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와 대정읍 어린이들로 구성된 ‘제주바다친구들’은 지난 3월 6일 코카콜라, 제주삼다수, 동서식품, 참이슬 등 4개 회사에 제주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와 직접 적은 손편지를 발송하였습니다. 제주바다친구들은 이 편지에서
1. 옥수수전분 등 자연분해 플라스틱으로 재질을 바꿀 것
2. 라벨을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생산량을 줄여서 쓰레기 발생 자체를 억제할 것
3. 자체적으로 정화활동을 해나갈 것
을 요청하였고, 각 회사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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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3월 14일 제주삼다수가 처음으로 핫핑크돌핀스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제주삼다수는 핫핑크돌핀스 사무실에 직접 찾아와 사장이 서명한 공문을 전달하였으며,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핫핑크돌핀스 귀중
안녕하십니까? 제주의 환경보전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우리 공사로 편지와 플라스틱병을 보내주신데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우리 공사에서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 실현을 위하여 아래와 같은 환경보전 활동을 기울여 나가고 있습니다.
1. 플라스틱 공병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저감시키기 위하여 2018년 10월부터 서귀포시 관광지 4곳(쇠소깍, 정방폭포, 외돌개, 사려니숲길 입구)에 PET병 자동수거보상기(PET병, 캔수거)를 설치하여 운영중에 있으며, 향후 제주도 전역으로 확대 설치를 검토, 계획하고 있습니다.
2. 또한 라벨, PET병의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재질, 구조개선을 환경친화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라벨은 기존 비수분리성 접착식 방식에서 수분리성 접착식 방식으로 변경하였고, PET병은 2018에 무색으로 재활용 1등급으로 지정받아 자원순환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제10회 자원순환의 날 CEO 국무총리 표창(친환경 제품 생산)’을 수상하였습니다.
3.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 유일의 자연과학분야 3관왕에 빛나는 청정 제주자연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 함양 역할을 하는 곶자왈 보호, 보전을 위해 2007년부터 지난 10여년간 곶자왈 공유화 기금 20억원을 지원하여 공유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주의 환경보전을 위해 플라스틱병 개선을 포함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주의 환경보전과 제주삼다수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제주의 자연을 사랑하는 어린이의 아름다운 마음을 본받아 늘 최선을 다하는 제주삼다수가 되겠습니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3월 12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 오경수
사장이 서명한 답장을 직접 가져온 제주삼다수 측은 핫핑크돌핀스와의 대화에서 제주바다친구들의 요청 사항에 대부분 공감하면서, 자연분해되는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해서는 아직 상업화가 안되서 당장 도입은 어렵고, 현재 확답을 줄 수는 없지만 삼다수 기업 내부에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물병에 대한 대안으로 종이 물병(paper water bottle)을 사용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알아보았다고 했습니다.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하고, 물병의 경우엔 종이로 만들면 제일 좋은데, 큰 문제가 바로 종이에 냄새가 배면 그 냄새가 그대로 물에 밴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이 기술적으로 해결된다면 삼다수 측에서는 추후 종이물병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사진이 실제 사용되고 있는 종이물병입니다. 홈페이지 www.paperwaterbottle.com 를 보면 종이물병에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100% 종이로 만든 물병도 있고, PET 성분이 42% 정도 들어간 종이물병도 있습니다.
기업들은 전례 없는 환경위기에 직면해 나름대로 기술혁신을 통해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을 개발해내고, 이를 통해 충격을 줄인다고 선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제품을 지금처럼 그대로 소비한다고 해서 지구온난화로 나타나는 환경 재앙을 멈출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예전엔 지금처럼 물을 사먹지도 않았으니 일회용 물병 자체가 아예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병을 버리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물을 사먹게 되고 – 플라스틱 쓰레기가 늘어나고 – 지하수가 고갈되고 – 환경은 점점 더 오염되면서 물도 맘대로 마시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데,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까요?
우리가 소비를 줄이는 것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개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나아가 사지 않는 것. 그러면서 계속 난개발 반대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대량생산-대량소비-대량폐기를 부추기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쓰레기를 양산하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과 비닐 쓰레기가 고래와 바다거북, 바다새 등 많은 해양동물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를 뒤덮기 전에 기업과 정부의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를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