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의자와 엉덩이
도시에 살다 보면 그런 광경 목격하는 일이 드물거여잉~
마트나 백화점을 이용하니깐~
시골에선 5일장을 주로 이용해서 종종 그런 광경 볼 수 있는데~
거 있잖아~
좌판 벌이던 할매들이 첫 물건 팔리자 마수 했노라고 받은 돈에 침 한방울 탁 뱉고
재수 좋으라며 머리에 슬쩍 문지르는 행위 말여~
우리집 1주 운세가 그 모양과 비스꼬롬하당께~ ㅎㅎ~
월요일이 시작됐어~
대문간에 달덩이 하나가 나타나더라고~
나는 스님인 줄 알았제~
대머리 되자 아예 스님처럼 머리를 밀다시피한 민박 손님이었어~
술시도 되지 않아 농장에선 일찌감치 탁주잔이 오고 갔었거든~
내방객 한팀이 산적님과 마주앉아서~
그 중 한분의 성함이 울 산적 이름 석자 중에 두자와 같았어~
같은 주 氏에 정 字까지~
여자 셋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지만 남자 셋 모이면 접시가 춤추잖여~
산으로 올라가며~
이름 석자 중 두자가 같은 사람 계모임을 해야된다는 둥 어쩐다는 둥
접시가 한창 춤을 추드구먼~
그러구러 술시가 다가오자 그 팀 가고 민박팀과 한판 벌였제~
심심하시면 농장에 놀러 오시라고 꼬드겨서~
주거니 받거니 살아 온 내력이 쏟아지기 시작했어~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처럼~
듣자 하니, 결혼 6년차인 신출내기 부부인데 우리집 오기 전날 대판 싸웠데~
산적과 나는 결혼 13년 되도록 말다툼 한번 안했는데~
그저 바라만 봐도 좋아서~ 히~
키킥~ 근데 이 부부, 노상 싸운데~
민박집에서 농장 오는 그짧은 동안에도 다퉜다네~ㅎ~
가만 보니, 싸우면서 정이 드는 부부같어~
근데 문제는 달덩이 남자분으로 인해 이 촌년 웃음보 터져 버렸으니~
아니~ 이 남자분, 이야기 도중 벌떡 일어서는 버릇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의자가 덩달아서 일어서는거야~
마치 의자에 강력 접착제라도 묻어 있는양~
그것도 천으로 된 접이식 빨간색 캠핑 의자가~
이히히히~
그 빨간 의자가 달덩이 남자 엉덩이를 꽉 물고 함께 일어서곤 하는 모양이
어찌나 우습던지~
이 남자분, 한 덩치 했거던~
그 한 덩치하는 엉덩이로 인해 의자가 자유롭지 못했던 게지~
으하하하하~
어찌나 내가 웃어제꼈던지 두사람도 덩달아 웃어제끼더니 다음날,
둘 사이가 오붓한 연인이 되어버렸어~
맨날 싸운다던 부부가 참으로 다정한 연인이 되어 마을을 산책하더랑께~
월요일 마수가 그렇게 시작되더니 또 1주 내내 손님들이 들랑거렸제~
생일 잔치다 뭐다 하며~
어느날은 산적 전화가 띠리링 울리더니 대문간에 또 달덩이가 나타났제~
대머리 아닌 진짜 달덩이들이~
이야기 보따리가 끌러지는데, 푸헐헐~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분들이라 말씀도 무척 자유롭거던~
누가 어떤 일정 화두를 꺼낼 필요도 없이 바람 흐르듯 물 흐르듯~
여여~ 본래 그러한, 쌍 여 분께서 소싯적 연애담을 어찌나 가감없이 잘 풀어내시던지
이 촌년 또 웃음보 터져버렸잖아~
헌데 문제는 대화 도중 원숭이 야야기가 나오면서 웃음보 뇌관이 터져 버렸거던~
본인 스스로 원숭이라 하니깐 울 산적 대뜸, 원숭이 얼굴은 빨간데 똥꼬도 발까냐고했거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이 양반 냉큼 의자 위에 올라서더니
뒤돌아서 엉덩이를 확 까시는거야~
한 덩치하던 커다란 엉덩이를 우리집 마당에 놓인 야외 탁자에 앉아있다가~
푸하하하하~
뇌관 터져 버렸제~
헌데 또 문제는 그 다음 타자~
하얀 구렛나루가 빽빽한 분이 민박 오시더니 산적과 대화 물꼬 트시는데,
산적님한테 계속 '형님' 이라는 거여~
흰 털보가 검은 털보에게 형님이라는 모습도 우스운데,
울 산적, 달덩이 양반 엉덩이 얘기를 꺼내더니 똥꼬가 빨갛지 않더라니까,
흰털보 냉큼, "이상하다~사람 똥꼬도 빨간데~ 병들었나~" 라고~
우히히히~
또 뇌관 터져버렸제~
좌우지간, '기인' 이라는 말을 수시로 듣고 사는 울 산적이다봉께
꼬이는 사람들마다 물건들이여~
명물들이랑께~
기행도 서슴치 않는~
푸헐헐~
ㅎㅎㅎ~
2011.07.09 아낙네( http://산적소굴.kr )
첫댓글 늘 재미지게 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ㅎㅎㅎㅎㅎ 울 영감도 달덩이....재미집니다
와 ... 정말 재미 있는 일상 .엔돌핀이 폭포수 처럼 시원하게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줍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