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늪
ㄹ ㅇ
눈부신 물 비린내 풀비린내
연초록에서 진초록으로
일생을 누려도 다 누리지 못할
녹음방초 번지는 앞산 뒷산
이승에선 듯
저승에선듯
ㅃ ㄲ, ㅃ ㄲ, ㅃ,ㅃ, ㄲ
뻐꾸기 울음 건너오고
끓는 지열에
목덜미
송글 송글 배어나는 땀방울
온갖 산새들 지저귀고
리드미컬한 꾀꼬리 울음으로
눈부신 금박을 입히는 이 봄날
고요한 늪에 잠자리 한마리
나붓나붓 꽁지를 찍어
산란을 하고
개구리 눈알이 어딘가에 숨어
짝짓기를 갈망하는ㄴ소리
동,식물성의 번식력이
고조되는 무제치늪을
수식하는
꽃 방석같은 ,
난 분분 난 분분
흰 찔레꽃은 피어서
두근 거리는
부끄러운 곳으로
미끄러지고 싶은 마음이
질척한 늪을 가르며
물뱀처럼 스르르 건너간다
아욱 국
ㄹ 0
귀한 날 계란 같은 건
몸을 많이 쓰는 아비몫
재재거리는 제비새끼같은
어린 것들은
아비 손이 감싸쥔
휘영청 보름달을
언감생심
거룩한
먼산 바라기 나 할 뿐
댑싸리 우묵우묵
마당귀가 두려운
혈연같은 어둑살이
살갑게 풀리는 여름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모깃불 내음 매케한
숟갈 부딪는 소리 정다운
저녁 두레반
전과책에도 없는
이열치열같은 거
아에모를
눈이 말똥거리는 것들
늦은 아욱국에
눈을 박고 있다
그 피ㅂ붙이 살붙이들
이제 아욱국 따위
아웃굿시켜버리고
심드렁 해진 식욕
집 된장 냄새 물씬한
아욱국이라도 설설 끓이면
그 허기의 저녁 당겨질까
그 여름 밤
류윤
산등성이 우묵우묵,
농촌마을의골목 골목
호기심 반짝거리던
이마 맡의 그
초롱초롱한 별들다 어디갔나
온 동네가 두근거리던
보릿대 내음 물씬한
그 여름 밤은 어디가고
아파트 숲속 열대야만 남앗나
엉마구리 떼 울음소리에
발을 빠뜨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던
설레이던 그 논두렁 길은...
장짓문을 활짝 열어두어도
바람이라곤 한점 없는 후끈한 ,
런닝 샤쓰 바람으로 잠들다
다 벗어부치고
알몸으로뒤척이던
긴긴 여름 밤
입이 귀에 걸린 달빛이
쓰윽 ~스켄하고 지나가던
토속적 관능의 풍속도
옛이야기 되어 버렷네
겨울 능선
ㄹ ㅇ
영 넘어가는 바람도
상하지 않게
순순히 안아들여
배 곯려 보내지 않던 인심
눈먼 고속화 도로가
능선도 잘라먹고
바람도 쉬어넘던
병풍같은 앞산도 터널을 뚫어
이젠 사나운 바람도
머물일 없는 직진이다
시골인심이건 뭐건
이젠 순순한 거라곤
눈닦고 봐도 없다
마을 발전기금이다 뭐다
살아보겠다고 들어온
외지인들이
손사래를 치며 떠나간단다
다들 넉넉지 못ㅎ란 형편에도
들일하다 새참때가 되면
낯모르는 나그네도 불러
한술뜨게해 보내던
넉넉한 인심들 어디로 갓는가
시레기 해장국
ㄹ ㅇ
사나운 겨울 바람에
얼얼하도록
귀싸대기 후려맞으며
한데를 헤매다 돌아와
이글거리는 화롯불 끌어당겨
아랫목지기가 되곤 햇엇지
기다리다보면 어한을 녹일
개다리 밥상에 오른
뭉근한 된장 풀어
숨벙덤벙 썰어넣은땡초
얼큰한 시레기해장국 한 사발
뜨끈뜨끈한 국물
정신없이 후루룩 거리다보면
어혈들었던 온 몸이
눈 녹듯 스르르 녹곤 햇었지
바람벽을 스적거리며
뒷 봉창ㅇ을 치는
북풍한설에
얼고 녹기를 거듭하던
시퍼런 무청 달린
시레기 한다발이
어한엔
더할나위없는 약이되곤 햇었지
하지만 이제는
아파트 생활이란 것이 너나없이
아랫목 윗목 구분없는 처지고
승용차에서 내려 곧바로
행선으로 걸ㄹ어들어가는
겨울 답지 않은 한겨울에
귀싸대기 후려맞는
겨울 맛 제대로 음미해 볼일 없네
모성
류윤
바느질 일감만 잇으면
재봉틀 들이대던 어머니
위태위태
호롱불이 동그랗게 도려낸
좁장한 어깨로
하얀 밤을
까맣게 지새우던 어머니
부잣집 아낙들에게는
황무인 바느질 일감이
어머니 눈에는 옥토엿을 터
자나깨나
자식 대학 보내려는 일념의
삯바느질로 일생이 저물었을
이 땅의 어머니들
죽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었을
쉴새없는 일감으로
앉은 자리 누비는
오뉴월 염천의
바랭이 풀
그 가여운 혼백이
글썽임으로
못난 자식 가슴에
겅성드뭇한 대바늘로
드문 드문
뜸을 뜨고 있는 지도 모를 일
카페 게시글
┌………┃류윤모詩人┃
겨울 능선
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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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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