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대 흥남철수작전의 모습과 피란 과정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족들과 헤어져야만 했던 아버지(정진영)을 대신해서 가장 노릇을 해야만 하는 덕수(황정민), 어머니(장영남)와 동생들이 겪었던 6. 25의 참상과, 부산의 국제시장을 배경으로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어린 가장이 성장하여 독일광부로 지원해서 돈을 벌어 집을 사게 되고 독일에서 만난 간호사 영자(김윤진)와 결혼하고 가족의 생계와 교육을 책임지려는 당시 가장의 책임의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주인공은 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다시 월남으로 떠나고, 다리에 총상을 입고 돌아와 장애자로 살아가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이 모습이 바로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신보다는 가족의 안녕이 우선이었던 가장은 몸을 아끼지 않고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헌신하지만 자신에게 돌아온 몫은 가족들의 무관심과 냉소적인 눈길뿐이었다. 치열하게 살아온 주인공은 부귀와 사치를 누리기보다는 근면과 자기절제가 몸에 배어 있는 우리시대의 부모였고 특히 고향을 등지고 남쪽에서 자리 잡은 실향민들의 모습이었다.
80년대 초 KBS의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서 가장은 흥남부두에서 헤어졌던 동생을 찾게 되는데, 이 장면에서는 눈물이 절로 나왔다.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들은 공감하였으리라. 당시의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었던 그 감동을……. 힘들고 못 살았던 그 시절을 재조명함으로써 현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아마도 지금의 풍족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 우리 부모님세대의 희생이 있었음을 말해주려는 듯.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장면과 독일생활, 월남전을 통해 성장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은 젊은 세대들이 미래를 설계하는데 바탕이 되어야 함도 잊지 않고 전한다. 혹자는 이 영화를 우파적 시각의 영화라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큐멘타리에 가까운 사실적 영화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영화적 요소가 가미되긴 하였지만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힌 윤제균 감독의 말처럼 그냥 ‘우리들의 부모님들이 이처럼 치열한 삶을 살아왔구나’하는 마음을 갖고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 <국제시장>은 지난달 31일 47만6411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했고, 2015년 1월 1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누적 관객수는 534만5640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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