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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蒲席筠床隨意臥 대 평상에 자리 깔고 편한 대로 누웠더니 虛鈴疎箔度微風 쳐놓은 발 사이로 실바람이 솔솔
불어 團圓更有生凉手 방구부채 살살 흔드니 바람 더욱 시원해 頓覺炎蒸一夜空 푹푹 찌는 더위도 오늘밤엔
사라지네“
위 한시는 고봉(高峰) 기대승(奇大升, 1527~1572)의 “여름날정경[夏景]”입니다. 옛 선비들의 여름나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에어컨 바람과 함께 거나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여름나기를 해야만 하지만 고봉은 그저 평상에 왕골대자리를 깔고
방구부채(부채살에 비단 또는 종이를 붙여 만든 둥근 모양 부채)를 부칠 뿐입니다. 굳이 탁족(濯足,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일)을
하지 않아도 오늘밤은 푹푹 찌는 무더위도 사라졌다고 하지요.
고봉은 어려서부터 독학하여 고전에 능통했고, 나이가 26살이나 위인
퇴계(退溪) 이황(李滉)과 사단칠정(四端七情)을 주제로 논쟁한 편지를 8년 동안이나 주고받았는데 후세 유학자들이 이 문제를 말하지 않은 이가
없었지요. 퇴계가 선조에게 기대승을 말하기를 “그는 널리 알고 조예가 깊어 그와 같은 사람은 보기 드무니 이 사람을 통유 (通儒, 세상사에
통달하고 실행력이 있는 유학자)라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했을 정도입니다. 올여름은 대자리 위에서 부채를 부치면서 책을 읽는 여름나기로 고봉의
흉내를 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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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얼레빗 (2012-07-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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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2. 닮은꼴 해금과 바이올린, 대금과 플루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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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현악기의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바이올린입니다. 4줄의 바이올린은 음역이 넓어 독주, 합주, 관현악에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악기지요. 이와
비슷한 우리 악기는 해금입니다. 똑같이 줄을 문질러 소리를 내는 찰현악기이지만, 4줄의 바이올린과는 달리 해금은 오로지 두 줄만으로 기막힌
소리를 연주합니다. 오직 줄을 잡는 손의 위치와 줄을 당기는 강약에 따라 음높이가 정해지기에 연주하기가 까다롭지만 그 환상의 소리는 특히 요즘
현대인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금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연주형태였던 삼현육각을 비롯하여 웬만한 합주 자리에는 빠지지
않지요.
그런가 하면 서양 현악기 가운데 비교적 거친듯하면서 낮은 음빛깔을 지닌 첼로가 있습니다. 첼로의 낮은 소리는 다른 소리를
감싸 안는 느낌을 주지요. 우리 국악에도 그런 악기가 있는데 바로 아쟁입니다. 다만, 아쟁은 명주실 현을 개나리 활대로 문질러 내기에 금속성
줄을 쓰는 첼로보다는 깊이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관악기 가운데는 대금과 플루트가 비슷합니다. 똑같이 가로로 부는 악기인데 음빛깔이
부드럽고 맑아 가락 연주에 알맞지요. 또 음역도 넓어 여러 형태의 악기와 같이 연주합니다. 두 악기가 조금 다르다면 대금의 음깊이가 더 깊고
신비하다는 것입니다. 젓대라고도 부르는 대금은 신라 때는 모든 우환과 근심을 풀어주는 만파식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태평소와 트럼펫,
자바라와 심벌즈 그리고 소공후와 하프도 닮은꼴 악기지요. 이와같이 음악을 듣거나 연주회에 가서 동서양 음악의 차이를 견주어 보거나 악기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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