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과 당뇨합병증 각각 앓는 요셉ㆍ프란치스카씨 부부 기도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
▲ 대장암 투병 중인 이 요셉씨와 당뇨합병증으로 고통 받는 유 프란치스카씨가 함께 기도하고 있다. |
"신앙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어떻게 견뎠을까 싶어요."
서울 암사동 반지하 주택에 세들어 사는 유 프란치스카(58)씨는 기도의 힘으로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유씨는 6년 전 발병한 당뇨 합병증으로 청력을 거의 잃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 '웅웅~'거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양 무릎 관절도 좋지 않아 걷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고혈압과 고지혈증 증세도 심하다.
설상가상으로 남편 이 요셉(62)씨는 지난 8월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소장과 대장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는 바람에 유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남편 병시중을 들고 있다. 소장과 대장 사이 수술 부위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체액을 받아내야 하는 남편은 온종일 하릴없이 침대에 누워 지낸다. 유씨는 마음의 감기(우울증)까지 걸려 정신적으로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씨와 남편이 먹는 약은 종류가 많고 양도 엄청나다. 부부는 약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 혈압약과 당뇨약, 고지혈제, 신경안정제 등을 매일 한 움큼씩 먹어야 산다.
"기도 없이는 정말 단 하루도 살지 못해요. 묵주기도와 예수님 수난 15기도를 매일 바치고 있어요. 건강했을 땐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도 활동했고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았는데, 하느님은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요."
남편은 항암치료를 위해 2주에 한 번 병원에 간다. 체액을 받아내는 호스를 늘 꽂고 있고,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갈 때마다 택시를 타야 하는데 차비와 약값을 포함해 4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보증금 1000만 원에 35만 원짜리 월셋집에 사는 가난한 부부에게는 4만 원이 무척 큰 돈이라 치료를 받지 못하는 때도 있다. 발병 전 이씨가 택시회사에서 근무한 덕분에 회사 동료들이 가끔 병원에 데려다 주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부부에겐 두 아들이 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제주도에 사는 큰아들 내외 역시 아내(26)가 암 투병 중이라 부부를 도울 여력이 없다. 같이 사는 작은아들이 일용직으로 일해 벌어오는 적은 수입으로 약값과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은 거의 남질 않는다. 아들이 있어서 기초생활수급권자 자격도 안 된다.
암사동본당 오인숙(마리안나) 빈첸시오회장은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텐데, 어려운 형편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평화신문 독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주님, 고통 중에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기도를 바칠 수 있게 해주소서. 이 죄인을 용서하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유씨 수첩에 적혀 있는 그의 기도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성금계좌(예금주: 평화방송) 국민은행 004-25-0021-108 우리은행 454-000383-13-102 농협은행 001-01-306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