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303)... 여름철 보양식
박명윤(보건학박사,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
여름철 보양식(補陽食)
더운 여름철이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양식(補陽食) 열풍’에 빠지며,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삼계탕(蔘鷄湯)을 꼽는다. 우리나라 삼계탕은 일본, 대만,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되고 있으며, 수출(輸出)규모는 2008년 1,025톤(441만 달러)에서 2012년 2,549톤(1,367만 달러)으로 증가했다. 한국산 가금육(家禽肉) 수입 허용에 관한 미국의 시행규칙이 확정되면 국산 삼계탕을 미국에서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物價監視)센터에 따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5년간 삼계탕 외식(外食) 가격 및 주요 원재료 원가를 분석한 결과, 삼계탕 외식 가격은 안전행정부(安全行政部)에서 공개하는 개인서비스 8개 품목 중 삼겹살 다음으로 높은 가격 인상을 보였으며, 평균 20% 가량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삼계탕의 주요 원재료인 닭(삼계) 가격은 2008년 2,034원에서 2012년 2,404원으로 370원 오른데 비해 삼계탕 가격은 1만993원에서 1만3,091원으로 2,098원 올랐다.
닭은 기원전 3천 년경부터 가금(家禽)으로 길들여지기 시작하였으며, 이집트와 페르시아(Persia)를 거쳐 기원전 500년경에 그리스에 전파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신라의 건국신화에 닭이 나온다. 즉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김알지(金閼知)에 “신라왕이 어느 날 밤 닭 우는 소리가 들려 숲속을 찾아보니 금색의 작은 궤짝이 나무에 걸려 있었다. 그 속에 아이가 있었기에 왕은 그 아기의 이름을 ‘알지(閼知)’라 하고 금궤짝에서 나왔다하여 김씨성(金氏姓)을 주었다”는 것이며, 그 숲을 계림(鷄林)이라 이름을 붙였고 신라의 국호로 삼았으며, 전국을 계림팔도(鷄林八道)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사위가 오면 씨암닭을 잡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에선 닭을 귀물로 여겨왔다. 닭은 생후 6개월이면 알을 낳기 시작하기 때문에 식용(食用)은 그 이전 어린 닭(영계)을 이용한다. 영계는 껍질이 연하고 지방이 많아 맛이 좋다. 한의학에서 닭고기는 달고, 따뜻하며,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을 튼튼하게 해 몸이 지친 사람들의 기운을 북돋워주고 소화력을 높여줘 허약체질이나 영양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좋은 보양식품이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食品醫藥品安全處)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은 삼계탕을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위생에 관한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삼계탕의 주원로인 닭고기는 식중독(食中毒) 유발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에 의한 식중독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고온다습(高溫多濕)한 여름철에는 닭고기에서 세균이 증식될 가능성이 크므로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삼계탕을 조리하거나 먹을 경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주의해야 한다.
먼저 닭은 냉장(冷藏) 또는 냉동(冷凍)으로 보관된 것을 확인 후 구입하여야 한다. 냉동된 닭의 해동(解凍)은 변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섭씨 5도 이하 냉장고나 흐르는 물에서 4시간 이내에 해동한다. 닭에 식중독균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조리자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손질할 때에는 반드시 1회용 장갑을 착용하며, 손질 후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다른 식재료를 취급하여야 한다. 또한 닭 손질시 다른 식재료와 교차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칼, 도마 등 조리 기구를 사용한 후 즉시 세척 및 소독 후 건조시켜야 한다.
삼계탕을 조리할 때는 식중독균 등이 사멸될 수 있도록 내부까지 푹 익게 충분히 가열하여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균량(菌量)이 증식될 수 있는 2시간 이내에 가급적 빨리 먹도록 한다. 바로 먹지 못 할 경우에는 식중독균 등의 증식을 방지하기 위해 식힌 후 4도 이하로 냉장 보관하도록 하며, 다시 먹을 경우에는 반드시 가열한 후 섭취해야 한다.
농촌진흥청(農村振興廳)은 여름철을 맞아 가정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그린삼계탕’ ‘레드삼계탕’ ‘냉삼계탕’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가정에서 다양한 요리법을 활용해 삼계탕을 조리해 먹으면 무더위로 지친 사람들에게 좋은 보양식이 된다.
‘그린(Green)삼계탕’은 삼계용 닭을 손질하고 불린 찹쌀과 불린 녹두에 녹차(綠茶)가루를 섞어 놓는다. 손질한 닭 배 속에 인삼과 대추, 마늘, 은행, 밤 그리고 섞어 놓은 찹쌀과 녹두, 녹차가루를 함께 넣고 속 재료가 빠져 나오지 않도록 다리를 꼬아 고정한다. 닭발과 무, 양파, 대파, 황기, 마늘, 생강, 통후추, 청주(淸酒) 등을 넣고 끓여놓은 육수에 닭을 넣고 푹 끓이면 깔끔한 맛이 나는 그린삼계탕이 완성된다. 그린삼계탕은 피부미용, 노화방지 등에 좋다.
‘레드(Red)삼계탕’ 조리 순서는 팥과 율무는 삶아 놓고 오이는 깨끗이 씻고 무와 마는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썬다. 목이버섯은 불려 손으로 찢고 다시마는 젖은 면포로 닦아 준비한다. 손질한 닭 속에 불린 찹쌀과 인삼, 대추, 마늘, 은행, 밤을 넣고 재료가 빠져 나오지 않도록 다리를 꼬아 고정한다. 복령과 닭발, 무, 양파, 대파, 황기, 마늘, 생강, 통후추, 청주 등을 넣고 끓여놓은 육수에 손질한 닭을 넣고 삶은 팥, 율무, 오이, 다시마, 무, 마, 목이버섯을 넣고 끓이면 구수한 맛이 나는 레드삼계탕이 완성된다. 레드삼계탕은 수분대사와 배변작용을 원활하게 해 체중조절에 도움을 준다.
‘냉(冷)삼계탕’은 닭은 삶아 살만 잘게 찢어 소금과 참기름으로 밑간을 하고 불린 흰콩은 삶아 식혀 견과류(잣, 호두)를 닭발, 무, 양파, 대파, 황기, 마늘, 생강, 통후추, 청주 들을 넣고 끓여놓은 육수와 함께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 체에 걸러 콩국을 만든다. 인삼은 편으로 썰고 달걀은 황백지단을 부쳐 채를 썰고 오이와 대추는 돌려 깍은 후 채를 썬다. 그릇에 삶아 잘게 찢어 놓은 닭을 넣고 오이채, 황백지단, 대추채, 인삼, 잣, 은행을 얹고 차갑게 한 콩국을 부으면 고소하고 시원한 냉삼계탕이 완성된다. 여름철 시원하게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냉삼계탕이 제격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 장어구이 등은 칼로리가 무척 높으므로 보양식을 너무 자주 즐겨 찾다가는 비만(肥滿)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삼계탕 한 그릇 열량은 약 930kcal이다.
여름철 식중독 예방을 위해 냉장고(冷藏庫) 관리가 중요하다. 대개 ‘냉장고에 넣어두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여름철이면 냉장고가 꽉 들어차기 일쑤다. 하지만, 냉장고 속에서도 식중독균(食中毒菌)이 자랄 수 있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 이에 식중독균으로부터 가족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냉장고를 현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냉장고는 최소 3주에 한 번씩 청소를 하여 내부를 청결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냉장고 선반은 중성세제를 푼 물 또는 식초 푼 물을 이용해서 닦아내도록 한다. 냉장고 문에 곰팡이가 피어 있으면 헌 칫솔에 소독용 알코올을 묻혀 닦아낸다.
냉장고에 저장하는 식품은 크게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으로 분류한다. 육류를 냉동실(冷凍室)에 보관할 때는 사용할 만큼 잘라서 랩에 싸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생선도 소량으로 나누어 랩으로 싸서 지퍼백에 넣어 보관하도록 한다. 냉장실(冷藏室)은 섭씨 5도 이하로 유지하며, 채소와 과일은 씻지 않고 신문지에 싸서 채소보관함에 보관한다.
금년 장마철에는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국지성(局地性) 호우가 잦았다. 최근 3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재해(災害)위험성 강우(降雨)’는 연평균 5.3일로, 1960년대 연평균 0.6일에 비해 8배 이상 증가했다. ‘재해위험성 강우’란 한 시간에 내리는 비의 양이 30mm 이상인 경우이며 침수, 홍수 등 재해를 불러일으킬 위험성이 큰 집중호우(豪雨)를 말한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전염병(傳染病)도 기승을 부린다. 즉 집중호우로 오염 물질이 만약 상수도로 유입되면 식수가 오염돼 수인성(水因性)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 이에 치사율이 높은 ‘비브리오 패혈증’ 발생이 평소보다 5배가량 증가하며 세균성 이질, 파라티푸스 등도 증가한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청송건강칼럼(303). 2013.7.27. www.nandal.net www.ptc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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