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둘째 토요일 오후에 우연히 가게 된 대학로에서, 모처럼 가슴 따뜻한 가족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낸 유쾌한 연극 한편을 보고 왔어요. 제목은 삼남매의 장녀 미숙이를 딴 [만화방 미숙이]였는데, 가족애에서 풍기는 비타민이 팍팍 쏟아지면서도 감동을 던지는 새콤달콤한 이야기였어요.
만화방을 운영하며 삼남매를 키운 아버지 강억배는, PC방이나 당구장에 밀려 인기가 예전만 못해 경제적으로 녹록치가 않다. 게다가 주변 재개발로 인해 미숙이네 가족의 추억이 온전히 녹아 있는 만화방이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장남 미원이 얼마전에 성 정체성을 찾고,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막내 딸 미소, 만화책 보는 게 가장 즐거운 장녀 미숙은 아버지와 함께 그럭저력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어느 날 가장은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만화방을 넘겨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거기에는 황혼 연애를 즐기고 있는 억배와 조여사도 포함되어 있다. 미숙의 생일 날 이별을 고한 남자 친구에게 까지 부드러웠던 그녀에게, 자꾸만 신경 쓰이는 남자가 이 때에 등장한다. 그의 이름은 만화방을 인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대기업의 엘리트 사원이자, 조여사의 외아들인 기찬이다.
이들의 사랑으로 억배와 조여사의 연애가 위기를 맞게 될 때, 강억배는 건강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되었다. 삼남매는 아버지의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바우에게 일수를 쓰게 되면서 만화방을 살리기 위해 미원과 미숙 그리고 미소는 똘똘 뭉친다.
가족 간의 사랑은 늘 그렇듯이 위기를 극복하는 원천이다. 모처럼 훈훈한 가족애를 지켜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