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서차례
하승수 벗,《행복하려면, 녹색》
여태전 벗,《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내冊 소개] 하승수 벗, 《행복하려면, 녹색》
"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바란다. 모든 생명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선택이나 사회의 선택이 행복과는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에게 지혜가 있다면 지금은 되돌아봐야 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혜로운 사람들이 늘 강조하는 게 있다. 행복을 위해 어느 정도의 물질은 필요하지만 물질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그러나 이런 지혜를 개인들도 믿지 않고, 국가 정책도 무시해왔다. 국가 정책은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경제 성장과 더 많은 소비'라는 미신에 사로잡혀 있다.
(중략)
우리를 불행으로 몰아넣은 근본 원인은 경제 성장 만능, 물질 만능, 소비 중독, 경쟁 맹신에 있다. 정치인, 고위관료, '재벌 대기업', 주류 언론은 이런 방향을 공유하며 끈끈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우리의 삶과 의식도 거기에 중독됐다. 그래서 사회도 불행해지고 개인도 불행지지고 있다.
녹색은 여기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색은 더 많은 정의, 지속 가능한 삶, 평화롭고 소박한 일상, 모든 생명의 행복을 추구한다. 두루뭉술하고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고 있으며 이미 많은 경험과 사례를 가진 대안이다.
(중략)
그동안 녹색은 맣은 왜곡을 당했다. 어떤 사람들은 녹색에 너무 경건하다는 이미지를 덧씌운다. 그러나 녹색은 소박하면서 유쾌한 삶을 지향한다. 그런 삶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삶에 연결된다. 그것이 많은 현인들이 얘기해온 '행복이고, '좋은 삶'이다. 그런 삶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치도 필요하다. 녹색 정치는 그런 삶과 사회를 지향한다"
[내冊 소개] 여태전 벗,《공립 대안 태봉고 이야기》
"이 책은 태봉고등학교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만들어낸 '희망의 합창곡'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4년 동안 함께 부른 노래 제목은 '감동을 위하여! 행복을 위하여!'입니다. '감동교육'과 '행복교육'의 쌍두마치를 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합창에 칭찬과 격려의 박수를 보내준 청중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희망찬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노래했습니다. 기뻤습니다. 무대 뒤에서 감동의 눈물도 많이 쏟았습니다. 때론 꾸중을 듣기도 했습니다. 오해와 편견에 시달리며 흔들리고, 아파하기도 했습니다. 슬펐습니다.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었습니다. 그럴수록 서로 어깨를 토닥이며 안아주었습니다. '함께 가자 우리'를 외치며 다시 희망의 합창곡을 불렀습니다.
"다시 만난 김상곤 교육감은 여전했다. 옷차림도, 자세도 변함없이 단정했다. 말솜씨 없는 것도 그대로였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는 '정답남' 자체였다. 허튼소리나 농담을 하는 법이 없었다. 이는 기자에겐 재앙이다. 몇 시간을 씨름해봐야 제목으로 뽑을 '섹시한 한마디'를 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랴. 지난 5년, 그는 이런 화법 덕분에 살아남았는지도 모른다. 여러분도 기억하실 것이다. 김상곤의 '정책'이 문제가 된 일은 있을지언정 '말'이 논란이 된 적은 없었다는 것을.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을 둘러싸고 보수 언론과 정부 여당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당하면서도 그는 말꼬투리를 잡힌 일이 거의 없었다.
대신 그는 정책과 행동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보여주는 편이었다. 짧게는 2시간, 길게는 5시간씩 총 여섯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나는 그가 실사구시에 능한 인물임을 새삼 깨달았다. 한 예로 김상곤을 유명하게 한 여러 정책에 대해 그는 좀처럼 저작권을 주장하는 법이 없었다. 무상급식은 경남교육청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고, 혁신학교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식이었다. 그 밖에 필난드나 일본교육 혁신 모델을 참고했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교육 혁신 모델을 광고하기보다는 외부에서 들여온 이들 모델을 어떻게 경기도에 맞게 변형해 이식하느냐에 훨씬 관심이 많아 보였다.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그가 상당히 낙관적인 리더십을 지닌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한 예로 그는 '철밥통'이라 욕먹는 한국 교사들이 알고 보면 서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들의 자긍심을 개혁의 동력으로 끌어내고자 노력한다. 한국 부모의 유별난 교육열 또한 그에게는 '병폐'가 아닌 '자원'이다. 그가 보기엔 부모들이 이 자원을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모를 뿐이다. 아이들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교육, 약육강식의 전쟁터이기를 거부한 교육, 그리하여 그 누구도 차별받지 앟고 뒤처지지 않는 교육... 이미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은 이런 교육을 받아들일 만큼 성숙했다. 그런데도 부모들이 이런 교육환경을 요구하는 데 쏟아야 할 힘을 개별적으로 분산시키다 보니 결국 '내 새끼'만 챙기는 왜곡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이었다. 정원이가 '우리도 해요'라고 말하기 전까진.
《별 볼 일 없는 4학년》에서 피터네 반 아이들이 주제를 정해 연구활동을 하는 부부을 읽어주는데 갑자기 정원이가 '그거 재미있겠다. 한번 해 봐요'라고 했고 다른 아이들도 '좋아요' 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한 시간 내내 웅성거리며 헤쳐 모이기를 반복했다. 분주함 속에 온갖 질문이 쏟아지고 나서 마침내 공부 모임이 정해졌다.
(중략)
믿기지 않았지만 열심히 해 보라고 했다 자칭 칠공주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 의상'을 알아보겠단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조사하고 종이접기로 옷 만들기를 할 거란다. 역시 여자아이들이다.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잘한다.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던 '사차원 친구' 네 명은 만화책을 만들겠다고 했다. 암튼 시작은 무척 창대하고 열광적이다.
(중략)
'가슴이 막 뛰어요. 내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수업을 마치고 학원으로 가야 하는 아이들이 이렇게 멋진 말을 했다. 순간 신종플루보다 더 강력한 뭔가가 우리 사이에 확 퍼져나가는 걸 느꼈다. 동화를 읽고 동화와 함께 자라는 아이들을 보는 순간, 내 가슴도 몹시 뛰기 시작했다. 내일도 우리는 동화를 읽고 동화와 함께 놀 것이다."
[내冊 소개] 김석준 벗, 《문제는, 교육이야!》- 교육이 부산의 희망입니다
이 책이 없어서 벗의 글을 직접 전하지 못하네요. 차례를 소개합니다.
1장 내가 만난 세상, 내가 꿈꾸던 세상
우암동 골목마다 새겨진 동심
아이들에겐 닮고 싶은 어른이 필요하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인생
못가본 길이 아쉽다
10대의 꿈을 펼치던 ‘설우회’와 ‘청두’ 모임
부산고등학교 2학년 3반의 전설
서울대학교 합격통지를 받고
내가 모르고 살았던 세상
2장 격변의 시대, 지식인이 갈 길을 물으며
긴급조치
9호 시대의 대학생활
사회학과 심포지엄 사건
감옥이냐 대학원이냐
가슴에 묻어둔 내 친구의 청춘
학문 속에서 지식인의
길을 묻다
운명은 우연처럼 찾아온다
부산대 학생들의 젊은 교수 길들이기
미안하고 아쉬운 아버지 노릇
3장
사범대 교수로 살아온 30년
제자의 뼈아픈 물음
영원한 나의 삶터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한 시간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던 이유
느린 걸음으로 부산을 걷다
영화 변호인과 노무현이 남긴 것들
그래, 문제는 교육이야
4장
교육이 부산의 희망이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정신
공교육을 살리는, 부산형 혁신교육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사회
학부모의 고통을 덜어주는 믿음의 학교
교사의 보람을 찾아주는 교육정책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먼저 교육청과
학교부터 투명하게
더불어 상생하는 교육공동체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
오래전, 학급문집의 인사말을 통해 내가 아이들에게 한 악속이다. 이것은 유능한 교사가 될 자신이 별로 없다는 고백이기도 했고, 교단을 떠나는 그날까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지 않겠다는 맹세이기도 했다. 그 약속은 이상한 주문과도 같아서 아이들이 미워질 때마다, 한 해가 끝날 때마다, 자꾸 세상과 타협하고 싶어질 때마다 나를 돌아보게 했다.
'좋은 선생님'이란 사실 별 게 아니다. 아이들에게 다정한 선생님, 사랑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선생님, 힘들 때 분명 도와줄 거라고 믿게 되는 선생님이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아이들에라면 모를까 모드느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기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무리 유능한 교사라도 좋은 선생님을 넘어설 수는 없다. 많은 가치가 전도된 세상에 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뭐라 하든, 교사는 유능하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이어야 한다.
(중략)
감성은 투명하고 이성은 칼날 같던 어떤 교사는 상처 위로 맨바람을 맞듯이 아픈 학교를 견디다 못해 결국 학교 밖으로 떠났다. 떠나는 그들의 고뇌와 나의 고뇌는 무엇이 다른 걸까. 나는 무엇으로 여태껏 '견딜' 수 있었던 걸까. 학교에 남이 있는 사람들이 부끄러운 시대이다. 답을 잘 찾지 못하는 것은 스무 살 시절이나 쉰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이나 여전하다.
그래서 나의 글들은 부끄러워한다. 의연한 선언을 소리 내어 외치기도 부끄럽고 달콤한 이야기를 읊조리는 일도 부끄러울 뿐이다. 아마도 세상의 많은 평범한 교사들은 나처럼 고민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우리의 부끄러움을 함께 모으다 보면 '못난 선생들끼리지만 함께 겯는 어깨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인생은 고향을 떠나와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인 것 같다. 내가 시를 쓰고 문학 선생이 된 것도 고향 때문이다. 향수,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오랜 시절 내 마음을 지배했다. 고향은 특정한 공간만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깊은 마음의 고향이 있고, 늘 그곳으로 향하는 그리움을 품고 산다. 인간의 평생이란 어찌 보면 이 그리움, 비어 있음을 채우는 과정일 테다. 마음의 근원에서는 항시 환한 햇살이 비친다. 가장 춥고 외로움 시절에도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 고향은 그 빛의 다른 이름이다.
고향을 찾는 길 위에서 문학을 만나 한 세월을 살아왔다. 문학은 오랫동안 가장 가까운 벗이었고 나 스스로이기도 했다. 그래도 문학을 사무치게 좋아했던 시절은 십 대 때였던 것 같다. 그때만큼 온 세상이 신비와 의문으로 가득한 적은 없었으니까. 세상이 온통 안개 같았다. 문학은 그 안개 속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었다. 문학의 빛을 따라 더듬더듬 세상을 해독하며 십 대 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문학 교사로 다시 십 대들의 세계로 돌아왔다. 내가 아무리 문학을 좋아했어도 혼자 읽고 덮어 버렸으면 쓸쓸했을 것이다. 감수성 충만한 십 대들과 시와 소설을 읽으며 보낸 시간들, 기쁨과 행복이 컸다. 문학에서 행복과 힘을 얻었던 나는 아이들에게도 그런 것을 주고 싶었다. 진실과 용기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학을 좋아하면 삶도 그리 닮아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어린이들은 수학시간을 통해 어떤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쓰기 전날 친구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여고 3학년 때 짝. 집을 나와 하국하고 있어서 조금은 괴짜로 생각했던 친구. 서울로 진학해서 어느 방학 때 와서 신문에 나지 않은 전태일의 죽음과 청계천 다락방 같은 곳에서 하루내내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일하는 여공들 얘기를 해준 친구. 학교를 쉬고 공장에 들어가더니 어느 땐가는 소식이 끊어졌다가 (지금은 대학 교수가 된 사람과) 결혼해서 다시 나타난 친구... 내가 하고 싶어했던 고전 번역 일을 하면서 한시를 썼던 친구...
그 친구가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 새삼 내 인생을 돌아보았다.
나의 삶이란 뭔가? 여기 내가 두고 가는 것은 무엇인가? 결국 남겨지는 것은... 사랑밖에 없지 않은가?
너희들이 내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면 그렇게 잘 사랑하지 못한 것 미안하다. 그러나 너희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단다.
사랑한다, 얘들아. 살다 지치면 고향처럼 생각해주는 선생님이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선물로 만든 문집이다. 좋은 추억으로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
"미국의 프리스쿨 선생님이 쓴 이야기에 '아이들이 타고난 풍요로운 생명력을 조금이라도 해치는 일이 없이 성장하게 돕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글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오래, 찬찬히 곁에 머물며 바라보면 이런 일은 가능합니다. 어른들이 세운 기준과 내용으로 강요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11반 친구들이 고추와 벼를 키우며 매일 기다린 인내를 생각하면 정말 어른들은 참을성이 없는지도 모릅니다.
우린 매일 화단을 지나며 손으로 쓸어주고 만지며 생명을 키웠지요. 그리고 아주 작은 변화, 이를테면 고추꽃이 피고 작은 열매가 맺기 시작할 때부터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요. 매일 감탄사와 사랑을 보내면서 말이에요. 우리가 아는 이 사랑으로 어른들도 기다려준다면 우리 친구들은 저마다 지니고 있는 생명력으로 쑥쑥 자랄 것입니다.
초등학교 첫 문집이 그렇게 자라는 11반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거름이 되고 햇빛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어디서든 생명이 자라는 걸 볼 때마다 여러분을 생각하며 미소 지을 것 같습니다. 햇살처럼 밝은 응원 보내면서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