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선수 최현미 부친 최영춘씨>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지원이 어렵다 합니다. 외교는 잘모르지만, 출신으로
인한 차별이 정당화될 만큼 중요한 대의가 있는 건가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영춘(56)씨는 평양에서 나고 자란 탈북민이다. 딸은 WBA(세계복싱협회)
수퍼페더급(58.97Kg 이하) 챔피언인 최현미(31.왼쪽 사진)다. 최현미는 11
세부터 평양에서 복싱을 시작해 14세에 탈북에 성공, 4년 뒤 WBA 페더급(57Kg 이하)
챔피언이 될 만큼 재능 넘치는 선수다. 그 뒤로 13년간 페더급, 수퍼페더급에서
챔피언 방어전에 17번 성공했다. 거칠게 요약하면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여성 복싱 선수 중 하나다. 그런 그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복싱을 하겠다며
한국을 떠났다. 그동안 독일.일본 등의 수차례 귀화 요청에도 한국에서 사는 게
좋다며 거절했었다. 지난 3일 만난 아버지 최씨는 "한국이 좋다며 버티던 딸이 이
정권 들어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자 결국 떠난 것" 이라면서 "물론 한국 국적은
유지한 채" 라고 했다.
최현미는 매일 상당한 훈련량을 소화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해가 뜨기 전 2~3시간 동안
체력 훈련을 오후 1시부터는 섀도 스파링(상상 속 상대와의 연습 경기) 등 기술 훈련을
3시간 동안 한다. 야간에는 근력 운동을 마치고 잠자리에 든다. 최영춘씨는 "경기 넉 달 전부
터는 아예 휴대전화도 안 본다"며 "딸인데도 대단하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최영춘씨는 딸의 훈련 도우미이자 홍보맨이다. 글러브 같은 운동기구부터 식
단 준비 등 모든 걸 책임진다. 경기도 잡는다. 후원해주는 스폰서 기업을 찾아 국
회로, 기업으로 사방팔방 헤맨다. 최씨는 "가끔은 현미도 함께 가는데, 하루는
"나 운동만 할 수는 없을까' 라고 하는 거예요. ;아빠가 더 대단하지 못해 미안'
이라고 했죠. 그날은 참 마음이..."라고는 끝말을 맺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로 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2017년부터 문화체육관광
부로부터 1년간 3000만원 받던 지원금도 못받게 됐다. 최씨는 "가끔 스폰서를
서주던 기업들도 '요즘 탈북민들에게 지원하기 눈치 보인다'고 합디다. 어떻게
저희를 위해 불이익을 감수해달라고 합니까. 그동안 감사했다며 다른 기업에 또
'앵벌이' 하러 가는 거죠"라고 했다. 전에는 1년에 2번 정도는 경기를 치를 수
있었지만, 지난 4년간은 1년에 1번 치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최현미는 결국 지난해 11월 미국 매니저먼트사와 계약해 한국을 떠났다. 모든
비용을 책임지는 대신 파이트머니를 나누는 조건으로 경기마다 계약한다. 최씨
는 "세계 챔피언이 돈이 없어서 방어전을 못 하고 있으니, 미국 쪽에서 '한국이
그렇게 못사는 나라였냐'고 묻더라고요"라고 했다.
최현미는 지난해 12월 1년 6개월 만에 링 위에 오른 데다, 자가 격리 등으로 제
대로 된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도전자 칼리스타 실가도(32.콜롬비아)에게 3대0
으로 판정승하며 챔피언 방어전에 성공했다.
오는 6일에는 영국에서 WBC(세계복싱평의회) 챔피언 테리 하퍼(25.영국)
와 통합 챔피언전을 갖는다. 승자가 세계 양대 기구인 WBA-WBC 통합 챔피
언 자리에 오르는 경기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복싱 인기가 높은 서구권의 후원
이 더 많아질 거라고 한다. 최씨도 오는 16일 최현미의 통합 챔피언전을 곁에서
응원하기 위해 영국 맨체스터로 갈 예정이다. 이영빈 기자
첫댓글 거렁뱅이 그지 같은 X갱X 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