 이해인
밖에서 내 안으로
들어오던 바람이
11월이 되면
내 안에서
밖으로 부네요
눈길을 순하게
마음을 어질게
모든 욕심 내려놓으며
이제는 어디든지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나직이 고백하는데
빨간 단풍잎 한 장
가장 고운 러브레터로
떨어져 내립니다
하늘을 향한 그리움
자연에 대한 경외
인간에 대한 사랑이
나날이 깊어지는 것을
스스로 감탄하며
한 번뿐인 삶을
더 맑게
더 고맙게
더 애틋하게
깨어 사는 계절
이별의 슬픔 또한
억새풀 옷을 입고
빛으로 일어서는 11월 내내
아름다운 당신을 기억합니다
이제 내가
당신을 만나기 위해
빈 들판으로
떠날 준비가 되었다고
나직이 고백하는데
노란 은행잎 한 장
조금은 쓸쓸하지만
간절한 러브레터로
떨어져 내립니다
-<꽃잎 한 장처럼> 중
카페 게시글
수녀님 시 & 글
11월의 러브레터
참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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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6
24.11.02 10:51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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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1월의 러브레터를
참맑음님께
다시
보냅니다
저희를 일어서게 하시는 우리 수녀님 !
수녀님의 11월의 풍경을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건강하십시오!
참 행복한 러브레터 에요 ^^
수녀님 글이 있어 11월도 풍성합니다
이별의 슬픔 또한
억새풀 옷을 입고
빛으로 일어서는 11월 내내
아름다운 당신을 기억합니다
정모, 음악회에서 수녀님 뵐 생각에
11월이 오기를 내내 기다리는 해솔^^
11월이 되면
내 안에서 밖으로 바람이 부는군요,
아직도 바깥의 바람을 맞아 들이기만 하는
나는
이제부터 안에서 밖으로 바람을 내보내리라
마음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