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니가 노래한다
"사랑한다면 침묵하지 마라"
"고니"
친근감 있고 정감 가는
백조의 순우리말 이름이다
빛과 순결한 사랑의 상징
대부분 일부일처제로 충성심이 강해
불멸의 사랑을 상징하면서
노래하다가 죽고 노래하며 죽어간다는
신비로운 물새이다
큰고니의 영어 이름 ‘whoop swan’
whoop은 "큰 소리로 왁자지껄 떠든다."
왜 이렇게 이름을 지었는지
고니와 만나보면 이해가 된다.
짝과 함께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사랑을 얘기하고 사랑 노래를 한다.
순백의 힘과 우아함으로
낮의 빛은 태양과 남성을,
밤의 빛은 달과 여성을 상징한다고.
하는 두 가지 빛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모습은 여성적이고 행동은 남성적이기에
우아하고 세련되어 보이고
행동은 열정적이고 품위 있다
그들의 노래나 행동은 무슨 메시지를
주는 듯 매우 강렬하다.
노랫소리는 높낮이가 강해
어쩌면 시끄럽게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큰고니를
whoop swan이라 이름 짓지 않았을까?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는
북쪽의 캄차카반도와
시베리아 지역에서 오는 철새라한다
4천 킬로 이상을 차가운
바람을 몰고 찾아오고
갈 때는 다시 4천 킬로를
봄바람을 타고 돌아간다.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7종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고니, 큰고니, 혹고니 등
세 종류가 겨울 철새로 찾아온다.
고니를 만나러 이른 아침
하남 미사리를 찾아간다.
생각보다 많은 고니가 보인다.
미사리에 있는 고니들은 모두 큰고니 같다
멀리 있던 고니들 이유는 모르겠으나
환영이라도 하는 듯 하나 둘
가까운 곳으로 모여든다.
날아와 비행기 착륙하듯 착지하는 모습
춤을 추고 노래하고 하는 모든 행동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인다.
고니들의 움직임은 가족 단위이거나
짝끼리 항상 꼭 붙어 다닌다.
가끔 홀로 나는 고니를 보면
어쩜 처량해 보이기도 하다
아직 썸 타는 중인가?
아님 무슨 결벽증이라도 있어
이성을 회피하나?
고니의 세상 살아가는 모습도
뭐 다를 바 있겠는가?"
개체 수 약 200여 마리 가까이
모이니 참 시끄럽다.
저들은 진솔한 사랑의 노래지만
듣는 사람 혼란스럽다
“혼자 중얼거린다.”
'고니야, 얘들아'
사랑 좀 조용히 하면 안 되니?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는다
노래를 하는 건지 짝을 보고
계속 소리를 내고 표현을 한다.
긴 목과 날개로 하는 몸짓도
애정을 표시하는 행동 같다
알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트도 만들고 뽀뽀도 하고
하늘을 향해 "사랑의 세례나데"를
소리 지르고 날개를 펼쳐 포옹이라도
하려는 듯 그 몸짓 애절하기도 하다
물 위에 벌떡 서서 날개를 활짝 펴고
훈계하는 듯하면 상대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용서라도 비는 것처럼
다소곳해지는 모습
그래서
충성심이 강하다는 표현을 하는구나!
순종하는 장면이 참 아름답게 다가온다.
날개 보듬는 짝꿍을
그윽한 눈으로 지켜보며
깊은 애정을 표현하기도 하는 듯
그 마음이 읽힌다.
어쩌다 다른 짝이 가까이 오면
경계와 지키려는 보호본능이 발동하고
영역 다툼의 격한 싸움도 벌인다.
그들의 세계에도
이별도 슬픈 사랑도 있기에
질투와 경계 없을 수 있겠는가?
고니의 평균수명 20~30년이라고 한다.
그들의 사랑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
물 위를 노닐 때도 복제를 한 듯 똑같이
움직이는 모습 아름답다
우아한 순백의 고니
순결한 사랑의 이미지 보다
그들을 만나면 또 다른
사랑의 의미가 보인다.
비록 소리가 크고 시끄럽지만
사랑 언어가 틀림없다.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며
사랑은 감추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고니는 깊은 뜻을 일러주고
"사랑한다면 침묵하지 마라"
고 노래한다.
고니와 함께한 시간
그들의 노래와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며
사람이라도 상대를 파악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하물며
고니의 속마음 어찌 다 알 수 있으리....
돌아오는 길
머릿속이 알쏭달쏭 복잡해진다.
한 번 더 만나면 알 수 있으려나?
지금도 고니의 노래와 행동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2024.2.
배규택
카페 게시글
Essay
큰고니가 노래한다 "사랑한다면 침묵하지 마라"
sib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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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22
24.02.13 00:0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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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니..
와우..작품이네.
당신의 진념에
감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