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후 내내 바람이 많이 불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비 오고 바람 부는 날, 내가 듣기 좋아하는 밥 딜런의 노래를 찾아서 들었다.
<Blowing in the Wind>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더 고개를 쳐들어야 사람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산은 바다가 될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얼마나 더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안 보이는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2016년 10월 13일, 대중 가수로는 최초로, 밥 딜런은 이 노래의
가사로 '노벨 문학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나는 마음이 힘들 때마다 바닷가에 나간다. 바닷물결이 끊임없이 나를 질책하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안아주며 위로해 주던 그 소리......, 이렇게 바람이 많이 불어 창문이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그런 날, 나는 불을 끄고 오롯이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요즈음, 이상하게 마음이 어지러운데, 이럴 때 바람 소리를 들으면, 나는 평안히 잠을 자게 된다. 이 바람 소리를 들으러 나는 근처의 바닷가에 나가보고, 때로는 동네 뒷산에도 오르고, 또 우리 동네의 숲길을 혼자 산책하며,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 소리, 구름을 이리 저리로 옮기는 거센 바람의 소리를 듣는다. 내 삶의 힘든 시기마다, 나는 이렇게 바람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아니, “그럭저럭 살아 지더라”라는 말이 옳겠다. 이 곳에도, 저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내 삶의 이름은 바로 <머물지 못하는 바람> 이었다.
이제 돌아보니, 벌써 내 나이가 60이 넘어, 이순(耳順)에 이르렀다. 내 삶도 이렇게 바람결에 따라 행복으로, 때로는 슬픔과 절망으로, 저 높은 곳에서 흔들리며 떠 다니는 흰 구름처럼 그렇게 소리 없이 흘러가나 보다!
첫댓글 무조건 추천
바람만이 답이다
정답입니다
바다에 가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산이 보이죠 하늘이 보여죠 수평선이 보여죠 지평선이 보이죠
삶의 여정에서 해답을 잘 찾아내시는 조안나님
지혜로운 이순을 축하드립니다
60이 넘었지만, '이순'이 되었나? 합니다만은...ㅎ
지혜로운 이순의 나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따뜻한 목요일 되세요
바람소리!
바람이 들려주는 소리!
바람이 하는 말을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는
조안나님께 신뢰의 마음을 건네봅니다.
ㅎㅎ 언니. 날이 추운데 고생 많으시죠?
요즘 글을 쓸 여유가 없어서
전에 쓴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ㅎㅎ 따뜻한 하루 되세요
https://youtu.be/uKaJ8pQJN8U?si=6JKCuLpKvMDB3t31
밥 달런 & 존 바에스 / 듀엣 ....
PLAY
아.. 이런 듀엣도 있군요^^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ㅎㅎ
바람없이는 되는기 없어요
논물에 발담그고 선 벼도
바람이 흔들어주지 않으면
발 담근 물을 벼의 머리까지 올려
나락으로 여물게 하지 못한다더군요
벼를 익게 하는기
따뜻 태양빛뿐 아니라
바람이 흔들어주지않으면
발밑 땅의기운과
물의양분이 운반 안된다 하니
그 신묘한 능력에
감탄할밖에요 ᆢ
바람의사유
잘 읽었읍니다 조안나님!
아... 바람의 사유...!
참 멋진 댓글. 고맙습니다 ^^
내안의 헝클어진 사유를 바로잡아 주는 고마운 바람! 모든 만물이 필요로 하는군요.ㅎ
언니~굿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