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에서 인심난다’라는 말은 먹고 살 만큼 넉넉해야만 남을 동정하게 된다는 뜻으로 자신의 배가 부를 때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긴다는 말인데, 이렇듯 자신의 사재를 털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거나 순수한 목적에서 예술활동가들을 도와 그 맥을 잇게 한 옛 부자들의 이야기는 오늘날 좋은 교훈이 된다. 조선 영조 때 낙안군수를 지낸 유이주가 지은 집인 운조루는 〈전라구례오미동가도〉라는 건축도면과 비교해볼 때 대부분의 원형이 남아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를 적은 큰 뒤주가 지금도 남아 있어 가옥의 존재의미를 더욱 부각시킨다. 통나무를 깎아 만든 쌀 두 가마니 닷 되가 들어가는 뒤주로, 아래의 마개를 열면 누구나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였다.
경주에는 9대 진사 12대 만석꾼을 무려 수백 년간 이어온 최부자집이 있다. ‘재물을 모으되 만 석 이상 쌓지 말라. 과객은 귀천 없이 융숭히 대접하라. 흉년에 땅 사지 말라. 새 며느리에게 3년은 무명옷을 입혀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이 없도록 살펴라.’라고 대대로 이어져 온 조상의 가르침 덕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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