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봄 비가 제법 내리는 날
처녀와 단 둘이 여행을 갔다왔다.
통영 하늘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조각공원, 중앙시장 횟집,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을 올랐다.
차를 가지고 가지 않으니 매우 편했다.
30년 전의 처녀,
이제 방귀를 방방 뀌어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사는 사이.
나는 사랑을 잘 모른다.
그러나 내가 중병에 걸려도 유일하게 지켜줄 사람,
마누라 아파도 책임질 사람으로
그저 알게 모르게 들은 정으로 살아간다.
사랑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쉽게 꺼지기도 하지만
정은 세월이 갈수록 더 깊어 간다.
소설, 영화, 시, 노래 등의 대부분의 예술은
사랑의 집착증에 걸린 것 같이 사랑투성이다.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그렇게 많이 하는가?
오늘의 노래도 사랑타령이지만 괜찮은 편이었다.
'가시고기 사랑'은 부모에 대한 사랑이고,
이종현의 '내 사랑아'는 과거의 사랑을 추억하는
좀 애절하면서도 들어줄만했다.
선생님은 '야간열차'와 같이 화끈한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반대로 나는 '누가 이런 노래를 부르지?' 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을 만났으니 내 성격이 밝아지려나?
노래책 목차를 보아도 내가 원하는 노래가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오늘로서 이번 학기의 반이 됐다는데 시간도 없고,
차라리 첫번째 18번으로 '내 사랑아'를 선택해볼까?
그러나 좀 너무 애절하고 엇박자가 많아서 부르기 어려울 것 같다.
기타와도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