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김병현(21)은 선발 투수로 뛰고 싶어한다. 올 시즌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같은 소원을 밝혔었다.
구단도 이미 김병현의 뜻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언제 김병현에게 선발 임무를 맡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랜디 존슨, 커트 실링, 아만도 레이노소, 브라이언 앤더슨 등 현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10승 이상을 올리고 있어 이들이 건재하는 한 내년 시즌에도 그는 불펜 투수로 뛸 가능성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설상가상으로 김병현은 최근 들어 다시 오른손목에 물혹(Cyst)이 생겼다. 지난 7월 14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이후 두번째다. 지난 14일 “물혹을 제거하라”는 팀 주치의의 건의를 받았지만 이를 하지 않았다.
투구하는데 지장이 없다는 것이 이유. 또 김병현은“간단한 수술로 물혹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내 몸에 칼을 대는 것은 싫다”며 수술할 뜻이 전혀 없음을 내비쳤다.
물이 차는 것은 오른손목을 많이 사용해 던지는 김병현의 투구 패턴 때문.투구 수가 많아지면 오른손목에 피로가 누적돼 물혹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김병현이 선발로 뛸 경우 손목에 더 많은 무리가 따를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지난 15일까지 55경기에 등판 65이닝 동안 총 1,169개를 던졌다.
그런데 선발로 뛸 경우에는 출장횟수는 적을지 몰라도 약 200이닝을 던져야 하고 당연히 투구 수는 몇곱절 늘어나게 된다. 일례로 LA 다저스 박찬호는 올 시즌 31경기에 등판, 201이닝 동안 투구 수가 3,342개에 이른다.
그만큼 김병현의 손목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고 물이 차는 빈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지게 된다.
2~3년 안에 선발 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인 김병현에게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