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자 시인은 늦은 나이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 수필과 시공부에 매진한다. 인생의 깊은 사유 속으로 한발 한발 내딛고 있는 모습이 가히 장엄하다. 이제 글쓰기를 삶의 목표로 스스로에게 채찍도 아끼지 않는다.
그 결과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로 수필가의 길에 접어들었다. 김영자 시인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시 공부에 매진하더니 <세월>과 <함박눈>으로 계간문예신인상을 받았고, 그 결과물로 시집 《계단을 오르며》를 펴내기에 이르렀다.
―차윤옥 시인의 <발문>에서
잔디 덮인 봉분 위에
노란 들꽃 하나
바람이 심어 놓고 갔나 봅니다
백합꽃 돌화병에 꽂아놓으니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냘픈 들꽃
바람 따라 움직이는 고통이
한 송이 꽃잎 되어
그리움으로 흩날립니다
노란 들꽃은 끝없이 잎을 날리며
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잔디에 손을 얹고 세월 따라
한발한발 다가왔더니
죽음은 부활의 씨앗이 되어 날아가 버리고
들꽃은 이제 땅과 하늘을 품고
나를 안아 줍니다
―<들꽃> 전문
첫댓글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