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Ⅲ : 의료활동 ㅡ 성 요셉 의원
1962년 구 토마스(Thomas F. Quinjan) 주교는 춘천뿐 아니라 강원도 삼척에도 3층짜리 병원을 짓고 골롬반 수녀들을 초대했다. 3층에 수녀원과 성당을 조성한 후 우선 두 명의 수녀가 파견되었다. 이 시기에는 결핵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았는데, 환자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병원을 찾아왔다. 당시 삼척 지역의 의료 시설은 매우 열악했고 병원도 거위 없었다. 그래서 여러 질병을 에방하기 위해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했으나, 1960년대는 심각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아 그들을 우선 치료하고 돌보는데도 시간이 부족했기에 질병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못했다.
무의촌 진료와 왕진
점차 더 많은 골롬반 수녀들이 삼척병원에서 일하게 되었고, 영국의 옥스팸(Oxfam) ˚ 1942년 옥스퍼드에 본부를 두고 발족한 극빈자 구제 기관 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산골 및 어촌 진료를 위해 왕진을 할 수 있었다. 수녀들은 이동 진료소를 만들어 여러 시골 마을들을 방문했고, 백일해, 디트테리아, 홍역 등 법정 전염병 예방에 주력했다. 아이들의 예방 접종과 면역력 회복이 의료 사도직의 가장중요한 임무였기 때문이다.
또한, 수녀들은 골롬반 신부들이 일하는 임원, 호산, 도개, 황지, 묵호 본당들을 차례로 방문하여, 성당에서 신자들과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모 교육과 질병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골롬반 수녀들은 21년간 삼척과 주변의 농어촌 등을 방문하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했다.
수녀들이 의료 사목에 헌신하는 동안 삼척에도 차츰 병원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국 정부도 어린이 예방 접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와 함께 의료 보험제도가 시행되고, 보건소 등이 문을 열면서 지역 주민들이 받을 수 있는 의료 혜택도 늘어갔다. 이렇게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자 골롬반 수녀들은 의료 사목을 하기 위해 처음 삼척에 왔을 때의 지향을 되돌아보고 이제 다시 새로운 곳,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골롬반 수녀들은 회의를 통해 삼척병원을 원주교구에 넘기기로 결정하고 극소에서 철수했다. 수녀회에서 은퇴하고 아일랜드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골롬반회의 한 수녀가 의료 사목을 하며 삼척에서 살았던 시간을 회상하며 보내온 글을 소개한다.
"사람들은 우리에게 대단하다고, 훌륭한 일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훌륭하거나 대단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많은 환자를 보살필 수 있었던 것은 아일랜드, 미국, 호주, 뉴질랜드, 영국의 옥스팸처럼 우리를 열정적으로 도와주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우리 뒤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린 그냥 그 앞줄에 서 있었을 뿐입니다."
글/ 교회;사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