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중요한 구절 정리 민근홍 언어마을
1. (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저 불 지난 뒤에/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올 때는 인적 그친/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물 : 주체와 객체를 우리로 만나게 하는 매체* 가뭄 : 물이 부족한 상태, 인간적 정이 고갈된 상태* 넓고 깨끗한 하늘에서 만나자: 원시적 생명력과의 만남, 합일에의 희구(주제):
2. (고은) 이제 바라보노라./지난 것이 다 덮여 있는 눈길을./온 겨울을 떠돌고 와/여기 있는 낯선 지역을 바라보노라./나의 마음 속에 처음으로/눈 내리는 풍경//온 겨울의 누리 떠돌다가/이제 와 위대한 적막을 지킴으로써/쌓이는 눈 더미 앞에/나의 마음은 어둠이노라. * 온 겨울을 떠돌고 와 : 고통스러운 삶을 지냄/* 어둠 : 새로운 깨달음의 경지 * 주제 : 방황과 고뇌 끝에 얻은 무념 무상의 경지
3.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거기까지 다다른 길이/몇 갈래의 길과/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이 세상의 길이 신성하기를 바란다.//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문득 팔짱 끼고 서서 참으면/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 문의(文義) 마을 : 죽음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시적 공간 * 길 : 죽음으로 가는 삶의 도정 * 주제 : 삶과 죽음이 하나의 실체라는 인식 (죽음을 통하여 깨달은 삶의 경건성)
4.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온몸으로 가자./허공 뚫고/온몸으로 가자./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허공이 소리친다./허공 뚫고//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고은, 화살> * 화살 : 민주화 투쟁의 전위를 상징 * 캄캄한 대낮 : 폭압의 현실 * 주제: 민주화의지
5. 오호, 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 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욱 신비스러운 것이로다. <구상, 초토의 시. 적군묘지에서> * 주제 : 분단 현실에 대한 통일에 대한 염원
6. 열무 삼십 단을 이고/시장에 간 우리 엄마/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안 들리네, <기형도, 엄마생각> * 주제 : 어린 시절 홀로 남아 빈방을 지키던 외로움
7. 진주(晉州) 장터 생어물(魚物)전에는/바닷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박재삼. 추억에서> * 주제 : 어머니의 서러운 삶의 회상과 회한
8.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 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 /기일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 * 주제 : 자아를 상실한 소시민의 서정 <김광균. 와사등>
9. 산이 저문다./노을이 잠긴다/저녁 밥상에 아이가 없다/아기 앉던 방석에 한 쌍의 은수저 은수저 끝에 눈물이 고인다 <김광균, 은수저> * 주제 : 아기를 잃은 부정(父情)
10. 여명(黎明)에서 종이 울린다./새벽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생(生)의 감각(感覺)을 흔들어 주었다 <김광섭.생의 감각> * 주제 : 생의 부활을 통한 의미 인식
11. 산은 날아도 새둥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즘생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 줌 돌 한 개 들성거리지 않는다. /새나 벌레나 즘생들이 놀랄까봐 /지구처럼 부동의 자세로 떠간다. 그럴 때면 새나 짐승들은 /기분좋게 엎데서 /사람처럼 날아가는 꿈을 꾼다. //산은 언제나 기슭에 봄이 먼저 오지만 /조그만 올라가면 여름이 머물고 있어서 /한 기슭인데 두 계절을 사이좋게 지니고 산다. <김광섭, 산> * 주제 : 인간의 혼탁한 생활 반성
12.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나래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거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 주제 :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감 (삶의 비극적인 한계 상황)
13.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인고(忍苦)의 물이/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김남조, 겨울바다> * 겨울바다 : 진실이 부재하는 단절, 고독의 공간 * 주제 : 사랑과 진실한 삶을 소망함
14. 아이들이 큰 소리로 책을 읽는다./한 아이가 소리를 내어 책을 읽으면/딴 아이도 따라서 책을 읽는다./청아한 목소리로 꾸밈없는 목소리로/"아니다 아니다!"라고 읽으니/"아니다 아니다!" 따라서 읽는다./"그렇다 그렇다!"하고 읽으니/"그렇다 그렇다!" 따라서 읽는다. 외우기도 좋아라 하급반 교과서/활자도 커다랗고 읽기에도 좋아라./목소리 하나도 흐트러지지 않고/한 아이가 읽는 대로 따라 읽는다. <김명수, 하급반 교과서> * 성격 : 풍자적 * 주제 : 우리 사회의 전체주의적 성격 비판
15. 나는 꿈꾸었노라, 동무들과 내가 가지런히 /벌가의 하루 일을 다 마치고 /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 /즐거이, 꿈 가운데. //. 나는 나아가리라. /한 걸음, 또 한 걸음. /보이는 산비탈엔 온 새벽 동무들, /저 저 혼자 ..... 산경(山耕)을 김매이는. <김소월,바라건대 우리에게우리의 보습댈 땅이 있었더면> * 주제 : 삶의 터전인 농토를 잃은 아픔과 극복의지
16. 비가 온다./오누나./오는 비는/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여드레 스무 날엔/온다고 하고/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가도 가도 왕십리, 비가 오네. <김소월,왕십리> * 주제 : 님을 보내고 싶지 않은 애틋한 정
17.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김소월, 접동새> * 주제 : 혈육간의 정. 접동새 설화의 차용
18.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김소월, 초혼> * 주제 : 임을 여읜 처절한 슬픔 (직설적)
19.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김수영, 눈> * 주제 : 정의롭고 순수한 정신 회복에의 갈망 (참여시)
20. 활자는 반짝거리면서 하늘 아래에서/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나의 영(靈)은 죽어있는 것이 아니냐//그대의 정의도 우리의 섬세(纖細)도/행동의 죽음에서 나오는/이 욕된 교외(郊外)에서는/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마음에 들지 않어라 <김수영, 사령> * 주제 : 불의에 적극 항거하지 못하는 지식인의 자기 반성
21.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 * 주제 : 풀(백성)의 끈질긴 생명력 <김수영, 풀>
22. 내 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 버리라 한다./나는 그 독이 선뜻 벗도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김영랑, 독을 차고> * 주제 : 자기 방어의 결의 ( 식민지 현실에 대한 대결 의식)
23. 새라면 좋겠네/물이라면 혹시는 바람이라면/여윈 알몸을 가둔 옷/푸른 빛이여 바다라면 바다의 한때나마 꿈일 수나마 있다면 <김지하, 푸른 옷> * 주제 : 자유와 해방에의 간절한 소망
24.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김춘수, 꽃을 위한 서시> * 위험한 짐승 : 사물의 본질적 의미를 모르는 무지한 존재 * 나의 울음 : 존재의 의미를 밝히려는 시적 자아의 노력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신부=꽃=본질. 곧 사물의 본질을 밝힐 수 없는 존재
25. 오렌지에 아무도 손을 댈 순 없다. /오렌지는 여기 있는 이대로의 오렌지다. /더도 덜도 할 수 없는 오렌지다. /내가 보는 오렌지가 나를 보고 있다. *주제 : 존재의 본질과 진정한 의미의 추구
26.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신경림, 갈대> * 주제 : 자연을 통한 인간적 자아 성찰( 삶의 근원적인 슬픔)
26. 잃어 버렸습니다./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길게 나아갑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남어 있는 까닭이고,/내가 사는 것은, 다만,/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윤동주, 길> * 주제 : 본질적 자아 회복에의 희구
27. 샤갈의 마을에는 3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은 정맥(靜脈)이 /바르르 떤다. <김춘수, 샤걀의 마을에 내리는 눈> * 주제 : 맑고 순수한 생명감
28. 나는 얼굴에 분(粉)칠을 하고/삼단 같은 머리를 닿아 내린 사나이/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다홍 치마를 두르고 나는 향단(香丹)이가 된다. < 노천명, 남사당> * 주제 : 남사당패의 삶의 비애
29. < 1 >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 /그 순수(純粹)를 겨냥하지만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 포수 : 인간* 한 덩이 납 : 총알 = 문명, 공격성* 피에 젖은 한 마리 상한 새 : 인간에 의해 파괴된 자연의 순수 * 주제 : 순수함에 대한 추구 <박남수, 새>
30. 나는 떠난다. 청동(靑銅)의 표면에서 /일제히 날아가는 진폭(振幅)의 새가 되어 /광막한 하나의 울음이 되어 /하나의 소리가 되어.* 주제: 자유의 확산과 기세 <박남수, 종소리>
31.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그날 강물은 숲에서 나와 흐르리.//비로소 채색되는 유유(悠悠)한 침묵/꽃으로 수장(水葬)하는 내일에의 날개짓 //이리 떼 비둘기 떼 깃쭉지와 울대뼈의/피로 물든 일체는 바다로 가리. * 주제 : 새로운 역사 창조에의 확신과 자기 희생의 추구 <박두진,강>
32.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살구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너희 오오래 정드리고 살다 간 집, 함부로 함부로 짓밟힌 울타리에, 앵두꽃도 오얏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낮이면 벌떼와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라. <박두진, 어서 너는 오너라>* 주제 : 광복의 기쁨과 이산 동포의 귀환을 기원함
33.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머리에서/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박목월, 이별가>* 주제 : 이별의 정한
34. 관(棺)이 내렸다. /깊은 가슴 안에 밧줄로 달아내리듯, //형님 ! /부르는 소리는 들리는데 /내 목소리는 미치지 못하는. /다만 여기는 /열매가 떨어지면 /툭 하는 소리가 들리는 세상 <박목월, 하관> * 주제 : 아우를 잃은 슬픔과 생사의 아득한 거리에 대한 자각
35. 산과 산이 마주 향하고 믿음이 없는 얼굴과 얼굴이 마주 향한 항시 어두움 속에서 꼭 한번은 천둥같은 화산이 일어날 것을 알면서 요런 자세로 꽃이 되어야 쓰는가. <박봉우, 휴전선> 주제 : 분단의 비극과 극복의지 36. 불어다오./저 이름없는 풀꽃들을 향한 나의 사랑이/아직은 이렇게 가시지 않았을 때 다시 한 번 불어다오, 바람이여./아, 사랑이여. <박성륭, 교외> * 주제 : 삶을 새롭게 하는 사랑의 힘
37.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울음이 타는 강> * 주제: 인간 본연의 사랑, 고독에 대한 한
38. 나는 북관(北關)에 혼자 앓아 누워서/어느 아침 의원을 뵈이었다. //의원은 빙긋이 웃음을 띠고 /막역지간이라며 수염을 쓸는다 <백석, 고향> *주제 : 고향과 육친에 대한 그리움
39.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백석,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주제 : 암흑기 지식인의 무력한 자화상과 삶의 성찰
40.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佛經)처럼 서러워졌다<현재>평안도의 어느 산(山)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 밤같이 차게 울었다 <과거> 주제 : 한 여인의 한스러운 삶 (역전적 구성, 서사적)
41. 명절날 나는 엄매아배 따라 우리집 개는 나를 따라 진할머니 진할아버지가 있는 큰집으로 가면 //문창에 텅납새의 그림자가 치는 아침 시누이 동세들이 욱적하니 흥성거리는 부엌으론 샛문틈으로 장지문틈으로 무이징게국을 끓이는 맛있는 내음새가 올라오도록 잔다. < 백석, 여우난 곬족> * 주제 : 공동체적 삶에서 나타나는 풍요로움 (향토적,토속적)
42. 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벼락과 해일만이 길일지라도/문 열어라 꽃아, 문 열어라 꽃아. <서정주, 사소단장> 주제 : 영원한 절대 세계에 대한 열망
43.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신이나 삼어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서정주, 귀촉도> 주제 : 사별의 정한 (임에 대한 그리움)
44. 가난이야 한낱 남루(襤樓)에 지나지 않는다. //어느 가시덤불 쑥구렁에 놓일지라도/우리는 늘 옥돌같이 호젓이 묻혔다고 생각할 일이요, /청태(靑苔)라도 자옥이 끼일 일인 것이다. < 서정주, 무등을 보며> * 주제 : 삶에 대한 의연하고 긍정적인 자세
45. 꽃밭은 그 향기만으로 볼진대 한강수나 낙동강 상류와도 같은 융륭(隆隆)한 흐름이다. 그러나 그 낱낱의 얼굴들로 볼진대 우리 조카딸년들이나, 그 조카딸년들의 친구들의 웃음판과도 같은 굉장히 즐거운 웃음판이다. <서정주, 상리과원> * 주제 : 찬란한 희열
46.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피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찬란히 틔워 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 주제 : 천형과 원죄 의식이 투영된 자기 인식<서정주, 자화상>
47.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이 다수굿이 흔들이는 수양버들 나무와/베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더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 주제 : 이상향에 대한 추구 ( 인간의 비극적인 운명의 초극) <서정주,추천사>
48.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주제: 떠돌이 삶의 애환과 갈등<신경림,목계장터>
49.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신경림, 파장> * 주제 : 농촌의 경제적 궁핍과 농민의 애환
50.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 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신경림, 농무>*주제: 소외된 농민들의 삶의 애환
51.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껍데기는 가라> 주제 : 왜곡된 역사의 극복 의지
52. 봄은/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오지 않는다./너그럽고/빛나는/봄의 그 눈짓은,/제주에서 두만까지/우리가 디딘/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신동엽,봄은> * 주제 : 통일의 실현
53.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 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보리라 <신석정, 꽃덤불> * 주제 : 해방의 기쁨과 새로운 민족국가 건설에 대한 소망
54. 푸른 산이 흰 구름을 지니고 살 듯/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주제 : 이상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삶에의 의지 <신석정, 들길에 서서> 55.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면은/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심훈> * 주제 : 민족 해방의 염원 (직설적)
56.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주제 : 이상향을 향한 동경과 그 비애 <유치환, 깃발>
57.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求)하지 못하고/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 유치환, 생명의 서> 주제 : 생명의 본질 추구
58.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거북이야/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하는 푸로메디어쓰 <윤동주,간> 주제 : 식민지 지식인의 정신적 자세(자기 희생 의지)
59.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내 백골(白骨)이 따라와 한 방(房)에 누었다.//어둠 속에 곱게 풍화 작용하는/백골을 들여다보며/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혼(魂)이 우는 것이냐/지조 높은 개는/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윤동주,또다른 고향> * 주제 : 현실적인 어둠의 상황의 극복과 이상적인 삶에의 동경
60.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별헤는 밤. 윤동주> 주제 : 어머니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향수
61.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 주제 :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와 현실 극복 의지
62.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쉽게 씌어진 시,윤동주> * 주제 : 어두운 현실에서의 고뇌와 자아 성찰
63.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윤동주, 자화상> 주제 : 자기 자신에 대한 애증과 번민 (자아성찰)
64.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윤동주,참회록> 주제 : 부끄러운 삶에 대한 참회와 자아성찰
65. 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이상, 가정>주제: 일상적 삶에의 동경 66.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診察)할 수 없으니퍽섭섭하오.<이상,거울> * 주제 : 지식인의 분열된 자의식 * 거울밖 나 : 현실적 자아*거울속 나: 본질적 자아
67. 벼는 서로 어우러져/기대고 산다. /햇살 따가워질수록 /깊이 익어 스스로를 아끼고 /이웃들에게 저를 맡긴다 <이성부, 벼> * 주제 : 벼(민중)의 소박하고 강인한 생명력
68.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마을서 흉집이라고 꺼리는 낡은 집 /제철마다 먹음직한 열매 /탐스럽게 열던 살구 /살구나무도 글거리만 남았길래 /꽃 피는 철이 와도 가도 뒤울안에 꿀벌 하나 날아들지 않는다 <이용악, 낡은 집> 주제 : 일제 치하, 멀리 떠나 버린 유랑민들에 대한 연민
69. 지금 눈 나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이육사, 광야> * 주제 : 조국 광복에의 신념과 의지
70.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 서서/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이육사,교목> * 주제 : 고난에 대한 의지의 정신
71,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 주제 : 새 생명 탄생의 의지(참된 삶에 대한 의지와 기다림) <이육사, 꽃>
72, 수만 호 빛이래야 할 내 고향이언만/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리라 <이육사, 자야곡> 주제 : 실향의식
73,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이육사,절정>*주제: 극한 상황을 벗어나려는 의지
74,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이육사,청포도> * 주제 : 조국 광복에의 소망 (오랜 희망의 실현을 기다림)
75, 꽃이 피네,/한 잎한 잎/한 하늘이/열리고 있네./마침내/남은 한 잎이/마지막/떨고 있는 고비./바람도/햇볕도/숨을 죽이네./나도/가만/눈을 감네. <이호우,개화> 현대시조 *주제 : 꽃이 피어나는 순간의 황홀감 (탄생의 고통과 외경)
76. 피아노에 앉은/여자의 두 손에서는/끊임없이/열 마리씩/스무 마리씩/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쏟아진다. <전봉건, 피아노>*주제 : 피아노의 생기 있는 음률에 대한 감동
77.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닥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너는 산(山)새처럼 날아 갔구나! < 정지용,유리창> * 주제 : 죽은 아이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
78. 아가는 밤마다 길을 떠난다. /하늘하늘 밤의 어둠을 흔들면서 /수면(睡眠)의 강(江)을 건너 /빛 뿌리는 기억의 들판을, /출렁이는 내일의 바다를 날으다가 /깜깜한 절벽, /헤어날 수 없는 미로(迷路)에 부딪히곤 /까무라쳐 돌아온다. <정한모, 나비의 여행> * 주제 : 아가의 순수함에 의한 인간애의 추구
79.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일이 끝나 저물어/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나는 돌아갈 뿐이다.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주제 : 강물에 삽을 씻으며 느끼는 인생의 의미
80. 어딜 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내가 오래 시달리던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 때면/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네.//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어두운 음계(音階)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자네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조지훈,병에게> * 주제 : 삶에 대한 관조와 명상의 자세
81. 벌레 먹은 두리 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러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던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올렸다. <봉황수,조지훈>*주제 : 망국의 한(맥수지탄)
82. 무너진 성터 아래 오랜 세월을 풍설에 깎여 온 바위가 있다/아득히 손짓하며 구름이 떠가는 언덕에 말없이 올라서서 /한 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을 바라보며 /나의 몸가짐도 또한 실오리 같은 바람결에 흔들리노라. <조지훈, 풀잎단장> * 주제 : 생명에의 외경(고달픈 삶에 대한 체념과 생명의 신비)
83.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귀천> 주제 : 삶에 대한 달관과 죽음의 정신적 승화
84.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얏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님의 침묵>* 주제 : 임을 향한 영원한 사랑
85. 아아 온갖 윤리, 도덕, 법률은 칼과 황금을 제사 지내는 연기인 줄을 알았습니다.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술을 마실까 망설일 때에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용운, 당신을 보았습니다> * 주제 : 님과의 이별을 통한 자기 존재의 확인 ( 절망 속에서 구원의 표상을 봄)
86.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한용운, 알 수 없어요> * 주제 : 진리의 궁극을 추구하고자 하는 정신
87. 이별은 미의 창조입니다 <한용운,이별은 미의 창조> 역설적 어구 남들이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한용운,복종> 역설적 사랑의 속박은 단단히 얽어매는 것이 풀어주는 것입니다./그러므로 대해탈(大解脫)은 속박에서 얻는 것입니다 <한용운,선사의 설법> 역설적 구절
88. 나는/나는/죽어서/파랑새가 되어/푸른 하늘/푸른 들/날아다니며/푸른 노래/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한하운, 파랑새> * 주제 : 내생에서의 새로운 삶을 염원함
89.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거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 함형수,해바라기의 비명> * 주제 : 정열적인 삶에의 의지
90. 걸어서 항구에 도착했다./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정박 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황동규,기항지> 주제: 유랑과 정착에 대한 그리움
91.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깔쭉대면서/우리의 대열을 이루며/한 세상 떼어 메고/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길이 보전하세로/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주저앉는다. < 황지우.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주제 : 암울한 현실적 삶에 대한 좌절감
92. <I>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II>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주제: 이별과 기다림 <황동규,즐거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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