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충남 보령시 대천에서 사시는 큰당숙한테서 전화가 왔다.
'이번 일요일(9월 13일)에 산소 벌초하는데 당질(나)은 내려오지 마라. 고향에서 알아서 벌초하겠다'는 요지였다.
큰당숙은 여든세 살의 집안 어른이다.
일흔세 살인 나. 종가 종주인 내가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오는 것을 꺼려하신다는 뜻일까?
요즘 '코로나-19'가 다시 증가되었고, 그 발원지가 서울로 알려졌다. 서울 송파구에서는 확진자 숫자가 무척이나 많이 발생한다고 보도된다. 송파구에서는 교회 시설이 상당히 많기에 집단발병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탓일 게다.
내가 서울에서 산다는 이유로 나는 졸지에 '코로나-19' 예비 감염자, 예비 전파자로 오인되는가 싶다.
조상 산소의 벌초행사에 제외되다니...
큰아들, 작은아들, 아내와 함께 내려가려고 했던 나.
큰딸한테도 권유해서 함께 내려가려고 생각했던 나.
- 큰딸은 할머니 장례(초상) 때에 해외출장 중이었기에 산소에 가보지 못했다.
현지에서 벌초대행 인부를 추가로 얻는다고 한다.
예초기를 작동해서 풀을 깎는 사람, 풀을 깎는대로 검불을 갈퀴로 걷어내야 하는 사람이 더 필요로 할 터.
경비는 나중에 알려주신다고 한다.
비용은 내가 나중에 입금하면 될 터(종중 돈은 내가 관리하기에).
문중벌초 : 충남 보령지방에서는 조상 산소의 풀 깎는 행사를 일컫는다.
모둠벌초 : 음력 8월 초하루 전후로 주말에 문중 친척이 모여서 벌초하는 제도이다(제주도에서는 모듬벌초라고 말한다).
'코로나-19' 그 여파가 심하다는 뜻.
나는 어제 서울 송파구 잠실대교 아래로 내려서서 한강지구로 걸어서 나갔다.
한강 고수분지를 따라서 잠실종합운동장 뒷편으로 걸었고, 올림픽대로를 건너서 잠실7단지로 들어섰다.
우성아파트 단지 뒷편에는 교회시설이 무척이나 많았다. 성당도 있고...
서울 송파구 지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난히 많은 이유가 바로 종교 집단모임에서 전파되는 것일까 싶다.
지방사람들이 서울사람을 기피하는 이유가 되었나 보다.
이번 주말에 시골에 내려가서 벌초행사에 참가하려고 했는데 이런 계획이 뒤틀려버렸다.
아쉽다.
앞으로가 문제이다.
고향 선산의 묘역을 다시 축소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2016 ~17년. 고향 앞산과 앞뜰이 일반산업단지 부지로 토지수용되었기에 최씨네도 앞산인 상장산의 묘소를 모두 파묘하여 서낭당 뒷편의 죽청리에 있는 내 산으로 옮겼다.
또한 일제시대부터 대전에서 터를 잡은 할아버지. 대전 동구 읍내동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도 파묘하여 서해안 산골마을인 시골로 옮겼다.
구룡리와 죽청리의 갈림길(606지방도로)에 있는 서낭당 뒷산이다. 또한 마을 뒷산인 신한재에 있었던 내 동생(쌍둥이)의 무덤도 파묘해서 이장했고, 1982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무덤(2015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합장무덤 밑에 새로 썼다. 같은 산(죽청리 소재) 여러 군데에 흩어진 묘소도 파묘하여 집단화하였다.
경비는 몇천 만원이 소요되었다.
산소 이장 시에 화장을 하지 않은 채 부부합장으로 합쳤다. 젖무덤 같은 둥근 형태의 봉분을 사각형태로 규격화했고, 봉분의 크기도 줄기고 높이도 대폭 낮춰서, 다닥다닥하게 밀착시켰다.
각 무덤마다 꾸몄던 석물들을 모두 해체해서 없애버린 것이 잘한 조치일까 싶다.
집안, 친인척, 외가, 이종, 대고모네 등이 큰 석물공장을 운영했기에 최씨네 무덤 앞에는 숱한 석공예 장식품이 가득 찼다. 내가 이장하면서 많은 석물들을 없애고는 무덤 앞에는 작은 와비(臥碑 表石) 하나씩을 주문해서 새로 세웠다. 누구의 무덤인지를 알 수 있게끔 이름만을 각자(刻字)하여 설치했다.
그래도 가파른 지대(산말랭이의 경사진 하단/ 밑)에 산소를 썼기에 계단형태의 묘역은 자연스럽게 넓어졌고, 또한 흩어졌던 비석들도 한 곳에 집중화했다. 두 줄로 세운 비석들이 차지한 공간도 넓어서 벌초 작업량도 많다.
내가 화장(火葬)형태를 싫어해서 매장형태를 고집한 탓일 게다.
나중에 다시 파묘하여 화장하여 한 군데로 집중해야겠다.
관리하는 묘터를 줄이고, 경비도 줄여야겠다.
파묘 화장한 뒤에 산장(散葬, 뿌려서 없애는 방식)했으면 싶다.
우리나라(남한) 면적 1%를 무덤이 차지하는 현실이다.
이제는 묘역을 많이 차지하는 매장문화에서 묘역이 아주 좁아도 되는 화장문화로 바꿔야 한다. 더 앞으로는 산장(공중에 날려보내거나, 여기저기에 뿌려서 없애는 방법), 수목장 형태로 봉분을 최소한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없앴으면 싶다.
공원묘지의 치장한 봉분을 보면 나는 고개를 흔든다. 공원묘지를 운영하는 사업자, 석물을 가공판매하는 업자로서는 봉분이 크고 석물장식품도 많아야 돈벌이가 될 터.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석물을 숱하게 보면서 컸던 내 눈에는 정말로 돈지랄이며, 자연을 훼손하는 짓이다.
죽으면 아무 것도 남겨서는 안 될 터.
* 충남 보령지방은 석물 가공업체가 무척이나 많다.
검은 돌인 오석(烏石)을 산에서 캐고, 애석은 바닷속에서 건져 올렸다.
지금은 애석(艾石)은 바닷속에서 바위돌을 쪼개서 캐서 배로 운반하여 육지로 실어올리지는 않을 터.
이번 주말에 벌초행사에 참가하려고 했던 나.
올해에는 현지에 있는 큰당숙, 사촌동생이 알아서 벌초할 예정. 벌초하는 인부를 추가로 더 구할 터.
'신종 바이러스'인 코로나. '코로나-19'로 파생되는 걱정거리가 무척이나 많이 생겼다.
사회생활, 삶의 형태가 변화한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제도'가 변화 진전한다는 증거이다.
*
서낭당 :
성황당(성황당) :
'서낭당'과 '성황당'의 개념은 다소 차이가 있다.
2020. 9. 7. 월요일.
첫댓글 요즘은 다들 이동 하는게 꺼려지지요
코로나로 인해
사람 만나는 것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예.
답답하네요.
큰집인데도 제가 빠져야 하는 현실이...
요즘 서울에서는 코로나 확진자가 서울 송파구 지명이 핸드폰에 자꾸만 뜹니다.
벌초는 그렇다고 해도.. 올 추석은 이상하게 변질될 것 같군요.
나이들어갈수록 산소를 또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손이 귀한 집안인데.... 벌초하고, 시사 차례 지낸다는 게 부담이 가는군요.
자식들은 별로 관심도 안 두는데... ...
世上 이너무나 緊迫하고 어렵게 現實 安全 第一 이라지만
조상님의 墓所의 管理와 伐草 에 는 有備無患 의 精神이
必要 하지 아니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