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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변산 바닷가 마실길
1. 부안 변산 바닷가가 열린 마실길로
6월 21일 일요일 부안 변산 마실길 개통을 기념하여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에서 약 120여명이 단 하루코스로 이번에 개통할 구간을 참석하게 되었다. 지금 전국적으로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등 명칭으로 길을 찾아 여행을 다니는 인구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부안은 변산반도를 둘러싼 돌출부분의 해변, 남한에서 가장 넓은 김제 호남평야와 맞닿은 동쪽 백산면, 계화면, 동진면, 주산면의 드넓은 지평선을 자랑하는 평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잘 보전된 산악지역 등을 고루 갖추었으나 일부 잘 알려진 관광명소 빼고 여타 지역은 방문객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번에 가서 보니 전국 어느 명승지 못지 않게 빼어난 지역이 많다고 생각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의미있는 단위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사장되고 매너리즘에 빠져서 다른 지역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된다 실상으로도 여기에 사는 주민은 매일 보는 풍경이라 아름다운가 ? 볼만한 장소인가 ?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여기까지 와볼만한 장소인가 ? 반신반의하는 경향이 많이 있다.
잘 알려진 관광지에서 눈으로 보는 관광, 어디 어디를 자기가 갔다온 표시를 남기기 위하여 하는 여행, 혹은 여행사에서 정형화된 관광상품으로의 여행은 식상하고 과거부터 홍보매체 등을 통하여 예측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오늘 개통한 부안 변산 바닷가 마실길 1구간에 대해서 비록 같은 부안에 살아 왔었던 관계로 자주 가면서도 우리에게 닫힌 환경이었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원시적 생명력을 우리에게 전해 주는 듯 하다.
처음 개통이라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우리 시야에 어떤 풍경이 다가올까를 생각하면 전혀 예측불허여서 잔잔한 여운과 스릴이 가는 동안 지속적으로 흥미진진하게 전해온다.
바닷물과 땅끝인 뭍이 하루에도 여러번씩 만나고 헤어지면서 만들어 놓은 해안가의 기기묘묘한 절벽, 사구, 바위위 소나무, 풀숲, 모래사장, 갯벌, 조개껍질 등....
옛날 해안경비를 위한 초소가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고 초소와 초소사이는 철조망으로 연결하여 가는 길목마다 알수 없는 긴장의 터널이 파도소리와 더불어 왔다가 사라지는 아스라한 잔영의 반복적 여운
풀한포기 마다 진한 생명력이 넘쳐나는 풀숲사이로 보일 듯 말 듯 아즈녁한 바다냄새가 저멀리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겹쳐진다.
서울에서 버스 2대로 80여명, 전주에서 20여명, 유관기관 종사자 등 총 120여명이 부안 해변 마실길 개통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집결장소인 새만금 전시관에 09:30분경 도착하였다
새만금 전시관을 집결장소로 택한 것은 오늘 개통식에서 처음 걸을 지역이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실길 개통에 참석하기 위하여 버스만 3대 임차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든 것은 부안 변산 바닷가 길에 대한 호기심과 마실이라는 토속적인 어감이 친근한 정서를 궁금증을 자아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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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에 접한 숲속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부안군청에세 바닷가 길 마실을 환영한다고 플래카드를 부착하여 새로운 길 개통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어 오르게 한다
예전에는 풀밭으로만 되어 있어 가는 길이 일정하게 정하여지지 않았지만 풀을 깎고 덤불을 제거하여 길을 새로이 만들어 놓았다. 처음 개통과 전국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직 한번도 둘러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처음 밟아본다는 생각은 이것을 시발점으로 미처 도래하지 못한 향후에도 누가 이길을 걸을까를 생각하면 처음은 다소 매끄럽지 못하나 오늘 개통을 계기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갈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지금까지 닫힌 길이었지만 앞으로 열린 길로서 다음의 시구절과 같이 누구에게나 마실갈 생각이 있으면 만나고 싶은 사람과 함께 같이 걸으면 되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은 대상과 관계를 맺고 그럼으로써 즐거운 마음이 되도록 닫힌 마음을 열어야 한다.
열린길의 노래중에서
월트 휘트먼
두발로 마음 가벼이 나는 열린길로 나선다
건강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앞에 두니
어딜가든 긴 갈색 길이 내앞에 뻗어있다
더 이상 난 행운을 찾지 않으리 내 자신이 행운이므로
더 이상 우는 소리를 내지 않고 미루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방안의 불평도 도서관도 시비조의 비평도 집어 치우련다
기운차고 만족스레 나는 열린 길로 여행한다
대지 그것이면 족하다
별자리가 더 가까울 필요도 없다
다들 제 자리에 잘 있으리라
그 것들을 원하는 사람에게 소용되면 그뿐아니랴
(하지만 난 즐거운 옛 집을 마다하지 않는다)
나 그들을 지고 간다 남자와 여자를 그들을
어디가든 지고 간다
그 집들을 벗어 버릴수는 없으리
나는 그들로 채워져 있기에 하지만
나도 그들을 채운다
2. 감추어둔 새로운 길
부안지역의 해안선은 동진강 하구에서부터 줄포면 우포리까지 총 99㎞에 이르지만 우리가 오늘 걸을 1코스는 부안군 새만금 전시관에서 변산, 고사포 해수욕장을 지나 적벽강과 수성당, 채석강이 있는 격포항까지 약 18㎞에 이른다.
걷기 편하게 다져지지 않았고 길인가 풀밭인가 구분이 모호하지만 앞선길로 잔잔이 바닷가가 보이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속살을 이제사 부끄러운 듯 살포시 드러내는 곳
인적은 없지만 간간이 삶의 흔적을 알수 없는 여러 형태로 흩날려온 곳
산길을 가다가 갑자기 구름인가 물안개인가 쟂빛 색깔을 머금은 바다가 시야에 아른거리는 곳
산길가다가 과거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 초소를 만들어 놓고 초소사이를 약 1m 깊이로 판 참호같이 생긴 순찰길도 보이고 길이 없는 곳은 이름도 없는 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바위가 해수에 침식된 기기묘묘한 해안절경이 우리시야에 어르어른 거린다
해안가를 지나 갈수 없는 지역은 나지막한 언덕으로 바다와 마주하면서 각종 밭작물이 싱싱하게 자라면서 간간이 민가가 한두채 있어서 집옆의 텃밭에서 파모종을 새로이 식재하는 아주머니가 의아한 표정으로 더운데 웬 사람들이 끝도없이 밭사잇길로 이어져 오는 행렬을 호기심있게 쳐다보고 있었다.
해안가 지역이다 보니 패총이 많이 보이고 대항리 패총 지역에 접어들었다 패총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류의 껍질이 쌓인 무더기로 선사시대 이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며 이 지역에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지역임을 말해준다
산길을 거쳐 바닷물로 침식된 지역의 뾰족한 절벽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해변가를 통하지 않고는 접할수 없는 조개껍질이 밀려오는 파도에 점점이 바닷가를 수놓고 물을 함뿍 머금어서 모래반 물반의 부드러움이 폭신폭신하게 해변가의 발자국을 깊게 패이게 한다
전해오는 풍경은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면서 어느새 서해안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인 변산해수욕장에 다달았다
여기에서 오전의 일정을 마무리 하고 차량 3대로 격포까지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였다 해수욕장이 개장할 시기는 좀 이른데도 불구하고 어린애들은 바닷가에서 제나름대로 물에 철뿌덕거리면서 더위를 식혀내는 정경이 보인다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벗어나 똑딱선이 갯벌위로 더위에 지친 듯 널부러져서 바닷가의 갯내음이 주변에 알게 모르게 베어있는 것 같다
고사포와 하섬이 있는 지역으로 가기위해 다시 산길을 들어섰다
점심을 먹은 후이기 때문에 나른한 일정이지만 오전의 해안풍경에 대한 기억과 함께 오후에도 어떤 풍경이 접할까 나름대로 기대를 하면서 서서히 차례대로 바다와 접한 오솔길 비슷한 샛길로 들어갔다
그러나 겨우 한사람만이 걸어갈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덤불이 철조망 위로 처져 시야를 가리고 길옆으로는 풀이 무성하게 번져나가고 밀림 속의 미로를 가는 느낌은 약간은 긴장과 스릴이 있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간간이 덤불 사이로 바다가 보여 조금가면 확트인 광경을 보는 기대감은 지금까지 어느 지역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장막으로 연결되어지는 듯 하다
지나가는 지역마다 들풀, 풀잎, 이름도 알 수 없는 야생초 등으로 인해 맨땅이 고스라이 드러난 지역이 거의 없다는 것은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고 때맞춰 개통에 즈음하여 길을 차곡 차곡 다져간다
인위적으로 길을 만들 수 도 있지만 수많은 발자국이 자연스레 새로운 소통의 연결고리로서 길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수천만년동안 바닷물에 절은 바위는 거무스럼하게 변색되었지만 인위적 간섭이 없어선지 고유의 빛깔이 멀리서도 오랜 풍파를 겪어온 것처럼 고고하게 자태를 뽐낸다 세련된 풍경, 조화된 경치는 별로 없어도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로 수수함이 배어있는 곳을 지나니 고사포 해수욕장에 다다른다
서해안에 수많은 해수욕장중에 그렇게 유명하지 않지만서도 길이만 2㎞에 이르는 백사장, 뒤편에 드넓은 송림과 앞에 점점이 떠있는 섬에 매료돼 여기서 한 20분동안 휴식을 취하였다. 드넓은 백사장에 갑자기 몰려든 사람으로 여기가 수영복만 안입었다 뿐이지 갑자기 한여름의 피서를 온것처럼 여기 저기서 제각각 나름대로 이르지만 뜨거운 한 여름의 향수를 먼저 적셔지고 싶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섬마을을 지나 적벽강으로 갔다 적벽강은 채석강 바로 옆에 위치한 죽막마을을 경계로 한 바닷가 해안절벽을 지칭한다 바다에 접한 지역이지만 적벽강이라고 이를만큼 바다에서 통상적으로 볼수 있는 모래사장, 갯벌 등이 아니고 강에서나 볼 수 있는 기기묘묘한 바위가 산에서 층층 절벽의 낭떠러지와 어울려 기묘한 형상의 암벽과 높은 절벽들이 장관을 연출한다 그래서 중국의 송나라 문인이 놀던강을 닮아서 적벽강이라 했는지 몰라도 강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닮아서 강이란 명칭을 부여하지 않았나 싶다 ?
밑바닥의 어디가 끝인가 알 수 없는 층층바위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틈사이로 바닷물이 줄줄이 흘러내리고 하여 바위가 마를틈이 없어서 축축하지만 더운데 가는 걸음걸음을 시원하게 해줘서 오늘 일정의 오아시스 같이 온 몸에 시원한 파도로서 왔다가 사라지곤 한다
삼삼오오 짝을 맞춰서 바닷물에 적실새라 엉거주춤 걸음걸음이 걸어가기에는 다소 불편하면서도 이 인근은 밀려오는 파도가 잔잔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 이 바다를 지겨주는 대상이 있지 않을까 ? 생각될 정도로 특별한 보이지 많은 알 수 없는 분위기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아니다 다를까 죽막동 인근에 서해바다를 지키는 개양(수성) 할머니를 모시고 매년 음력 정월보름이면 마을어민들이 무사태평과 풍어를 기원하는 수성당이 위치하고 있다
개양할미는 굽 나막신을 신고 서해바다를 걸어 다니면서 수심을 재고 풍랑을 다스려 길잃은 고깃배를 인도하고 풍어를 관장하였다고 전해진다
수성당 인근에 후박나무 군락지는 후박나무가 자랄수 있는 가장 북쪽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식물분포학적 가치가 높아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또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어 그 안쪽에 농경지를 보호하는 방풍림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여 실제로 방풍림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아늑한 기분이 전애오는 듯 하다 일정이 촉박하여 전부를 둘러보지 못하였지만 대규모의 인원이 부안 마실길제1구간의 대략적인 코스를 둘러볼 수 있었다
처음길이라 걸어가기에는 거칠고 다닐 길도 매끄럽게 다져지지 않았지만 마실의 원개념상 이웃 마을에 놀러갈 때 마실간다고 한다
지금은 교통이 좋아 전 국토가 이웃처럼 마음만 먹으면 가지 못할데가 어디 있을까만은 바다, 해안, 산, 들..... 등이 고루 갖춰서 다른 어느지역보다 한번에 다양한 기대감을 충족한다면 마실을 많이 가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을 변산부터 격포까지 일부였지만 향후 격포 채석강(변산면 격포리), 영상테마파크, 금구원조각전시관(변산면 도청리), 휘목미술관(진선면 운호리) 자연생태공원(줄포면 우포리), 내소사 (진서면, 석포리), 개암사(상서면 감교리)등을 비롯한 문화탐방과 함께 변산국립공원내의 다양한 산행체험들 마실의 내실을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자기가 의도한 대로 마음껏 정해서 실행하면 될 일이다
첫댓글 글을 읽으며 대한민국은 천혜의 땅이란 걸 다시 느끼게 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