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인사이드]
푸틴 대통령 부부를 전격 이혼시킨 '푸틴의 여자들'
‘블라디미르 푸틴과 류드밀라 푸티나(푸틴) 이혼 발표"
이혼을 발표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부인 류드밀라 푸티나 여사. 사진은 지난해 3월 모스크바에서 대통령선거 투표를 하고 나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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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각으로 7일 오전 2시47분에 전해진 러시아 노보스티통신의 기사 제목입니다.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TV 기자가 이혼 관련 질문을 했고, 푸틴 부부가 대답한 형식이었죠.
두 사람은 러시아어로 ‘크료믈룝스키 드바레츠’로 불리는 ‘크림린궁 극장’에서 발레 관람을 마친 직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부인 류드밀라(55)는 쾨니히스베르크(칼리닌그라드) 출신으로 러시아 국내선 항공사 스튜어디스로 일하다가 소련의 정보기관인 국가안보위원회(KGB) 요원 신분이던 푸틴(61)을 만나 1983년 결혼했습니다.
올해 결혼 30주년을 코앞에 둔 두 사람 사이에는 ‘마샤’라는 애칭의 마리야(28)와 ‘카챠’라는 애칭의 예카테리나(27) 두딸이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쿨한 이혼(문명화된 이혼)’이라고 했는데, 진실은?
이번 전격 이혼 발표는 세계 언론에 긴급뉴스로 타전됐습니다.
‘깜짝쇼’로 대중을 사로잡아온 푸틴은 이번 ‘쇼’도 확실하게 준비한 듯 합니다.
그의 이혼 발표는 3기 대통령 당선과 3기 집권을 막 시작해 정치적 장애물이 없는데다 임기도 충분이 남아있는 절묘한 시점에서 이뤄졌습니다.
또 러시아에서 잘 나가는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해 대통령의 이혼조차 거의 문제삼지 않는 최근 국민정서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푸틴이 조만간 재혼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지요.
일부 크렘린궁 참모들은 대통령 재임 중 결혼을 한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수퍼모델 출신의 부르니의 사례까지 언급합니다.
두 사람의 이혼 발표는 사실 ‘시간문제’였습니다.
두 사람은 결혼 후 곧바로 연년생 두 딸을 낳았지만 결혼생활은 평탄치 않았거든요.
첫번째 별거 소식은 제가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일하던 2002년 처음 터져나왔습니다.
러시아 사상 최초로 ‘미스 유니버스’를 탄생시킨 바로 그 해였지요.
발단은 당시 50세이던 푸틴 대통령의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찰대학대학원에 재학중이던 옥사나 표도로바(당시 24세)가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에 왕관을 쓴 것입니다.
세계 최고 ‘대학생 미녀 탄생’은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러시아’ 건설 분위기와 맞물려 국가적 경사로 환영받았지요.
옥사나 표도로바/AP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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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표도로바와의 염문(艶聞)은 그 직후 나돌기 시작했습니다.
‘일벌레’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더 많이 머물 정도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각국 정상과의 회담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했고 수도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긴다는 얘기까지 나돌았지요.
표도로바가 미스 유니버스 주최측의 의무 사항(전세계 순회 홍보 활동 등)은 하지 않은 채 미스 유니버스 왕관을 넉달 만에 박탈당하면서 이런 소문은 거의 진실로 굳어졌습니다.
그리고 표도로바가 푸틴의 비호를 받아 러시아 방송의 어린이 대상 TV프로그램을 맡았다는 얘기가 방송가에 퍼지면서 흥미만점의 소재가 됐지요.
러시아에서 저녁 보드카를 마시는 자리에서 프라임 타임(8시)에 표도로바가 등장하면 지식인들 사이에서 “‘푸틴의 여자’가 등장했다”는 말이 유행어가 됐습니다.
저 역시 지인들로부터 이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26세, 31세 연하女와 염문설 뿌린 푸틴, 30년 조강지처와는 결별
저는 2004년 9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부부는 과연 별거중일까?’라는 기사를 썼는데, 이 글로 말미암아 크렘린 공보실, 외무부, 그리고 대(對)간첩 부서인 연방보안부(FSB)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 기사를 쓰기로 결심한 것은 류드밀라가 (푸틴)대통령 생일 때도 언론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데다,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얼굴 조차 내비치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알리나 카바예바 /영국 텔레그래프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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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하던 푸틴 부부의 별거설은 2008년 또다시 터졌습니다.
이번엔 체조선수 출신으로 푸틴 보다 31세나 젊은 알리나 카바예바(현재 30세)가 화근(禍根)이었습니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인 ‘스포츠 영웅’ 입니다.
카바예바로 아내 류드밀라와 결별(訣別)했다는 소문이 여러번 나돌았는데,
그때마다 푸틴은 “터무니 없는 내용”이라며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카바예바가 2007년 푸틴의 후원으로 집권 러시아통합당 소속 국회의원이 돼 국회에 입성하면서 염문설은 기정사실화됐고 정계에서는 그녀를 또다른 ‘푸틴의 여자’로 불렀습니다.
푸틴과 카바예바와의 뜨거운 연인 관계는 모스크바 정계·사교계에서 은밀하면서도 공공연한 비밀이었지요.
2008년 러시아 일간지인 모스콥스트키 코레스폰덴트는 “푸틴이 31세 연하의 카바예바와 사귀고 있으며 곧 결혼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 신문사는 보도 다음날 강제폐간 당했습니다.
당시 발행인이 러시아 대통령궁의 압력을 받았다는 소문이 무성했습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009년 카바예바가 그해 5월 푸틴의 아들을 출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나 채프먼(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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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2010년 미국에서 추방된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인 안나 채프먼(31)과도 각별히 가깝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혼에 합의한 류드밀라 여사가 러시아 현대정치사에서 보기드문 멋진 퍼스트레이디였다는 점입니다.
그녀는 2000년 푸틴의 대통령 취임 후 러시아어(語) 보호, 마약 남용 방지와 AIDS방지에 나서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폈습니다.
미모와 세련된 패션 감각을 겸비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부인 라이사 여사에 버금간다는 의미에서 ‘제2의 라이사’로 불렸고, 전통적인 현모양처 스타일인 라이나 옐친 여사의 장점까지 갖췄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그녀의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은 푸틴 대통령의 강하고 냉정한 이미지를 훌륭하게 보완·중화시켰지요.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인 로라 부시 여사와 수시로 만나 문맹퇴치 문제 등을 의논하는가 하면, 부시 여사를 개인적으로 크렘린궁에 초대해 도서전을 안내하는 ‘영부인 외교’도 깔끔하게 했습니다. 서방 선진국 퍼스트레이디를 뺨치는 수준이었지요.
류드밀라 여사, 두 딸의 장래 위해 이혼 않고 별거하며 결혼생활 유지
하지만 2004년 6월 미국에서 열린 G8(선진8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을 마지막으로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장면은 공식석상에서 사라졌습니다.
집권 2기(2005~08년) 동안 푸틴 대통령은 외국 순방에 류드밀라 여사를 일절 동행시키지 않았고, 푸틴 부부는 지난해 5월7일 푸틴의 세번째 대통령 취임식(집권 3기)에 모습을 드러낸 게 마지막이 됐습니다.
두 사람 관계가 극도로 나빠진 가운데도 결혼을 유지한 것은 마샤와 카챠 두딸의 장래를 위해서라는 게 정설입니다.
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할 때까지 서로 가족을 위해 헤어지는 것을 미뤄왔다는 것이지요.
현재 큰 딸 마샤(28)는 네덜란드인과 결혼해 살고 있고, 한국인 남자친구 윤모(28)씨와 결혼설이 나돌았던 카챠(27)는 비밀 경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소식통들은 “한국인 윤모씨와의 결혼이 성사됐더라면 아마도 푸틴과 류드밀라는 더 빨리 이혼했을 수도, 아니면 다시 결합했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큰 딸 마샤는 성격이 엄마에게 의존적인 반면,
둘째 딸 카챠는 매우 독립적으로 성격이 정반대라고 합니다.
푸틴과 류드밀라가 이혼을 결정한 또 다른 이유에는 러시아의 전통적인 가족적 분위기 영향도 있습니다.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주말이면 가족들이 가족과 함께 모여 시간을 보냅니다. 대통령도 예외가 아닙니다.
이 과정에서 남편(푸틴)도 업무를 잠시 쉬고 모스크바 교외인 노보 아가료보에 있는 ‘다차(러시아식 별장)’에서 가족과 여유롭게 지내기를 원했던 류드밀라와 일벌레인 푸틴이 서로 대립하고 평행선을 그었던 것이지요.
이혼 발표에서 “류드밀라는 공적인 일에 나서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푸틴)거나 “나는 대중 앞에 서는 게 싫었다.
비행기를 타는 일도 나에게는 힘들었다”(류드밀라)고 둘러댄 얘기는 설득력과 근거가 모두 부족한 변명입니다.
류드밀라는 “우리 결혼은 끝났다. 우리는 사실적으로 서로 볼 수가 없었다”며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푸틴)는 일에 빠져살고, 아이들은 성인이 됐다.
우리는 이제 모두 서로의 삶을 사는 것이다”고 말한 부분에 진짜 속사정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류드밀라 여사가 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렸다는 뉘앙스가 강하게 배여 있습니다.
동시에 푸틴이 ‘쿨한 이혼(러시아어로 цивилизованный развод 문명화된 이혼·교양 이혼·우호적인 이혼)’이라고 강변했음에도 결코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보기 힘든 이유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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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