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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옥-두타산 가을산행, 추억 만들기.
(강원 정동진, 경포대관광, 동해시 청옥-두타산 산행)
다음 불로 그:-kims1102@
-여행전야(旅行前夜)이야기
2012년(제39회) 금광산악회 가을 특별산행은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남서쪽에 있는 두타산-청옥산산행이었다.
목요일(10월18일) 07시에 광주를 출발하여 금요일(10월19일)밤에
돌아오는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 정동진과 경포대를 경유하는
관광일정도 포함된 가을여행을 겸한 산행이었다.
한 달 전부터 모든 계획과 일정, 회원확보와 경비거출까지 산행이사가
솔선해주었고 숙박과 식사, 여행 편의제공은 산행기사가 맡았다.
참여회원은 44명(남여: 각22명)이고, 회비는 11만원으로 예약좌석제다.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니
오래오래 기억 될 추억 한번 만들어보자.
“가을은 하늘에 우물을 판다 / 파란 물로 /
그리운 사람의 눈을 적시기위하여 / 깊고 깊은 하늘의 우물 /
그곳에 / 어린 시절의 고향이 돈다.” (詩人 조병화의 “가을”에서)
아침저녁으로 쌀쌀했던 날씨가 주말엔 다소 풀린다고 한다.
기상예보로는 오늘, 내일이 올 가을 가장추운 날씨가 될 것이라고
겁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만끽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울긋불긋 자태를 뽐내는 단풍도 절정을 향하고 있다는데.
바람에 흩날리는 단풍,
푸르고 깊은 가을 하늘 배경 삼아 그리운 이에게 따듯한 마음 전하는
엽서 한 장 띄워나 볼까.
-제1일째(경포대, 정동진관광)
목요일 아침, 방송보도 보다는 날씨는 춥지 않았으며 하늘은 맑았다.
아침 06시20분경.
07시에 출발하는 산행버스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탔다.
광주역으로 가자는 내말에 택시기사는 인사말로 내게 묻는다.
“어느 산에 가세요?”
“동해시에 있는 두타산을 갑니다.”
두타산(頭陀山)은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남서쪽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1,353m이다.
산 이름인 두타(頭陀)는 불교용어로서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佛道) 수행을 닦는다는 뜻이며,
삼척의 영적인 모산(母山)으로서 신앙의 대상이며
예술의 연원(淵源)이라 하여 오십정산제당(五十井山祭堂)이 있고,
예로부터 가뭄이 심하면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동해시 삼화동에서 서남쪽으로 약 10.2km 떨어져 있는 산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우리네 아버지들의 별명은 “젖은 낙엽시대”란다.
그늘 아래에만 있으면 아무것도 모른다.
나무의 청춘이 얼마나 눈부셨고,
뜨거운 햇살을 여름 내내 얼마나 든든하게 막아 왔는지를-
나무가 낙엽을 떨어뜨릴 때 고개를 들어 나뭇가지를 올려다보라.
든든한 밑동에서 뻗어나간 무성한 가지와 이파리들.
온몸으로 빚어낸 열매들을-
젖은 낙엽도 한 때는 푸르렀음을 우리는 기억해야한다.
광주역에 도착하니 산행버스는 미리 와 있었고 목적지가 다른
6-7대의 관광, 산행버스가 광장에서 대기 중이다.
택시요금은 6,400원이 나왔다.
제 시간에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 산행버스는 정읍휴게소에 들려
아침을 거르고 나온 회원들을 위해 준비해온 따뜻한 깨죽으로
우리에 속을 달래주었다.
정읍을 출발한 산행버스는 호남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거쳐
영동고속도로 접어들었으며
대관령휴게소 양지바른 한 쪽에서 미리 준비해온 점심을 먹었다.
모두들 음식이 풍족하고 맛이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나는 입맛이 없어 휴게소식당에서 유부우동을 사 먹었다.
대관령은,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面 사이에 위치한 고개이다.
인근에는 오대산국립공원, 산신당(山神堂)과
대관령 국사성황사(大關嶺國師城隍祠)가 있으며
예나 지금이나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잇는 큰 관문이다.
가을걷이를 끝낸 곳이나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곳도 농사일에 바쁘다.
차창 밖으로 밝은 햇볕이 내려 쬐이는 농촌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다.
가을볕바라기(양달에서 볕을 쬐는 일)는 우울증에 특효약이란다.
“봄은 날씨가 화창해 마음을 크고 넓게 하지만 가을의 맑고 상쾌함이
사람의 심신을 맑게 하는 것만 못하다.” (채근담에서)
가을에는 온도가 점점 낮아진다.
지표가 따뜻해지며 대류작용이 활발한 봄과 달리 대기가 안정적이다.
바람이 강하지 않기에 먼지는 상공에 머물지 않는다.
여름 내내 내린 비는 최고의 청소부로 가을 하늘이 맑고 푸른 이유다.
경포대해수욕장에 들렸다.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안현동 일원에 있는 동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다.
시의 중심가에서 북동쪽으로 6㎞, 경포대에서 1㎞ 지점에 있다.
자연환경 백사장의 길이가 1.44㎢에 달하며, 백사장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해송林이 4㎞에 이른다.
경포해변 일대는 1982년 6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가을해수욕장은 물놀이하는 피서객은 없어도 동해의 푸른바다를 구경 온
사람들이 가을낭만을 만끽하고 있었다.
우리고장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과 바다를 “쩍” 갈라놓은 긴 수평선과
거친 파도와 너울, 부서지는 하얀 포말이 가슴을 후련하게 만든다.
산행버스는 정동진역 앞에다 우리를 내려주고 모래시계탑 주차장으로 갔다.
정동진, 낭만을 담는 모래가 있는 곳이다.
강릉시내에서 동해안을 따라 18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한양의 광화문에서 정 동쪽에 있는 나루터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2000년 국가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1의 해돋이 명소다.
유명 드라마의 촬영 배경이 되었던 장소가 처음으로 유명 관광지로
개발된 곳이 바로 정동진역이다.
드라마(모래시계)의 여주인공이 긴 생머리를 바람에 날리며 서 있던
장소는 수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한동안 몸살을 앓았다한다.
모래시계의 유명세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요즈음에야 정동진역과
그 주변의 잔잔한 아름다움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역이라는 이곳은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역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기차,
해풍에 허리를 구부린 소나무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었다.
역 벤치에 앉아 자판기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푸른 바다를 감상해 보라.
비록 영화 속 주인공은 아닐지라도
동해의 넉넉함은 우리 마음에 휴식을 선사해 줄 것이다.
원형의 거대한 모래시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1년 단위로 모래가 이동한다는 8t 무게의 모래시계 위압감이 주변
경관을 압도하고 있다.
정동진을 떠난 산행버스는 1박의 휴식을 위해 속초로 향했다.
수산시장에 잠시 들려 산 오징어 회를 바다가 보이는 주차장에서 파도치는
바다를 바라보며 먹었다.
회원들은 기분이 좋아 오늘 차내에서 마신 소주가 2상자가 넘었다.
금광의 새로운 음주기록을 세운 날이다.
오후 18시경부터 속초관광호텔에서 방 배정을 받았고,
한식으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사우나까지 하고 나왔다.
회원들은 몇 사람씩 어울려 노래방에 가거나, 주점에서 술을 마시거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찜질방에 가거나 자유 시간을 가졌다.
산행이사와 몇 회원과 어울려 중국집에 들려 탕수육을 시켜 소주와
맥주를 마시고 밤 10시경에 나왔는데,
회원 한 사람이 목욕탕에서 넘어져 얼굴을 다쳐 119응급차에 실려 갔다.
확인을 해보니 속초의료원에 있다해 기국장님과 산행이사 셋이서 택시를
타고 속초의료원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수술을 마치고 얼굴 절반을 붕대를 감은 다친 회원이 나왔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상처를 꿰매고 연로해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텔에 도착하니 23시 30분이 넘었다.
-제2일째(두타산-청옥산산행)
06부터 호텔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차에 오르려니
점심도시락을 분배해준다.
오늘은 두타산산행이기 때문에 식당식사는 할 수가 없다.
산행버스로 1시간을 이동해 산행기점인 댓재(해발810m)에서 내렸다.
시골집 뒤란 대추나무에 붉은 대추알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발그레 달아오른 대추 볼이 어린아이처럼 예쁘다,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 저 안에 태풍 몇 개 /
저 안에 천둥 몇 개 / 저 안에 벼락 몇 개.” (장 석주詩人)
대추에는 비타민C가 감귤의 5배가 들어있다.
대추차 한잔이면 온몸이 따끈해진다.
조율이시(棗栗梨柿)라고 대추, 밤, 배, 감의 제사상 과일의 으뜸이다.
대추씨는 한 알에 오직 하나뿐이니 임금이나 집안의 종손을 뜻한다.
어제 날씨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햇살은 좋아도 800고지의 댓재 바람은 차가웠다.
두타산은 태백산맥의 주봉(主峰)을 이루고 있으며,
북쪽으로 무릉계곡,
동쪽으로 고천계곡,
남쪽으로는 태백산군(山群),
서쪽으로는 중봉山 12당 골이 있으며,
4km 떨어져 있는 청옥산(1,404m)을 포함하여 두타산이라고 부른다.
청옥山을 잇는 의가 등(衣架嶝)은 병풍을 펼쳐놓은 것 같은
가경(佳景)을 이루고 있다.
며칠 전 외손자 녀석들이 집에 와서 곡성 기차마을을 다녀왔었다.
햇볕을 머금은 섬진강은 은빛 물고기가 가득한 호수처럼 반짝였다.
마을을 안고 흐르는 강줄기 따라 레일바이크 페달을 힘껏 밟는다.
오래전에 수명을 다한 철길은,
솔방울과 다람쥐, 야생화가 흐드러진 강둑길을 보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는 아이들과 함께 되살아났다.
가을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해맑았으며 섬진강의 가을은
아이들 웃음소리로 더 깊어만 갔다.
강원도의 가을도 깊은 계곡만큼이나 깊어만 가고 있었다.
북쪽으로 삼화사(三和寺)에 이르는 14km의 계곡에는 국민관광지인
무릉계곡이 있다.
수백 명이 앉을 만한 넓이의 무릉반석에는,
조선 초기의 4대 명필가의 하나인 봉래(蓬萊) 양사언의 석각(石刻)과,
매월당 김시습(金時習)을 비롯한 수많은 명사들의 詩가 새겨져 있다.
조선시대 석축산성(石築山城)인 두타산성,
둥글게 패인 바위 위에 크고 작은 50개의 구멍이 있는 오십 정(井)
(또는 쉰 우물)을 비롯하여,
오십천(五十川), 학소대, 옥류동, 관음사 관음폭포, 선녀탕, 쌍 폭포,
천은사(天恩寺), 금란정, 용추(龍湫)폭포 등의 명승고적지가 있다.
오늘 산행코스는
산행1팀= 댓재 -통골목이 -두타산 -박달령 -문바위 -청옥산 -연칠성령
-문간재 -무릉계곡 -주차장으로 하산 (약 8시간소요)
산행2팀= 댓재 -통골목이 -두타산 -무릉계곡 -주차장으로 하산
(약 5시간소요)
산행3팀= 주차장 -삼화사 -학소대 -관음폭포 -쌍폭 -문간재 -용추폭포
-원점회귀 (약 4시간소요)
산행이 시작되자마자 산행1팀이 빠른 걸음으로 산길로 접어든다.
나는 산행2팀에 참여하려 했는데 엉겁결에 1팀에 합류되었다.
산행2팀이 뭉그적거리며 시간을 끌고 있어서였다.
산은 1300이 넘는 고지이지만 800여 미터를 차량으로 이동했기에
5-6백고지만 오르면 된다.
낙엽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활엽낙엽들이 일찍
산행 로를 덮고 있었다.
“계곡은 / 푸른빛 갈로 해서 / 그 속내를 알 수 없고 /
산은 / 계곡사이를 돌아 나오는 / 아스팔트신작로가 있어 /
그 높이를 가늠할 수가 있다. (자작 詩 “무제”에서)”
힘은 들었지만 산행1팀과 호흡을 맞추며 통골목이를 지나 어렵지 않게
두타산에 올랐다.
두타산 정상石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
산행1팀(7명)은 식사 후 청옥산으로 떠났고 1팀에서 6명이 잔류하여
산행2팀을 기다렸다가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
산행2팀 중 5명이 먼저 도착해서 11명이 청옥산으로 떠났다.
청옥산(靑玉山)은
강원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의 경계에 있는 높이 1,404m의
산이다.
북서쪽의 고적대(1,354m)와 남동쪽의 두타산(1,353m)사이에 있으며
청 옥석(靑玉石)이 채굴되어 청옥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태백산맥에서 갈라져 나온 해안산맥에 솟아 있으며,
東, 사면을 흐르는 계곡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무릉계곡을 거쳐
전천(箭川)으로 흘러들고,
전 사면이 급경사를 이루나 서쪽 사면은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편이다.
산행1팀을 따라 오느라 무리를 했던지 청옥산 가는 중간지점에서 양쪽
허벅지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근육이 굳어져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
다리에 쥐가 난 것이다.
나는 당황했지만 회원들의 응급처치를 받고 겨우 일어났다.
박달령에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직 벽에 가까운 경사면은 급하고 모래자갈과 돌, 암석으로 되어있었다.
길고 긴 암벽용 로프가 끝없이 이어져있었다.
스틱에 힘을 주다보니 손가락에 마비가 온다.
신경질도 나고, 짜증도 났고, 대상도 없는데 원망스럽기도 했다.
웃고 올라온 두타산, 울고 내려오는 무릉계곡의 아픈 추억을 만들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러나 중, 하류 쪽에 전개되는 무릉계곡의 아름다운풍경을 보는 순간
모든 고통과 원망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감탄이 절로 나온다.
도연명의 글에 나오는 “이상향” “별천지”의 무릉도원이었다.
아니 동양에서 이상향으로 인식되는 현제의 한 폭의 무릉도원圖였다.
용추폭포, 문간 재, 쌍 폭포, 관음폭포, 학소 대를 지나니 삼화寺다.
삼화사(三和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642년(선덕여왕: 11년) 신라시대 자장이 당나라에서 귀국하여 이곳에
절을 짓고 흑련대(黑蓮臺)라 하였다.
864년 범일국사가 절을 다시 지어 삼공 암이라 하였다가,
고려 태조 때 삼화사라고 개칭하였으며 많은 부속 암자를 지었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보니 산행1팀과 산행2팀 중 박달령을 가지 않고
곧장 무릉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한 팀(6명)도 도착을 안했다.
시간이 없어 하산 주를 먼저 시작했다.
홍어회무침에 소주와 맥주가 등장했다.
잠시 후 무릉계곡 하산 팀이 내려왔고, 맨 나중에 산행1팀이 도착했다.
모두가 혀를 내밀고 힘이 들었다고 실토를 한다.
하산 주를 끝내고 산행버스는 19시에 저녁식사가 예약되어있는 원주
“진 고개기사식당”으로 이동했다.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나니 어둠이 깔린 초저녁이다.
산행버스는 광주를 향해 달렸고 밤12시가 넘어서 광주역에 도착했다.
(2012년 10월 18-19일)
첫댓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습니다. 지금도 가을햇볕에 눈부시게 빛을 발하던 단풍이 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팡팡 회장님 감사하구요.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청옥-두타산 가을산행을 기획하고 추진하느라 애쓰신 산행이사님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산행은 힘들었어도 우리 가슴에 오래오래 남게 될 추억이랍니다.
무릉계곡의 아름다움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처럼 우리들의 "이상향"이자 별천지이지요.
같이못해서 정말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