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2계. 강북구 수유동 삼우빌라 52㎡형이 3번 유찰되고 다시 경매에 나왔다.
경매 시작가는 감정가(1억2000만원)의 51%인 6144만원. 3명이 응찰해 경쟁을 벌인 결과 73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0.8%에 머물렀다. 요즘 서울ㆍ수도권 경매시장에 연립ㆍ다세대 물건은 늘어나는 데 낙찰률(경매물건 대비 낙찰 물건)과 낙찰가율은 떨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도심 뉴타운, 구도심재개발 사업 등의 호재로 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주택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져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재개발 지역이 많아졌다. 서울ㆍ수도권 지자체들이 사업을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출구전략'을 쓰고 있고 실제로 사업이 중단된 곳이 늘어가면서 해당 지역의 연립ㆍ다세대 물건이 대거 경매 처분되는 상황이다.
경매시장에서 서울ㆍ수도권의 연립ㆍ다세대 물건 동향과 투자 유의점 등을 소개한다.
◆ 흐름
- 10월 경매시장에서 서울ㆍ수도권의 연립ㆍ다세대 물건은 서울 539건, 경기 642건, 인천 744건 등 모두 1925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음.
- 서울ㆍ수도권 연립ㆍ다세대 물건 평균 낙찰률은 21.71%로 올 들어 월평균 가장 낮음. 올해 월평균은 32.83%. 서울은 특히 낙찰률이 전달(32.44%)의 절반 수준인 16.88%에 그쳐 최악의 상태.
- 10월 연립ㆍ다세대 물건 평균 낙찰가율은 71.62%으로 올해 월평균 71.8%와 비슷한 수준. 인천 낙찰가율은 66.42%로 서울ㆍ수도권에서 가장 낮음. 감정가의 70% 수준에서 낙찰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침체됐다는 의미.
- 10월 응찰자수는 건당 평균 4.5명으로 전달(3.5명)에 비해 관심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 올해 월평균 응찰자수는 3.8명.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 “매매시장에서 출구전략이 본격화함에 따라 재개발 재건축 투자목적으로 사 놓은 연립, 다세대 주택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경매시장에 넘어오고 있는 것. 실수요자 외에 투자목적 수요는 거의 찾기 힘들다”
◆ 투자 유의사항
-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립ㆍ다세대는 지난해만 평균 17% 급락했음. 올 들어서도 침체 계속.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10월 0.9% 하락.
-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연립ㆍ다세대 거주자의 담보대출은 시세의 42.9%로 자산대비 대출비중이 높아 위험(은행은 24.9%). 하지만 연립ㆍ다세대 거주자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평균 소득(연봉 기존 4012만원)에 못미치는 저소득층이 대다수로 부채 부담으로 경매로 넘어가는 사례 늘어날 전망.
- 경매 물건 늘어나면서 낙찰가율 하락세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 커.
- 매매시장에 급매물이 많기 때문에 경매에선 이보다 더 싸게 사는게 목표. 유찰수 2~3회 이상 되는 물건 위주로 골라야.
- 연립ㆍ다세대는 아파트보다 호재에 따른 가격 변동폭 큼. 4~6개월 전인 감정평가 시점과 현재 시세 차이가 크게 날 수 있다는 점 염두에 둬야. 현지 중개업소 통해 시세 확인 필수.
- 연립ㆍ다세대는 건물 노후화 정도에 따라 시세가 크게 달라짐. 건립 시기, 관리 상태 등 확인 필수. 주차공간 충분한지 따져야 함.
- 주택시장 침체로 현재 정비사업 중단된 상태라도 향후 다시 정비사업 추진할 가능성 고려해야. 대지면적인 큰 물건 위주로 골라야.
- 유찰수가 많은 물건은 권리상의 하자에 따른 것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하고, 명도비용, 입주지연 가능성 등 추가 비용 부담을 고려해 입찰가 정해야.
◆ 어떤 물건 노릴까
- 현재 서울ㆍ수도권 경매시장에 대기 중인 연립ㆍ다세대 물건(10월31일 이후 경매 결정된 물건)은 서울 489건, 경기 561건, 인천 673건임.
- 서울에서는 은평구(59건), 강북구(32건), 송파구(27건), 동작구(26건) 등에 경매 물건이 많음.
대표사례: 11월19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송파구 오금동 로얄빌라 55㎡형 감정가(2억5000만원)의 64%인 1억1600만원에 경매/11월2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동작구 상도동 대광나동 70㎡형 감정가(3억1000만원의 64%인 1억9840만원에 경매/ 11월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은평구 응암동 대주빌라 전용 97㎡형 감정가(3억1500만원)의 51%인 1억6128만원에 경매 진행.
- 경기도에서 연립ㆍ다세대 경매 물건은 부천시(65건), 안산시(33건), 안양시(29건), 수원시(20건) 등에 많음.
대표사례: 11월12일 안산3계에서 안산시 상록구 사동 1482-11 60㎡가 감정가(1억3500만원)의 49%인 6615만원에 경매/ 11월13일 안양2계에서 안양 동안구 평촌동 59-9 68㎡가 감정가(3억원)의 51%인 1억5360만원에 경매/ 11월15일 부천6계 오정구 고강동 뉴월드맨션 48㎡가 감정가(1억5000만원)의 49%인 7350만원에 경매 시작.
- 인천이 서울ㆍ수도권에서 연립ㆍ다세대 경매 물건 대기 건수가 가장 많음. 서구(159건), 남구(147건), 남동구(120건) 등의 재개발 구역에서 많이 나오고 있음.
대표사례: 11월5일 인천3계에서 남동구 구월동 영종빌라 37㎡가 감정가(5000만원)의 49%인 2450만원에 경매/11월9일 인천24계에서 서구 경서동 상아펠리스 47㎡이 감정가(1억1000만원)의 49%인 5300만원에 경매 시작 / 11월9일 인천24계에서 남구 문학동 삼보그린빌 60㎡가 감정가(1억2500만원)의 49%인 6125만원에 경매
(출처:중앙일보/박일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