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치앙마이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작은 도시 람푼은 란나 왕국에 앞서 자리를 잡았던 몬족 왕국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왓프라탓하리푼차이라는 유명한 절이 있다고 해 언제 한 번 가 보려고 별렀던 곳.
치앙마이에서 람푼을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기차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완행 열차는 30분 정도 걸리고 급행은 13분 걸린단다. 여행사 투어 중에는 일부러 완행 열차를 타고 낭만을 즐기는 코스도 있다.
택시를 대절하는 방법도 있고,
롯뚜(미니밴)와 썽태우라는 대중 교통도 있다.
우리는 창프억 터미널까지 걸어가서 롯뚜를 탔다. 일인당 35밧, 아주 저렴한 요금이다. (올 때 이용한 썽태우도 35밧)
30분 정도 달려서 롯뚜 기사가 내려준 곳은 람푼 박물관 건너편 (왓프라탓하리푼차이의 후문 쪽) - 치앙마이 갈 때는 박물관 앞에서 타면 된다고 알려주었다.
박물관 입장료는 100밧, 크지는 않지만 람푼과 태국 북부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들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옛 영화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는 황금탑 사원을 구경하고 나와서,
근처에 빠뚜 따낭이란 관광지가 있다 해서 걸어가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성벽과 성문,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다.
다음 목적지를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왓산빠양루앙이란 사원으로 잡고 걸어가다가, 길 가 허름해 보이는 골목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카우쏘이, 남응이여우, 튀김 과자(?) 모두 맛이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왓도이띠. 태국 북부의 많은 사원에서 모시고 있는 유명한 승려 쿠르바 시위비차이의 큰 동상이 있는 절이다. (도이수텝을 재건, 중흥시킨 승려라고)
꽤 오래 기다린 끝에 택시를 타고 사원에 도착... 계단을 걸어 올라가 보니 거대한 스님의 뒷모습이 압도한다.
절에서는 스님 얼굴이 안 보이는 건가? 했는데...
이 절의 또 하나의 상징인 스카이워크가 있었다. 인당 50밧을 주고 표를 사면서도 스카이워크가 너무 흔해졌네~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 어라? 이거 장난이 아니다. 유리가 너무 맑아서 일까? 엄청나게 높은 것도 아닌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리고 예쁘다.
그리고 스님 옆 얼굴과
턱 밑에 붙어 있는 벌집도 볼 수 있다.
즐겁게 스카이워킹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빨간 썽태우들이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웬 썽태우지? 이거 혹시 람푼 가는 거냐? 물어보니 맞단다. 그럼 얼마야? 태국말로 물어봤지만 젊은 기사는 우물쭈물하다가 운전석에서 20밧이 적힌 영수증 같은 걸 꺼내 보여준다. 택시가 안 잡혀서 한참 기다렸는데 썽태우가 있으면 땡큐지.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40밧을 건네주고 (차비를 왜 선불로 줬을까? 평소에 안 하던 짓을??) 썽태우를 탔더니 언덕을 내려와서 주차장 같은 곳에 내려 준다. 람푼 간다며? 여기 람푼이에요. 헉! 틀린 말은 아니다만, 그 뜻이 아니잖아? 언덕 밑에서 위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 기사에게 눈뜨고 당했다. 그렇다고 잔돈 몇푼에 싸울 수는 없고, 공짜인 줄 알고 탔으면 팁으로 줄 수도 있는 돈이라고 웃어 넘겨야지.
람푼으로 돌아가는 택시를 오래 기다려야 했지만, 결국은 택시가 왔고... 람푼 박물관 앞에 내려서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30분 후에 롯뚜가 온단다. 잘 맞춰 도착했군. 길 가 벤치에 앉으려고 하는데 먼저 앉아 있던 현지인이 치앙마이 가냐고 묻는다. 맞아요. 그럼 저 썽태우 타고 가요. 눈을 돌리니 마침 썽태우 하나가 도착하고 있다. 썽태우는 창프억까지 안 가고 와로롯이 종점이란다. 인당 35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