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호 제맛은 비봉산 정상에서
[매거진 esc] 기사 수정 2019-10-19 11:23, 기사 등록 2013-01-16 18:36
기자 이병학
한반도 남한땅 한복판에 자리잡은 거대한 호수 청풍호(충주호). 소양호에 이어 국내 둘째로 큰 호수다. 한겨울 “눈 덮인 호반 경치가 아주 기막히다”는 말을 듣고 충북 제천 청풍호를 찾았다. 시청 관광과 직원이, 여러 기막히게 아름다운 호반 풍경 중에서도 “가장 기막힌 곳”으로 꼽은 장소는 비봉산 정상이었다.
비봉산은 해발 531m로 높지 않은데다, 주변의 명산 금수산·월악산 등의 그늘에 가려 “기막힌” 전망에 비해 유명세는 그리 타지 않은 산이다. 패러글라이더들에겐 전망뿐 아니라 상승기류가 알맞아, 최상급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장쾌하게 펼쳐진 겨울 청풍호 풍경과 함께 즐길 만한 제천 일대의 볼거리 체험거리들을 둘러봤다.
호수 한가운데 뜬 섬처럼 느껴지는 비봉산 - 사통팔달 전망에 가슴 후련
거칠 것 없이 펼쳐지는 물길·산줄기 비봉산 ‘사통팔달’. 해발 531m의 산꼭대기가 이렇게 높고 전망 좋은 곳인 줄 왜 몰랐던가. 봉황이 나는 형상이라는 비봉산, 정상 활공장에서 만난 청풍호 풍광은 말 그대로 거칠 것이 없었다. 굽어보면 골마다 들어찬 물길이 만들어낸 눈 덮인 반도들이 물갈퀴처럼 뻗어나가는데, 눈 들어 보면 연무 속으로 산줄기들이 겹겹이 껴안고 누워 조용했다.
남쪽으론 월악산 영봉과 주흘산·박달산 등이, 북쪽으로 작성산·금수산, 그리고 동쪽의 소백산 비로봉까지 아득하고 또 까마득하게 눈에 잡힌다. 단양 쪽에서 흘러온 남한강 물줄기와 충주댐이 가둔 물이 구석구석 스미며 비봉산을 감싼 형세로, 사방을 휘둘러보노라면 마치 거대한 호수 한가운데 뜬 섬처럼 느껴질 정도다.
비봉산은 봄가을이면 산행객 발길이 잦지만, 겨울엔 뜸해진다. 산은 작아도 일부 구간은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할 정도로 가파른데다, 눈이 덮이면, 아이젠·스패츠를 착용해도 산행이 매우 힘겨워지기 때문이다. 봄가을 왕복 1시간30분~2시간 정도의 산행 시간이 겨울이면 두 배로 늘어난다. 하지만 2012년 8월 관광객용 모노레일이 설치돼 봄~가을엔 편하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비봉산엔 2개 라인의 모노레일이 있다. 2007년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을 만들며 개설한 기계식 모노레일과 관광객용 전기식 모노레일이다. 기계식은 활공 때에만 운행하고, 관광객용은 봄~가을에만 운행한다.
제천시 비봉산 산행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