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3월 30일,
레이건 미국 대통령 피격
1981년 3월 30일 오후 2시 26분. 미국 워싱턴이 6발의 총성과 함께 피로 물들었다. 미국 제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이 워싱턴의 힐튼 호텔(Washington Hilton Hotel)에서 열린 미국노동총동맹
산별회의(AFL-CIO)에서 연설을 마치고 대통령 전용차에 오르고 있었다. 이때 자신을 향해 환호하던
군중들에게 회답하기 위해 왼손을 드는 순간, 불과 3미터 정도 거리에서 총격을 받은 것이다.
총격 당시 사망자는 없었지만, 이날 레이건 대통령을 수행 중이던 제임즈 브래디(James Brady) 백악관
대변인과 비밀 경호원, 경찰 등이 저격을 받고 그 자리에서 쓰러져 중태에 빠졌다. 특히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은 이마에 총격을 받고 쓰러져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을 피로 물들였다. 그리고 그는 2014년
사망하였는데 그 사망 원인이 당시 총격과 직접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명이 났다.
레이건은 곧바로 조지 워싱턴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그는 촌각을 다투는 그 와중에도
유머 가득한 말을 남겨 화제가 됐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 부인 낸시 여사에게
“여보. 내가 고개를 숙이는 것을 잊었구려”라고 말했다. 수술실에 들어온 의사들을 향해선 “당신들이
공화당원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총에 맞고도 죽지 않는 것은 정말 기분 좋은 일”라고
얘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생각 덕분이었는지 레이건 대통령은 70세의 고령임에도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백악관으로 돌아갔다. 총탄을 맞은 지 불과 12일 만이었다.
범인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존 워크노 힌클리(John Hinckley Jr)라는 25세의 청년이었다. 그는 대부호의
아들로 부랑아처럼 지냈고 정신병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저격 동기가 너무 어이없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영화배우 조디 포스터를 짝사랑해 오던 힝클리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힝클리는 포스터가 출연한 영화 ‘택시 드라이버’의 한 장면을
흉내 내 레이건 대통령을 저격한 것이다.
힌클리는 범행을 저지르기에 앞서 포스터에게 최후의 편지 한 통을 썼다. ‘부디 마음을 돌려 달라. 내가
이 역사적 행위를 통해 당신으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후
재판부는 힝클리의 암살 미수를 정신병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내렸고 무죄(Not guilty) 판결을 하였다.
대신 힌클리는 정신병 시설에 감금되었고 2016년 9월 10일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