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하지 않은 죄 (아딸신 강의 원고)
1.어린왕자의 가로등을 켜는 사람
다섯 번째 별은 아주 야릇했다. 모든 별 가운데 가장 작았다. 가로등 하나와 등불 켜는 사람이 있을 자리밖에 없었다. 하늘 한 구석, 집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는 별에서 가로등과 등 켜는 사람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어린 왕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인지도 몰라. 그래도 왕이나 허영쟁이, 사업가, 술꾼보다는 덜 어리석은 사람이야. 적어도 그가 하는 일에는 의미가 있어. 가로등을 켤 때, 별 하나 또는 꽃 한 송이를 더 태어나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가로등을 끌 때는 그 꽃이나 그 별을 잠자리로 보내 주는 거고. 아주 재미난 직업이야. 재미나니까 사실은 유익한 거고.'
별에 다가가자 그는 가로등 켜는 사람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왜 방금 가로등을 끄셨어요?”
“명령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대답했다. “안녕.”
“명령이 뭐예요?”
“내가 가로등을 끄는 거지. 잘 자라.”
그리고는 그는 다시 불을 켰다.
“그럼 왜 방금 가로등을 다시 켰어요?”
“명령이야.” 가로등 켜는 사람이 대답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이해하고 자시고 할 거 없어.”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명령은 명령이거든. 안녕.”
그리고는 가로등을 껐다.
이어서 그가 붉은 체크무늬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내 직업은 정말 고된단다. 예전에는 그래도 합리적인 편이었지. 아침에 불을 끄고 저녁이면 다시 켰어. 낮에 쉴 시간이 있었고 밤에는 잘 시간이 있었고...”
“그럼, 그 후 명령이 바뀌었어요?”
“명령은 바뀌지 않았는데,”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바로 그 점이 문제야! 별은 해가 갈수록 점점 빨리 돌고 있는데, 명령이 바뀌지 않았어!”
“그래서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 별은 일분에 한 바퀴씩 돌고 있고, 난 일초도 쉴 여유가 없게 되었어. 일분마다 불을 켰다 껐다 하거든!”
“이상한 걸! 아저씨가 사는 별은 하루가 단 일분이네!”
“이상할 거 없어.”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동안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단다.”
“한 달?”
“그래. 삼십 분이니까. 삼십일! 안녕.”
그리고 그는 다시 가로등을 켰다.
어린 왕자는 그를 쳐다보았다. 명령에 그토록 충실한 이 가로등 켜는 사람이 좋아졌다. 의자를 잡아당겨서 해 지는 풍경을 보곤 하던 지난날이 떠올랐다. 친구를 돕고 싶었다.
“있잖아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방법을 아는데...”
“나야 늘 쉬고 싶지.”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누구든 성실하면서도 동시에 게으를 수 있는 법이니까.
어린 왕자가 말을 이었다.
“아저씨의 별은 아주 작으니까 세 발짝만 옮겨 놓으면 한 바퀴 돌 수 있잖아요. 햇빛 속에 있으려면 천천히 걸어가기만 하면 되죠. 쉬고 싶을 때면 걷고... 그럼 아저씨가 바라는 만큼 하루해가 머물 거예요.”
“그건 나한테 별로 도움이 못 되겠는걸.”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나는 평생소원이 자는 거란다.”
“유감이네요.” 어린 왕자가 말했다.
“유감이구나.” 가로등 켜는 사람이 말했다. “안녕!”
그리고 그는 가로등을 껐다.
“저 사람,” 더 멀리 여행을 계속하면서 어린 왕자는 생각했다. “다른 모든 사람들, 왕이나 허영쟁이나 술꾼, 사업가 같은 사람들에게서 무시당할 테지. 하지만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는 사람은 저 사람뿐이야. 그건, 아마도, 저 사람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전념하기 때문일 거야.”
그는 서운해져서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생각했다.
“내가 친구로 삼을 만한 사람은 저 사람뿐이었어. 하지만 그의 별은 정말이지 너무 작아. 둘이... 있을 자리가 없어.”
어린 왕자가 차마 고백하지 못한 게 있다. 스물네 시간에 천사백사십 번이나 해가 지는 까닭에, 이 축복받은 별을 특히나 그리워했다는 것!
[출처] 14. 가로등 켜는 사람|작성자 유용선
2. 아돌프 아이히만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에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명령으로 각 차관급 인사들이 베를린 교외의 고급주택지인 반제에 모여서 이른바 "반제 회의"가 열렸는데 아이히만도 여기에 참석했으며, 특히 유대인 문제의 "최종해결책"이 결정되는 그 회의석상에 참석했다. 다만 말단이라서[14] 한 일은 서기 비슷한 역할이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따르면 이때의 회의가 아이히만에게 두 가지 큰 영향을 미쳤는데, 첫째로는 하이드리히와 뮐러를 비롯한 상관들과 친분을 쌓은 것이고, 둘째로 이렇게 높은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통계자료마냥 유대인 "최종해결책"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공무원이며 국가를 위한 행위일 뿐이다."
라고 자기합리화를 해버린 것이었다.
전쟁 중 아이히만은 제국안전중앙부에 있으면서 유럽 각지의 유대인을 모아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열차수송의 최종책임자가 되었다. 아이히만은
"500만명의 유대인을 열차에 태웠다."
라며 자랑했는데 이 실적은 상부의 주목을 받아 그는 1944년에 헝가리로 급파되었다. 아이히만은 바로 유대인 수송 과정에 착수해서 현지 화살십자당의 지원을 받아 무려 40만명의 유대계 헝가리인들을 열차에 태워 아우슈비츠의 가스실로 보냈다.
그는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절멸수용소와 학살의 현장을 확인하고, 지도하면서 여러 학살 지역에 나타나 학살을 지시했다. 그는 유대인 대학살을 고안한 사람은 아니었지만, 관리자이자 조직가로서 유대인이라는 적을 말살하는 일을 누구보다도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했다. 실제로 아이히만은 이런 행각들로 철십자훈장까지도 받았다.
3. 악의 평범성 한나아렌트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은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아이히만의 양심사[1]를 추적하고 분석하면서 제시한 개념이다. 해당 용어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의 결말부에 나오는데, 아이히만의 '악'은 '악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그의 무사유(thoughtlessness)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주장하여 수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훗날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평가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는데, 이 말이 '악의 평범성'을 잘 설명해준다. "아이히만은 전형적인 공무원입니다. 그런데 한 명의 공무원, 그가 정말로 다름 아닌 한 명의 공무원일 때, 그는 정말로 위험한 사람입니다." [2] 즉, 악은 타인의 현실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시키는 대로 행동할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항변해봤자 무죄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아렌트의 주장이다.
4.법괘를 빼앗긴 이유 삼상4:12-22절
여리고성을 돌아 무너뜨린 법괘와 동일한 법궤인데..왜?
또 그법궤가 다곤신을 엎드리게한이유는?
왜 타지에선 하나님이심을 드러내시면서 나앞에서는 능력을 드러내지않으실까?
'제의' 제사의 방식 예배의 방식 1000번의 제사 등으로 하나님을 가둘수없다.
우리는 공로, 즉 평생예배했어요 헌금했어요 직분받았어요 등으로 하나님께서 나에게 승리를 주셔야한다고 주장하는 죄를 너무나 자주 범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사유하지않고, 생각하지않았기때문이다.
아이히만의 죄는 사유하지않은 죄이고, 가로등지기역시 사유하지않고 현대의 교우들역시 사유하지않는다.
너희는 사유해야한다. 사유하지않은 죄는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