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표 도둑'의 나라..하루 494명, 연간 18만명 적발
무임승차 91%..어른이 어린이표 승무원 검표 즉시 표 취소하기도
한국철도, 첨단 기술로 색출 나서
‘열차표 도둑’이 너무 많다. 요금을 내지 않고 타는 사람, 어린이 표로 타는 어른, 열차에 타자마자 표를 취소하는 사람 등 도둑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29일 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부정 승차로 적발된 사람이 9만 명에 이른다. 하루에 494명이 부정 승차로 적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경우까지 합하면 열차표 도둑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열차표 도둑은 매년 많이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4만 건이던 부정 승차 건수는 2021년 17만 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18만 건 이상 적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것은 표를 사지 않고 KTX 등 열차에 오르는 ‘무임승차(무표승차)’다. 전체 단속 건수 중 91%가 이 무임승차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시간이 급하다는 이유로 표를 사지 않은 채 기차에 오르는 경우, 처음부터 요금을 내지 않겠다고 작정을 하고 타는 경우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것이 어른이 어린이 표를 이용해 열차에 타거나 청소년 대상 할인 승차권을 사서 승차하는 사례다. 열차가 출발한 뒤 10분까지는 예매를 취소할 수 있는 점을 이용해 승차 후 승무원의 검표가 끝나자마자 예매를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 정기승차권을 구매 후 바로 반환하고 나서 열차를 이용하다가, 적발되면 “정기승차권을 깜빡 잊고 왔다”라면서 구매 시 영수증 등을 제시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한국철도가 열차표 도둑을 근절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한국철도는 첨단 IT(정보통신) 기술과 빅데이터 정보를 이용해 단속에 나선다. 한국철도는 우선 이달부터는 반환된 승차권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열차표 도둑을 잡는 데 활용하기 시작했다. 또 승차권을 다량 구매하는 사례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8월 10일부터는 많은 양의 승차권을 구매한 뒤 반환하는 사람에게 실시간 경고 문구를 보내는 시스템도 가동할 예정이다. 이밖에 빅데이터를 통해 무임승차 등의 행위가 많은 구간에 대한 정보를 확보한 뒤 이 구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열차표 도둑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가산금을 높이는 등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의 열차 역에는 개찰구가 없어 승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만큼 열차표 도둑이 늘어날 가능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따라서 무임승차 등으로 단속됐을 때의 가산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열차표를 위조하거나 변조했다가 걸리면 규정 요금의 30배를 내야하고, 어린이 표나 청소년 표를 어른이 이용했다가 단속되면 규정 요금의 10배를 내야 하지만, 단순한 무임승차를 했다가 걸린 경우에는 요금의 50%만 더 내면 된다. 시민 박 모 씨는 “우리 철도는 개찰구가 없어서 무임승차를 시도하기가 아주 쉽다”라면서 “무임승차한 사람에게 부과하는 가산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철도는 “피서객이 늘어나는 이달 말부터 8월 5일까지와 광복절 연휴 기간 부정 승차를 보다 강력하게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ttps://news.v.daum.net/v/20220729104955990
첫댓글 우리의 시민의식 정직성이 시험대에 올랐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