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 불안 장애아동을 위한 음악치료
송인령(이화여대,한세대 출강)
정서 불안 장애란 첫째, 이별이 예상되거나 이별 직후에 나타나는 과도한 고통반응(불안, 소리치료,발작) 둘째, 애착대상 외의 상실이나 애착대상의 사고에 대한 두려움(교통사고, 살해) 셋째, 애착대상 외의 분리(납치, 유괴) 넷째, 이별에 대한 공포로 학교 가기 거부, 다섯째 혼자 집에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여섯째, 잠자리에서의 애착대상의 분리불안 일곱째, 애착대상과의 이별이라는 지속적인 악몽. 여덟째, 애착대상과의 이별상황 혹은 이별 상황 혹은 예상시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두통, 복통)의 경우이다. 이렇듯 정서 불안 장애에는 이별 불안 장애, 과잉 불안 장애, 소아 공포장애 또는 회피성 장애, 기타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이별 불안 장애는 남,녀 성별차이 없이 7~8세때 시작되며 하류층에 흔한 경향이다. 대개 눈에 띄지 않게 점차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주위 사람의 죽음. 부모의 질병으로 인한 입원, 죽음, 동생의 출산, 부부싸움, 이사, 전학으로 인한 생활 환경의 변화의 예이다.
과잉불안 장애는 6개월 넘게 내적 불안증상이 과다하게 지속되는 것으로 입시경쟁에 따른 지나친 부담이나 커다란 자존심의 상처, 친구관계에서의 지나친 의존감, 등에 따른 장애이다.
소아 공포장애 그리고 회피성 장애는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 또래와의 완만하지 않은 지속적인 관계, 위축, 불면 등으로 내적 갈등에 대한 불안이 다른 상징적 대치물로 바뀌어져 공포의 대상이 되어진다.(응시공포, 분리불안공포, 고소공포) 이른 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처럼 공포의 대상이 연상되어 지며 울음, 발작, 분노, 얼어붙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특히 취학전인 아동은 낯선 사람, 어두움, 동물, 귀신, 도깨비, 괴물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공포, 학교 공포에 따른 처벌, 비난에 따른 공포로 이어진다.
소아 사회 공포증은 낯선 사람에게 지속적 혹은 반복적 공포를 느껴 회피행동을 보인다. 남이 자기행동을 주시한다는 두려움 때문에 말하기, 읽기, 쓰기, 음식 먹기, 공중화장실, 목욕탕 같은 곳에 가지 못하게 됨으로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 튼 지장을 받는다.
이제 그 실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Y라는 9세의 남자아동은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불구하고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학교 등교 한 후에도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못했다. 또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주위 집중을 하지 못하였다. 긴장하게 되면 몸이 얼어붙는 듯 하고 말을 더듬기도 한다. 학교 생활에 적응을 못하며 또래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였다. 아버지는 엄격하고 무서웠고 어머니는 우울증 증세가 있었다. Y는 첫 시간에 치료실로 들어오기를 거부했고 치료실 안을 잠깐 들여다보며 오션 드럼과 드럼 셋트를 가리키며 무슨 악기인지 물어보았다. 치료사와 보조 치료사가 피아노와 오션 드럼을 가지고 '섬집 아이'노래를 부르며 악기 연주를 하자 치료실 앞에 와서 얼굴을 반쯤 내밀고 노래와 악기연주 소리를 지켜보며 첫 번째 세션을
마쳤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윈드 챠임을 치료실 밖에서 조금씩 치면서 소리를 내었으나 눈맞춤을 전혀 하지 않고 가까이 가면 멀리 도망가곤 하였다. 그러나 치료실 안에서 나는 피아노 소리에는 관심을 가지며 치료실 쪽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래서 윈드챠임을 조금씩 치료실 쪽으로 옮겨가며 '**는 윈드챠임을 정말 잘 쳐요 바람이 부는 것처럼...'노래를 불렀다. 결국 Y는 치료실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세션이 진행될수록 눈맞춤과 신체접촉의 횟수가 늘어나고 핸드드럼에도 관심을 갖고 조금씩 크게 치기 시작하였다. 10회 정도에 이르자 치료사와 북을 치면서 즉흥연주를 통하여 상호작용을 할 수 있었다.
16회 정도가 되자 Y가 자진해서 자신의 느낌을 피아노의 검은건반을 이용하여 치료사와 같이 이중주를 시도하였다. 펜타토닠(5음계, 검은 건반)은 어떤 음을 쳐도 반주와 잘 어우러질 수 있어 피아노에 대한 두려움이나 음정이 틀릴까 걱정할 필요 없었다. 5분 이상이나 치료사와 같이 멜로디를 주고받으며 크고, 작게, 빠르고, 느리게 자유롭게 침으로써 자기표현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게되었다.
20회에 이르러서는 드럼 셋트를 박자에 맞추어 큰북, 작은 북, 심벌즈를 골고루 쳤고 반주를 들으며 '어린 음악대' 노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동안의 음악치료에서 우선 자신감이 향상되었으며 치료사와의 상호작용, 그리고 충동억제와 행동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 24회 때는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Y가 노래가사를 만들었고 치료사가 멜로디를 만들어 녹음을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선물로 테이프를 Y에게 주었다. Y는 '선생님, 힘들 때 다시 올게요'라고 치료실을 떠나갔다. 이렇게 정서가 불안하고 문제가 있는 아동들도 음악 안에서 질서와 규칙을 배우고 자기를 표현함으로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