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여러 산을 다녀봤지만, 덕유산은 한 번도 올라본적이 없었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인데 함께할 기회를 갖지 못해 늘 아쉬워했었다.
다행히 아이들과 함께하는 국립공원 탐방에 덕유산 국립공원이 있어 기회를 갖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다만, 계획 단계부터 아이들의 체력을 고려해 곤도라를 이용하기로 한 것은 아쉬운 점이다.
여행 일정 계획 : 서산 출발 - 무주 - 무주리조트 - 곤도라 - 설천봉 - 향적봉 - 무주리조트
- 무주구천동 - 백련사 - 점심(천마루) - 칠연폭포 - 안국사 - 무주 - 서산도착
지난 번 방문했던 통영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였기에 9시 10분에 서산을 출발했다.
무주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였다.
가는 길에 계속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릿해 걱정을 많이 했다.
3월이지만, 1,600m가 넘는 고지대이기 때문에 변덕스런 날씨를 걱정해야 했다.
다행히 금산을 지나면서 날씨가 아주 좋아졌다.
무주리조트에 이르는 길은 이상하리만큼 너무 한적했다.
산을 굽이굽이 도는 길이 아름다운 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리조트에 이르러 곤도라 티켓을 구입하는 과정도 너무 한산했다.
코로나 여파도 있겠지만, 스키시즌이 거의 막바지이기 때문에 방문객이 그만큼 줄어든 것 같았다.
곤도라를 타고 설천봉에 오르는 길은 너무 좋았다.
특히, 승현이는 지난 통영 케이블카 때와 마찬가지로 곤도라 타는 것을 너무나 좋아했다.
출발할 때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서 기분이 좋아졌고, 후반부에는 눈이 쌓여있어서 눈이 즐거웠다.
특히, 곤도라 아래로 보이는 구상나무 군락이 멋있었다.
덕유산 국립공원 스탬프에는 구상나무가 그려져 있었었다.
설천봉에 내려 향적봉까지 오르는 길은 설산이었다.
어제 내린 눈이 오늘 따뜻한 날씨에 많이 녹고 있었지만, 그래도 나뭇가지 위에 소복히 쌓인 눈이 싱그러웠다.
조심조심 눈길을 올라 향적봉에 이르렀다.
파란 하늘 아래서 내려다 보이는 저 아래 무주 동네가 너무 아름다워보였다.
한참 사진을 찍고, 다시 조심조심 설천봉으로 내려와 곤도라에 올랐다.
곤도라 하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이 벌써 2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원래 계획은 백련사를 가는 것이었지만,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점심을 먹으러 안성에 있는 천마루에 갔다.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차가 너무 많아서 일단 칠연계곡에 들렀다 오기로 했다.
그런데, 안성탐방센터에서 시작하는 칠연계곡 가는 길은 봄철 산불 예방기간으로 통제되어 있었다.
지도상으로 칠연계곡까지 짧은 거리여서 다녀올 계획이었는데, 결국 우리는 안성탐방센터에서 스탬프를 찍고,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와 버들가지를 보고 발길을 돌려 다시 천마루로 향해야했다.
조금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어서 여권에 나와있는 머루소스 탕수육과 해물갈비짬봉, 짜장면, 홍합짜뽕을 주문해 먹었다.
유명한 집이어서 그런지 맛이 아주 좋았다.
백련사로 가기위해 차를 돌려 무주구천동 초입에 도착했다. 그런데 4시였다.
백련사까지 차로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역시 통제되어 있었고, 도보만 가능했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역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안국사를 가기 위해 무주 방면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양수발전소가 있어서 멀리서 구경 했다.
그런데, 안국사도 문제였다. 와인동굴 입구까지는 차로 갔는데, 다시 통제되어 있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세 번이나 입구에서 돌아온 것은 계획이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덕유산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이미 통제구역에 대한 안내가 되어있었는데, 그것을 확인하지 않은 결과였다.
특히, 봄철에는 산불예방기간으로 전면통제나 부분통제가 자주 이루어지는데, 그 사실을 고려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덕유산은 처음이다보니, 부근 지리에 대한 경험도 부족해 길을 왔다갔다 했던 것 같다.
다음 번 여행에는 좀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여행은 3월에 눈을 볼 수 있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특히, 덕유산을 처음가봐서 너무 좋았다.
이 다음에 간다면 곤도라가 아니라 무주구천동을 걸어서 향적봉에 이르고, 다시 안성탐방센터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고 싶다.
다음주에는 근처 계룡산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