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유도 여행
한 병 래
선유도에 갈까? 논의를 한 후 그래 가자! 가자! 똑 같이 좋다고 했다. 그동안 힘들게 공부했는데 이제 마음 뜰을 편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한 달에 한 번씩 놀러가자는 의견이 합치된 날이다.
한서대학에서 늦깎이로 공부하고 있는 우리 학기 생들은 각자의 승용차로 해미성에서 만나기로 했다. 출발하는 날 안개가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날씨라 속도를 줄이고 앞을 살피며 조심조심 해미 성까지 갔다. 오늘 내 마음은 소풍가는 어린아이처럼 한껏 부풀었다.
8시 정각 5명 모두 모였다. 그곳에서 모두의 차를 주차장에 놓고 차 한 대에 모두 합승하여 군산으로 출발, 군산으로 가는 내내 서로 하고 있는 이야기가 한가지로 통하는 우리는 정말 대화가 무궁무진하다.
이렇게 맘이 통하고 말이 통하는 우리는 그동안 너무 할 말이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동안 숨 막히는 병에 걸렸다가 풀려났다는 말에 모두들 한 결 같이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인다.
서로 대화에 심취하다 보니 어느새 군산이다. 군산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인증샷하고 선유도로 가는 배를 탔다. 배는 2층인데 사람들이 꽉 찼다. 배가 육지에서 멀어져 가는데도 갈매기가 배를 따라 날아오른다. 갈매기를 이렇게 가깝게 본 것도 처음이고 날면서 새우깡 낚아채는 모습이 곡예를 보는 듯하다. 너무 가까이 날아서 손으로 잡을 수도 있겠다. 새우깡을 절대로 떨어뜨리지 않고 잘 받아먹는 모습과 서로들 빙빙 원을 돌아 다시 가까이 날아오는 모습이 장관이다. 갈매기는 사람들 곁으로 가까이 오면서 얼굴을 옆으로 돌려 사람을 쳐다본다. 조그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빤히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혹시 손에 새우깡이 들려있나 살피는 모습이 천진스럽다.
너른 군산앞 바다구경을 하면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서로 웃고 웃기다 보니 선유도에 도착했다. 명사십리해수욕장을 거쳐 장자도를 잇는 다리 위를 지나노라니 아! 우리가 바다 한가운데 놓여있었다. 눈에 들어온 바닷물색깔이 와! 너무 예쁘다. 어쩜 바닷물이 이런 색을 가질 수 있을까 싶게 연녹색이다. 대개 바닷물은 파란색이거나 너무 깊은 곳은 검푸른 색을 띄고 있는 것은 보았지만 이렇게 예쁜 초봄 나뭇잎 색깔은 처음이다. 우와 정말 멋있다. 정말 멋지다. 감탄사가 계속 나온다. 아무도 없을 때 선녀들이 이 바닷가 한켠에서 목욕이라도 할 것 같다. 클로아티아 나라의 플리트비체 호수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천연그대로의 삼림의 물로 아름다워 그곳에서도 감탄사를 계속 했었는데 그와 비교될 만큼 선유도의 바닷물도 정말 아름답다.
천천히 심취해 다리 위를 걷노라니 장자도가 눈에 들어온다. 장자도에 도착하여 낙조대를 향하는데 어디서 향긋한 꽃내음이 코에 스민다. 가까이 가보니 천리향이 온 장자도에 향기를 흩뿌리고 있었다. 천리향이 향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멀리까지 향기를 낼 줄은 몰랐다.
낙조대에 올라 다시 한 번 주변경관을 살펴보고 서로서로 함께 근사하게 기념사진도 찰칵 찰칵.
4시 30분 이제 집으로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군산항을 향하는 배를 타기위해 선유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둘러 선유도선착장으로 왔다. 선유도의 곳곳을 다 보지 못한 아쉬움에 다음에 다시 한 번 오고 싶은데 기회가 될는지......
배를 타고는 1층 따뜻한 온돌방에 모두 길게 누었다.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하다 잠이 들었다. 한잠 자고 일어나보니 해는 검은 구름사이로 숨어들고 있었다.
군산항에 주차해놓은 차를 타고 이제는 홍성으로 출발! 돌아오는 차안에는 오늘 본 선유도에 대한 이야기꽃이 만발했다. 다시 한 번 가보자 정말 좋았다는 이야기를 누군가 하고 있다. 공감, 공감.
오늘 날씨도 좋아 날씨 부조도 받았고, 서로 만나고 싶었고 할 이야기를 해도 해도 부족한 사람들끼리 같이 여행을 갔으니 정말 기분 좋은 날이다.
홍성에서 맛난 저녁식사를 하고 조만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서로 부둥켜안고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다시 만나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 위안을 하지만 그래도 눈에는 나도 모르는 눈물이 난다. 잘 가, 잘 있어, 안녕! 오늘 못한 말 다음에 또 하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