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행크 실전반 12기 내친구옥션입니다. 경매를 하시는 분은 어느 정도 공감하시겠지만 권리관계 깨끗한 소형 아파트의 경우 낙찰 당시 시세차익을 거의 기대하기 어렵고, 3억 원대 아파트라도 그 당시 호가 대비 3천만 원 내지 4천만 원 정도 싸게 잡으면 좋은 가격에 낙찰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낙찰 당시 실거래가 기준으로 하면 낙찰가와의 차이는 더욱 줄어듭니다). 요즘처럼 경매 열기가 뜨거울 때는 이 가격도 어렵고 급매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에게 아파트 경매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초보 투자자도 리스크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선순위 위장임차인 아파트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아래 물건은 대규모 개발호재가 있는 마곡동 아파트이며, 제가 작년 8월 본격적으로 입찰을 시작할 당시에 첫 번째로 도전하였던 물건입니다. 저는 아쉽게 패찰하였지만 초보 투자자가 리스크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괜찮은 물건이었기에 소개합니다. 유료 경매지에는 아래와 같이 대항력있는 선순위 임차인이 존재하고 보증금 1억 원을 전액 낙찰자가 인수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습니다. 전입일자가 최선순위 근저당 설정일자보다 앞서고 배당요구신청은 하였으나 확정일자가 없어서 우선변제권이 없었습니다. 또한 보증금 1억 원은 소액보증금 최우선변제대상도 되지 않아 임차인이 가장 임차인이 아닌 이상 낙찰자가 보증금 전액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래 매각물건명세서에서도 임차인이 대항력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았다면 이 물건은 더 유찰될 때까지 패스입니다. 흔히 말하는 5초 권리분석의 한계입니다. 이 한계를 극복한 초보 투자자라면 아래 집행관 현황조사서에서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일 소재지에 소유자와 임차인의 주민등록이 각각 발급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임차인은 소유자의 처로 보여지며, 2013. 2. 20. 세대분가하였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부부관계는 임대차가 인정되지 않지만 이혼한 부부는 이혼한 날의 익일부터 임대차 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세대분가 시점에 이혼하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요한 점은 세대분가 시점이 최선순위 근저당보다 후순위라는 점입니다. 집행관도 세대분가 전 주민등록현황을 보고 임차인을 소유자의 처로 추정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최선순위 근저당설정 시점에는 임차인이 소유자와 부부관계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선순위 근저당 은행에 전화로 확인하였더니 예상대로 근저당 설정 당시 소유자와 임차인은 부부관계였다고 알려주었습니다(은행에서는 추후 권리배제신청서도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보더라도 2012년 당시 소유자의 주소지가 당해 경매물건 주소지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낙찰자는 임차인의 보증금을 한 푼도 물어주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습니다(낙찰자는 정상적으로 잔금을 납부하였고 소유권이 이전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정도 사실관계라면 별도의 현장 조사를 해보지 않더라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선순위 위장임차인 물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정도 파악은 초보도 가능한 것이므로 일반 물건 수준에서 낙찰되었을까요? 당시 비수기였지만 경매 법정은 꽉 들어찼습니다. 비교적 쉬운 물건인데도 5초 권리분석의 함정에 빠진 분들이 의외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달랑 3명이 입찰하였습니다(저는 생초보답게 3등했습니다.^^). 감정가의 82%선에서 낙찰되었습니다. 낙찰 당시의 실거래가를 확인해보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2013년 9월 실거래가는 3억7천5백만 원 내지 3억9천만 원이었고 2014년 4월 실거래가는 3억9천만 원입니다. 제가 당시 여러 부동산을 통해 확인한 이 물건의 시세는 3억8천만 원선이었습니다(3억7천만 원이면 단기매매로 어렵지 않게 팔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낙찰 당시 실거래가보다 6천만 원 이상 싸게 낙찰된 것입니다. 마곡지구의 입주가 가시화되면서 마곡동 일대의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이 물건의 경우 2014년에도 매매가는 견조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다만 임대가가 약세인 점이 장기 투자 면에서 불리합니다). 경매고수의 관점에서 볼 때 이정도 시세차익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류상으로 정보가 다 드러난 물건인데도 평범한 물건과 차별화된 시세차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은 초보 투자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부여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도 이러한 물건이 있을까요? 작년 8월 말이면 비수기에다 부동산 침체가 극심할 때라 예외적이었을까요? 지금도 눈먼 물건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다만 경매 열기가 고조된 이 시점에서는 위 물건과 같이 모든 정보가 서류상에 드러나 있음에도 이를 간과하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좀더 난이도를 높인다면 수익률 좋은 물건은 여전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매 열기가 주춤해지면 위 물건과 같이 쉬운 물건도 좋은 수익률로 보답해줍니다. 별 내용 없는 글이지만 꼼꼼한 서류 분석과 약간의 추리력만으로도 경쟁이 치열한 아파트 경매에서 차별화된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낙찰 받은 두 번째 “선순위 위장임차인 아파트”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나름대로 추리력을 발휘하여 선순위 위장임차인 문제를 해결한 사례입니다. 장문의 글이 될 것이며 임대가 완료되는 대로 보잘것없는 경험이지만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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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히 물건을 체크할 때 남들이 놓친 물건을 찾게되는군요!
앞으로는 물건조사할때 자세히 보는 습관을 길러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