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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론 군사 의회]
자프라 타이살라 : 무슨 의견이라도 있습니까?
장교들은 그저 멀뚱멀뚱 서로간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자프라 타이살라 : 하, 세상에. 그렇게 전쟁, 전쟁 부르짖던 사람들이 외계인이 기꺼이 전쟁해주겠다고 함대를
끌고 당신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죽이러 오니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셨습니까?
폰 타이살라 : 집정관님, 한가지 의견을 내도 괜찮겠습니까?
자프라 타이살라 : 말해보세요.
폰 타이살라 : 우리는 샤프타크 군주국으로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그들의 접경지대인 비 발람가르를
개척했었습니다. 당연히 영향력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그들을 자극시켰구요. 그들은 아마
이 뒴가르를 반드시 이를 갈고 얻으려고 기를 쓸껍니다. 그 말은 첫번째 목표로는 이 뒴가르
항성계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 곳에 군사를 전진 배치하거나, 지상군을 증강해야합니다.
자프라 타이살라 : .. 맞는 말이군요, 비 발람가르 행성 전역에 2급 소집령을 발령하세요.
폰 타이살라 : 네, 알겠습니다.
조언관 : 집정관님, 한가지 더 의견이 있습니다.
자프라 타이살라 : 네, 말씀해보세요.
조언관 : 무릇 바이론의 전쟁사에서도 그렇듯이, 전쟁에서 이긴 자는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죠.
외계심리학자의 자문을 구해보았고, 따라서 저는 저희들이 전쟁에 이길 경우의 요구사항을 정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만약 우리가 이긴다면 향후 그 외계인들에 대한 영향력이 확장될껍니다.
자프라 타이살라 : 하지만, 샤브타크는 극지 생활에 적합한 종족입니다, 우리들이 과연 거기서 살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으십니까?
조언관 : 바이론이 극지 행성에 사는 것은 여러 세대가 지난 뒤에 기술 발전이 된다면 가능할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현재는 집정관님 생각대로 바이론이 거주하는 것은 상당히 힘듭니다. 하지만
외계인들을 일종의 식민지 형태로 통치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됩니다. 그럼 그들을 강제추방할
필요도 없으며, 모험적인 바이론이라면 그 곳에 거주하는 것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자프라 타이살라 : 좋습니다, 제가 정치인들과 논의를 해본 뒤에 나온 결과에 대해서 자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언관 : 네, 감사합니다.
(폰 타이살라와 자프라 타이살라는 먼 친척관계이다, 다만 족보로 따지면 12촌 정도로, 사실상 거의 친하게 지내는 지인 정도였다.)
(230년 전쟁을 제외하더라도 그 이전 시대에도 230년 전쟁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큰 전쟁이 수십번 있었다.)
(전쟁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모병제를 고수하는 바이론에게도 징집령은 따로 존재했다. 현재는 1급부터 3급까지 존재한다.)
(3급은 모병제를 고수하지만 보수가 증가되고 모집 인력도 상당히 늘어나며, 심사기준이 대폭 완화된다.)
(2급은 역시 모병제를 고수하지만, 모든 예비군과 상비군을 소집한다. 예비군과 상비군은 그 의미가 비슷하지만 결정적으론 다르다.)
(예비군은 50세 이전의 군 경력이 있는 모든 시민이 예비군으로 지정된다. 상비군은 정부와 계약한 모든 용병단체와 군사기업이 해당된다.)
(1급은 징집령이며, 15세부터 60세까지의 모든 남성과 여성이 그 징집 대상이다. 미성년자와 고령자는 보급부대와 같은 지원부대에 배속된다.)
(불구이거나 장애가 있더라도 징집되는데, 그 예시는 어떤 병사는 한쪽 귀가 안들리고 왼쪽 눈이 실명되고 왼팔이 없음에도 징집되었다고 한다.)
(다만 다리가 하나 없으면 면제된다. 이는 군사적으로 눈과 팔도 치명적이지만, 특히 다리는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바이론 역사에서는 국가가 멸망하는 한이 있어도 1급이 발령된 적은 극히 드물다. 이는 바이론 특유의 신분 계급제 때문이다.)
(군복무를 마친 자는 2급 시민의 권리가 주어지며, 취업과 각종 헤택에 가산점이 들어간다. 복무를 안한 3급 시민이라도 불이익은 따로 없다.)
(1급 시민은 각종 의회의 의원들 장관들, 그리고 집정관이 포함된다. 이들은 경호 요청을 할 수 있으며, 연금 혜택을 받는다.)
(바이론 연합이 수립된 후, '이쿼너리'라는 특수한 소집령 단계가 생겼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밀인데다가 '공식적'으론 한번도 발령된 적이 없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전직 바이론 고위 장교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쿼너리 소집령은 다른 소집령과 병행되어 '은밀히' 발령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여러가지 음모론을 제시했지만, 시민들은 대체로 그 음모론을 믿거나 그저 껍데기뿐인 법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마침내 전쟁을 시작되었고, 바이론 의회에서는 만약 전쟁에서의 승리할 경우의 요구사항을 정하여 일방 통신으로
샤브타크 군주국으로 송신하였다. (샤브타크 군주국이 그걸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쟁이 터졌다는 소식에
많은 바이론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그 어떤 혼란이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많은 세대들이 이미 230년 전쟁에 익숙했었기 때문에 이 전쟁또한 그와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이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바이론 특유의 상무적인 전통은 많은 바이론들이 군에 자원입대를 하고 기업들은 군에 대한 원조를 아끼지
않았으며, 여러 시민단체들도 여러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이러한 결과에 맞물려서 군비 증강 속도는 상당히
빨라지게 되었으며, 이는 바이론이 빠른 속도로 대규모의 함대를 만드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에 반면에 샤브타크는
이런 바이론의 빠른 증원 속도를 경계했는데, 자신들은 몇년에 걸쳐 형성한 함대를 바이론은 단 몇개월만에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하자, 샤브타크 참모진들은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참모진들은 서서히 조급해지기 시작했고,
이는 빨리 공격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터져나오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이렇듯, 샤브타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바이론 연합이 먼저 공격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하드로비우스 항성계에 자리잡은 샤브타크의 전초기지였는데, 이 전초기지 덕분에 많은 행성들에 대한
개척이 가로막혀있었기 때문에, 바이론 연합의 입장에서는 먼저 이 곳을 부셔서 후환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얼마후, 전초기지가 박살났다는 보고를 받은 샤브타크 참모진들은 이 이상 지체해선 안된다며 서로 티격태격되었다.
이렇듯, 이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유는 바이론이 이렇게 과격하고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올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샤브타크 역사에서 말하는 조화주의자들은 늘 뒤통수 맞고 우물쭈물하다가 당하는 얼빠진 세력들이라는 개념이
있었기 때문에, 샤브타크들은 바이론 또한 그렇다고 생각하였던 것이었다. 결과적으론 틀린 생각이었지만.
바이론 연합의 함대는 하드로비우스에 있는 전초기지를 추풍낙엽처럼 박살낸 뒤, 샤브타크의 접경지역인 카라니스의
뷸르-바이 행성의 궤도권에 도착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발견을 하게 되었는데, 뷸르-바이 행성은 사실은
원시 문명인들의 행성이었으며 (비록 청동기 단계에도 들어서지 못한 것 같지만) 샤브타크 군주국은 원시인들을
노예화 시켜 노동에 부려먹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이 바이론 사회에 알려지게 되자, 많은 사람들은
저 원시 종족을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줘야 된다고 생각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뷸르-바이 행성은 바이론의 요구사항에
기재되어있었기 때문에 향후 종전 협상때 이 부분을 요구하면 될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한편 폰 타이살라 제독의 과감한 생각은 샤브타크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는데, 이는 바로 샤브타크 모항성계에서의
게릴라 활동이었다. 샤브타크의 본 함대가 멀리 떨어져있거나 항성계에 없는 틈을 노려 광물 스테이션을 박살내었고,
샤브타크 참모진들은 그제서야 뒤통수 맞고 정신이라도 차린 것인지, 바이론 함대를 향한 전면 공격을 내린다.
[폰 타이살라의 함대, 기함 지휘실]
관측병 : 제독님, 적 함대가 접근 중입니다. 경로를 변경할까요?
폰 타이살라 : 아니, 냅둬라. 대신에 모든 함선들에게 전면전을 준비하라고 전해라.
장교 : 너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폰 타이살라 : 이보게, 내가 배운 것 중에 남에게 전수해줄만한 것이 있는데 바로 무엇인지 아나? 전쟁터에서
만약에 상대의 실력을 잘 모른다면, 이길 전투이든, 질 전투이든간에 한번쯤은 부딪혀 봐야
차후에 개선점을 찾아 보완하고 다시 싸워 전쟁에서 승리하면 된다는 이론이라네.
장교 : 음..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
폰 타이살라 : 전 집정관 다르머그의 자서전일세.
장교 : ..!
폰 타이살라 : 이보게, 나는 230년 전쟁에서 싸워보지 않았다네. 거의 분쟁지역에서만 싸워왔지.
230년 전쟁은 우리와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지, 난 설사 이번 전투에서
크나크고, 어쩌면 내 인생을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일지도 모르겠지만, 난 병사들을 믿네.
장교 : ...네, 알겠습니다.
마침내 전투는 시작되었고, 양측은 모든 것을 걸고 싸우기 시작했다. 전술은 양쪽 모두 간단하게 횡대 대열 상태로 서로
맞붙어 전면전을 벌이는 것으로, 마침내 양쪽 함대가 서로 영거리에 들어왔을때, 양측 함대는 서로 뿔뿔히 흩어져
각개 전투에 돌입한다. 복잡하고 파편 튀기는 전투가 계속되었고, 처음에는 바이론 연합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전황은 샤브타크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그 이유는 샤브타크의 무기에 있는데
샤브타크는 본래 우주에 진출할 무렵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미사일 무기 밖에 없었다. 그러나 부단한
연구 끝에 우주에서도 지상처럼 대포를 사용할 수 있는 진공 점화 기술을 개발해내었고, 이는 바이론 연합에게 없는
주포가 샤브타크 함선에는 달려있었다는 뜻이었다. 강력한 주포는 바이론의 선체를 꿰뚫고 박살냄에 따라 바이론은
점점 불리해지기 시작했다. 그에 반면에 미사일은 양쪽 모두 능숙하게 피해내거나 피해를 최소화시켰으나, 그럼에도
샤브타크의 주포는 바이론이 극복하기 어려운 무기였다.
[폰 타이살라의 기함]
안내 방송 : 경고! B-27 구역에 화재 발생, 자동 냉각 소화 시스템 손상, 해당 구역 승무원들은 구역을
대피하시거나, 질식 소화 조치를 하시거나 혹은 수동으로 화재를 소화하시길 바랍니다.
폰 타이살라 : (전술지도 책상을 내리치며) 제기랄! 현재 상황은?
장교 : 현재 우리 함대 절반 이상이 날라갔습니다. 기함도 반파 상태입니다. 적 함대도 마찬가지이지만,
숫자로는 그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안내 방송 : 경고! C-4 구역에 화재 발생, 자동 소화 시스템 손상, 해당 구역은 다량의 탄약이 있습니다.
AAEM 프로토콜에 따라 탄약의 유폭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구역을 질식 소화 조치를 자동으로
시행합니다. 해당 구역에 있는 승무원들은 1분 이내로 해당 구역에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함내 무전 : 이봐! C-4 구역에 누가 탄약더미에 깔려있어! 지금 공기를 빼면 이 녀석은 죽는다고!
무전병 : 알겠다, 관련 조치를 곧바로 하도록 하겠다. (장교를 보며) 어떻게 할까요?
장교 : 내가 알아서하지. (함내 기기를 조작한다.)
안내 방송 : 경고! C-4 구역의 질식 소화에 대한 대피 시간은 연장되었습니다. 질식 소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모든 승무원들은 3분 이내로 해당 구역에서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함내 무전 : 시간 벌어줘서 고맙구만!
안내 방송 : 경고! 2번 포탑 강제 비활성화 됨, 원인은 외부 피격으로 인한 배선 손상, 관련 승무원들은
배선을 복구하시거나, 포탑을 수동 모드로 조작하시길 바랍니다.
폰 타이살라 : ... 이 이상의 전투는 자살행위에 가깝겠군, 전 함대는 긴급 FTL를 가동하여 퇴각한다.
장교 : 예, 알겠습니다.
안내 방송 : 경고! 현재 함내의 긴급 FTL 가동 준비 중, 모든 승무원들은 아광속 충격에 대비하길 바랍니다.
샤브토리스에서의 패배는 바이론 사회에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폰 타이살라는 문책 받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첫번째로 적국 수도에서의 전투였다는 점과, 적들의 야포, 즉 키네틱 무기의 존재가
그에게 어쩔 수 없는 패배의 원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전투로 샤브타크는 의기양양해졌으며, 곧바로 반격을
시작하였다. 바로 그들의 첫번째 목적이었던 뒴가르 항성계였다.
전황이 뒤집어지자, 바이론 연합을 빠르게 함대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키트에게 원조를 요청하였지만, 사키트들은
군사적 지원이 불가능하고 또한 바이론에게 있어서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거절하였다. 대신에 사키트들은 함선 제작에
필요한 광물을 지원해주겠다고 약속하였다. 바이론 연합은 이 결정에 크게 반기면서 그 댓가로 남아도는 크레딧을
그 비용으로 지불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거래로 인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함대는 빠르게 복구를 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비 발람가르 행성에서는 적의 함대가 행성을 폭격 중이라고 보고해왔으며, 적의 강습군이 행성을 강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고해왔다. 집정관은 행성 자치령와의 화상 회의에서 행성 내에서 방어를 담당할 지휘관을 선출 할 것과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1급 징집령을 내릴 것을 지시하였다.
상황이 악화되고, 적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조치가 취해졌다. 먼저 탐사선이 얻은
고대 드론 기술에 대한 기술을 기업에 부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법안이었고, 바이론 연합 과학 부서에서는 실질적으로
전쟁 무기를 개발하는 부서인 공학 부서에 대해 아낌 없는 투자를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한편, 비 발람가르 행성에서의 첫번째 전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접해지면서, 바이론 참모진들은 그 전투에 대한
동향을 주시하기 시작하였다. 자프라 푼이라고 불리우는 장군의 완고한 방어에 큘-쥬르라는 알려진 적의 장군은
지상에서 몇 일 동안이나 대책을 고심하였지만, 끝내 해법을 찾지 못하였고, 마침내 지상에서의 상황이 역전되자
자프라는 샤브타크에게 퇴각할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총공격을 명령하였다. 수세에 몰린 샤브타크는 황급히 퇴각을
시도하려 하지만, 워낙에 빠르게 밀고들어오는 탓에 지상군을 태우기 위한 수송선이 들어오는 족족 격추되었다.
마침내 샤브타크는 사방으로 둘러싸여 포위되었고, 결국은 쥴-쥬즈를 포함한 지휘대만 살아 돌아오는 그야말로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하게 된다. 이 일로 바이론 연합의 사기는 크게 상승하였으나, 바이론 지상군의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이 패배를 지켜본 샤브타크 우주함대는 지원군이 못오게 막는 한편 더욱 맹렬히 폭격을 하기 시작했다.
비 발람가르에 대한 두번째 공격이 예상되었지만, 그에 대한 원군을 보낼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참모진들은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샤브타크 군주국에서는 이번에야말로 비 발람가르를 점령하기 위해 더욱 많은 지상군을
보내었고, 두번째 강습이 시작되었다. 전황은 비 발람가르 병력만으로는 절대로 막지 못할 상황이었다.
[비 발람가르 행성 수도, 행성 정부 청사]
자프라 툰 : 상황이 안좋군, 공격군 총 지휘관이 사망했으니, 이제 남은 방어군 총 지휘관인 나인가?
장교 : 그렇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 상태로라면 외곽 방어선이 무너지는 시간 문제입니다.
자프라 툰 : 이대로라면 우린 모두 죽은 목숨이야, 그렇다고 우주로는 도망치지 못하니.. 남은 방법은
딱 하나 뿐이군. 대위, 바이론 연합을 위해서 어려운 부탁 하나 해도 되겠나?
장교 : 무엇입니까?
자프라 툰 : 자네가 원하는 만큼 병력을 가지고 간다음, 하수도를 통해서 병사들을 빼내게, 그리고 숲 속이나
산지에 숨어서 구원군이 올때까지 게릴라 활동으로 샤브타크를 방해하도록 하게.
장교 : 그 말은 저보고 남은 사람들을 버리고 훗날이나 기약하라는 겁니까?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자프라 툰 : 이봐, 이건 명령이야.
장교 : 절대 안됩니다. 저도 여기서 싸우다가 죽겠습니다. 병사들도 지금 힘든 싸움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자프라 툰 : 제길 누군가는 살아남아야 다른 병력에 보탬이 되는 거고 전쟁에서 이기는거란 말이야.
정찰병 : (달려오며) 장군님! 외곽 방어선이 돌파당했습니다. 외곽 방어군은 전멸 당했고 잔존 병력은
이곳으로 후퇴해 재집결을 하고 있습니다.
자프라 툰 : 제길! 시간이 없어, 어서 병사들 꾸리고 가라니깐?
장교 :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다른 병사를 뒤로 두고 떠날 수는 없습니다!
자프라 툰 : ... 제길, 알았어. 그러면 지원자를 통해서 남을 사람만 남아서 이 곳을 방어하지.
장교 : 네? 하지만..
자프라 툰 : 이 이상은 양보할 수 없어, 대위. 이건 명령이야. 어쩌면 같이 죽을 사람도 뽑을지도 모르겠군.
장교 : ...
자프라 툰은 시가전에 돌입하기 앞서서 병사들을 향해 자신의 계획과 심정을 털어놓았다.
결국 남은 병력 중에서 자원하는 사람들은 자프라 툰과 함께 적의 공세를 방어하기로 하고, 그 외의 병력은
대위의 지휘에 따라 도시 하수구를 통해 도시를 몰래 탈출하게 된다. 자프라 툰과 함께 남는다는 것은 끝까지
항전하다가 죽겠다는 의미였으며, 자원한 바이론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방어를 할 것을 결의한다.
그러나 전투가 시작된 후, 자프라 툰은 최전선에서 싸우다 전사하였으며, 마지막 방어선인 정부 청사에서는
단 4명의 병사만 살아남은 상태였다.
병사 1 : 장군님의 계획은 들었지? 아주 간단해, 총맞아 뒈지거나, 수류탄에 폭사 당하거나 폭발과 함께
증발당하거나, 아니면 운이 아주 좋다면 살아남을지도 몰라, 간단하지?
병사 3 : 적은 수천명인데, 우린 이제 꼴랑 4명이라고, 장난하냐? 어서 스위치나 당겨!
병사 2 : 아직 탄약은 충분해, 좀 맥좀 빠지게 했다가 당기자고!
병사 4 : ...
병사 1 : 넌 왜 말이 없어?
병사 4 : 차피 좀 있으면 어떤 형식으로든 죽을텐데, 별 말이 필요있어?
병사 2 : 헹! 그건 맞는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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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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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청사 건물 외부, 샤브타크 전선]
샤브타크 장교 : 도대체 왜 늦는거지? 고작 병사 4명 가지고 왜 그리도 고전하냔 말이다!
샤브타크 부사관 : 그것이.. 저들이 탄약을 잔뜩 가져다 놓고 배수진을 치고...
샤브타크 장교 : 내가 언제 그런걸 물었나? 고작 4명인데 왜 죽이질 못하는거야!
샤브타크 부사관 : 죄송합니다.. 하지만, 알다시피 정부 청사를 폭탄으로 박살낼 수 없잖습니까.
샤브타크 장교 : 하긴, 정부청사 중심부에 있는 기밀 데이터를 장군님이 원하시니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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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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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 3 : 좋아... 이제 남은건 우리 둘 뿐이군, 안 그래?
병사 4 : ... 남은 탄약 있어? 난 없는데, 수류탄도 다 던졌고.
병사 3 : 좋아, 이제 스위치 당기러 가자고. 나도 이제 탄창 하나 밖에 없어.
병사 4 : 그나저나 저건 대체 무슨 원리이지? 처음보는 물건인데.
병사 3 : 이쿼너리 소집령으로 들여온 무기라는데.. 잘 모르겠네. 군사기밀이잖아.
병사 4 : 타이머 30초로 맞추고 당기자고.
컴퓨터 시스템 음성 : 기폭 시퀸스, 가동되었습니다. 30초 이내로 대피하십시오.
병사 3 : (벽에 기대 앉으며) 안전한 곳은 개나 주라고, 우린 이제 도망갈 곳도 없다고.
병사 4 : (웃음)
병사 3 : (주변을 바라보곤) 누군가 우릴 기억해주려나..
병사 4 : (총을 어깨에 맨채) 적어도 끝까지 싸운 사람들의 명단은 기억하겠지.
병사 3 : ... 그렇겠네.
컴퓨터 시스템 음성 : 10... 9... 8...
병사 3 : (그를 바라보며) 그럼, 다음 생에 다시 만나자고.
병사 4 : 그러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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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행성 궤도에서 머무르던 샤브타크 함선에 있었던 선원이 증언하길, 섬광과 함께 행성에서 큰 폭발이 일어났으며,
어림잡아도 큰 도시 5개는 날려버릴만한 큰 폭발이었다고 증언하였다. 폭발의 후폭풍이 궤도권에 있는 함선에 닿을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폭발로 인한 방사능 오염은 이상할 만큼이나 적었다고 한다.
p.s : 연대기 작성자 여러분, 장편은 몸에 해롭습니다. 분명 7시에 작성하기 시작했는데 지금 자정이네요? 맙소사.
첫댓글 역시 재미있네요 :D
안보다가 몰아봤는데 괜찮네요!
건필??건겜??즐겜???하여튼 화이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