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 대표로서 제가 가장 많이 신경쓰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번째 아이들 입양, 두번째 아이들 구조, 세번째 팅커벨 카페에 회원들 참여 현황.
이 세 가지는 서로 맞물려서 선순환되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세번째 카페 활성화를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카페 활성화의 척도는 회원들의 게시글 참여 및 덧글 참여이죠.
어제는 일요일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게시글과 덧글에 참여해주셔서 꼭 일요일 같지 않게 활발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행복했네요.
회원님들 중에 혹시 기억할지 모르겠는데, 3년 전인 2016년 4월에 우리 팅커벨에 기적처럼 일어난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백구 순돌이 구조에 관한 일이예요.

3년 전 다리가 심하게 부러진 채 동구협에서 안락사 대기중이었던 백구 순돌이
지금은 뚱아저씨네 집에 있는 백구 순돌이는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한 재개발 지역에서 주인이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버리고 간 유기견이었습니다. 주인이 버리고 간 이후에도 1년을 하염없이 그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던 순돌이를 딱하게 여긴 수택동 주민들 중에 몇 분이 순돌이 먹을 것을 챙겨주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순돌이는 배고파서 먹을 것은 먹었지만 곁을 잘 주지는 않았어요. 원래 사나운 아이는 아닌데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있는 아이였죠.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기 전의 순돌이
그렇게 1년을 기다리던 순돌이를 구명하기 위해 당시 밥을 챙겨주던 분들이 큰 동물단체들에 연락을 해서 순돌이 사연을 얘기하며 도움을 요청했는데, 대답은 거절이었습니다. 이유는 "순돌이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순돌이까지 구조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순돌이가 어느날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순돌이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서 길에서 쓰러진 채 동구협으로 가게된 것입니다. 다리를 심하게 다친채 동구협으로 가서 안락사가 되게될 백구 순돌이의 소식을 나중에 알게된 주민들은 너무도 절실하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큰 동물보호단체들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전에 도움을 청했던 그 아이가 보호소로 가서 안락사가 되게 생겼습니다. 이 아이좀 구해주세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돌아온 대답은 냉정한 거절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구조되도 치료비가 많이 들고, 치료가 된다고 하더라도 입양을 보낼 수도 없는 아이입니다. 안타깝게도 구조에 도움을 못드리겠네요;"
낙담한 주민들은 너무도 간절했지만 더 이상 손을 뻗을 곳이 없었습니다. 그 때 백구 순돌이 사연을 뉴스1의 기자 한 분이 알게 되었고 기사화가 되었죠. 그 기사를 우리 팅커벨 회원 써니님이 보시고 게시판에 사연을 올린 것입니다.
사실 큰 동물보호단체에서도 못구하고 입양보내기 힘든 아이들을 우리 팅커벨이라고 무슨 큰 재주가 있겠어요. 하지만 우리 팅커벨에서는 그 아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게시글이 올라오고 그 아래에 순돌이를 구했으면 하는 회원들의 안타까워하는 덧글들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그날 밤 많은 병원비가 예상되는 순돌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회원님들의 적극적인 십시일반 참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고, 회원님들이 참여를 하신다면 이 백구 아이는 구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 때 시간이 밤 10시였어요.
그때부터 팅커벨의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회원님들이 너도 나도 백구 순돌이를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 후원에 참여하기 시작했어요.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순돌이를 살리기 위해 모인 병원비 기금이 400만원에 달했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잠들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였어요. 정말 기적같은 일이었죠.
순돌이는 그렇게 해서 살릴 수 있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바로 보호소에서 데리고 나와서 강남의 팅커벨 협력동물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안타깝게 순돌이는 오른쪽 뒷다리를 살릴 수 없어 절단하게 되었지만 그 병원에서 심장사상충도 치료하고 생식기 훼손 등 다른 상처도 말끔히 치료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다리를 절단하고 치료중인 순돌이
비록 장애는 갖게 되었지만 팅커벨 회원들의 십시일반 정성으로 생명을 구하게 된 것입니다. 백구 순돌이는 그 동물병원에 11개월을 입원했습니다. 순돌이처럼 백구 대형견 아이를 강남의 24시 동물병원에서 11개월을 입원하며 치료를 한다는 것은 엄청난 동물병원비를 예상하게 했지만, 다행히 그 동물병원장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입원비도 대폭 할인해주시고, 수술비와 치료비도 실비만 받고 치료를 해주셧습니다.





럭키, 흰순이, 도담이, 레오, 순돌이(시계 방향으로)
뚱아저씨 집에 와서 편안해지고 다른 아이들과도 잘 지내는 순돌이
그리고 2017년 3월에 퇴원한 백구 순돌이는 마침 양주의 마당 넓은 곳으로 이사온 뚱아저씨 집에 와서 흰순이, 럭키, 레오, 도담이 등 아이들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순돌이는 3년 전에는 4살 ~ 5살 정도 봤는데.. 지금 보니 그것보다는 더 많은 것 같고.. 치아 상태로 볼 때 현재 추정 나이는 10살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버리고 이사가고, 그렇게 버려진 아이를 돌보고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으고 살린 아이가 바로 백구 순돌이입니다.
저는 이런 백구 순돌이의 기적이야말로 우리 팅커벨이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팅커벨은 큰 단체는 아니지만 가끔은 큰 단체도 못해내는 일을 할 수 있는 단체입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회원님들의 참여입니다. 정말 덧글 하나로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요?
네. 살릴 수 있습니다. 팅커벨 프로젝트 대표인 저는 이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팅커벨 회원들과 수택동 주민들의 힘으로 기적같이 살린 백구 순돌이
첫댓글 월욜아침 출근을 해서 잠깐 차를 마시며
들른 팅커벨프로젝트
소설같은 순돌이야기에 코끝..가슴끝이
찡하구 울립니다.
늘 응원합니다.
순돌이가 병원에 있을 때 저희집 애들도 한창 병원 들락거릴때라;;; 순돌이를 여러번 봤었어요.
그냥 눈 맞추며 ‘순돌아~’ 이름만 부르고 한 번도 만져보진 못했는데
어느날은 순돌이가 대기실쪽 공간에 잠깐 나와있어서 인사만하고 앞에 계속 있으면 신경쓰여할까봐 안 보이는 먼 자리에 앉아 있으니 순돌이가 ‘음~음~’이런식으로 소리를 내더라구요. 왜 그러지하고 가서 순돌아 왜 그래? 그러면 그냥 쳐다봐요. 그러고 또 제가 안 보이면 ‘음~음~’. 왠지 마음이 참 짠했습니다.
그런 순돌이가 대표님 마당에서 활짝 웃고 있으니 너무 좋네요~
팅프에는 소설같은 아이들의 이야기가 참많습니다.
흰순이, 순돌이는 장애를 가진아이들이지만 순하고,착하고,사람잘따르는 아이들이죠~
대표님과 팅프회원님들의 힘으로 살린 순돌이.
안락사직전의 순돌이는 체념한듯한 표정이었는데,. 지금 대표님댁에 순돌이는 행복한표정입니다.
팅프가 가진 큰힘...힘들고도 마음아픈 사연들에 눈감고 귀막고 싶을때, 혼자가 아닌 우리들이 힘을 모아 기적이 되는 일들을 경험합니다 우리들의 꿈, 한국의 티어하임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힘내요!
순돌이에게 긴 이야기가 있었네요.
지금 순돌이 표정으론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과거군요.
대단합니다. 팅커벨 프로젝트.
저도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글을 읽고 눈물이 핑도네요.. 늘 마음속으로 응원합니다
순돌이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네요. 장하네 우리 순돌이
수택동이면 저희집과 가까운곳인데 순돌이에게 이런사연이 있었다니..
순돌이에게 기적을 일으켜주신건 역시나 팅커벨이었네요
감사합니다
너무 감동적이고..너무 맘아프고..너무 다행이고..
이런 아이들을 지나치지 않는 팅프여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눈물나네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ㅠ
팅프회원님들도 고맙고, 이겨내고 살아준 순돌이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