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과 월권행위]
kjm / 2021.9.19
1. 직권남용죄
공무원이 권한 밖의 행위를 했을 때 처벌하는 것이 직권남용죄라는 것.
2. 남용의 의미
남용을 해석할 때, 현재의 법원은 넓고 좁음만 따지지, 높고 낮음은 배제한다.
3. 지위와 권한 (1)
권한의 남용은 처벌하는데, 지위의 남용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주장.
즉, 직권남용죄는 성립해도 월권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
3-1. 지위와 권한 (2)
지위는 유형의 사람에게 해당하고, 권한은 무형의 규정 내용이다.
부장(사람)이란 지위에 부장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다. 즉, 과장에게 부장의 권리와 한계가 주어지지 않는다.
3-2. 지위와 권한 (3)
지위와 권한을 과연 분리시킬 수 있는 건가? 결국 동전의 양면일 거라고 보는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
밥은 먹었으나 쌀은 먹지 않았다는 것이 되고, 압력밥솥으로 지은 밥이 아니므로 밥이 아니다란 억지 논리가 아닌가?
4. 행위에 대한 처벌
행위는 사람이 한다. 그런데 처벌에 있어서는 사람을 배제한다?
5.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
행위가 범죄와 연결되어 있다면, 범죄 사실을 가지고 사람과 사람의 행위를 판단한다.
행위의 정당성은 범죄와의 무관함을 밝히는 것이며, 범죄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범죄를 저지른 행위도 사라지지 않는다. 남용이든 월권이든 처벌되어야 하는 것은 필연이다.
범죄는 있으되, 월권이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범죄 사실은 그대로 남아 있는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범죄자가 아니라면, 홀로 남게 되는 범죄는 뭔가?
6. 행동과 행위
짐승에게는 행동이라 하고, 사람의 경우는 행위라 한다. 행위에는, 직접적 물리적 행동 뿐만 아니라, 의식과 판단 등이 결합되어 나타난다.
그렇다면 법원의 주장은, 나타난 행동은 처벌하는데, 행동을 이끌어내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가 된다. 왜냐하면 사람과 지위에 관계되는 것이지, 유형의 권한 행사 같은 물리적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7. 법률의 적용
법은 사람을 위해 만들었고, 사람에게 적용되도록 짜여졌다.
그런데 처벌은 범죄와 사람을 배제한 채, 사람의 행위만 따지겠단다. 즉 권한 여부만 놓고 보겠다는 것이다.
범죄가 있기에 범죄자가 있는 것이고, 범죄자가 있기에 범죄 행위가 있는 것이고, 범죄 행위 때문에 처벌할 수 있는 것 아닌가?
8. 월권행위가 무죄?
가령, 우물을 반경 1m로 파라고 했는데, 2m 파는 것은 처벌하지만, 호수를 파는 것은 허락한다는 뜻이 된다.
부장이 결정권도 없이, 사장 권한 대신으로 구매 결정을 내려서 실행했고, 그로 인해 회사가 막대한 손실을 봤어도 부장은 책임(배임 책임)이 없다는 논리가 된다.
권한 안에 있는 일을 부정하게 처리한 게 아니라, 권한 밖의 일(권한을 넘어서는 일)을 처리했기 때문에 처벌이 불가능한다는 얘기.
9. 법률을 새로 둘 것인가?
법률의 허술함일까, 법률을 적용하는 판사의 해석과 판단이 문제일까?
[잡다한 이야기 14] ㅡ kjm / 2024.1.29
1. 직권남용과 월권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탄희 의원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국정농단 47개항 모두 무죄의 1심 판결에 대한 곁가지 지적과 총평을 했습니다.
곁가지 지적은 1심 판결 원문을 아직까지 누구도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론들의 보도를 기준으로 총평을 했던 바,
의사가 수술실에서 수술칼로 수술을 하다가 환자가 의사의 과실로 죽으면 직권남용이 되어 처벌되지만, 권한이 없는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수술칼로 사람을 죽이면 권한 밖의 일을 저지른 것이 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 무죄 판결의 논리라는 것입니다. 즉, 나쁜 짓을 하면 유죄고 더 나쁜 짓을 하면 무죄라는 겁니다. 따라서 어떤 국민도 이번 판결을 비상식적 판결이라고 여길 거라는 겁니다.
가령, 저수지 관리인이 저수지 주변에서 1m 넓이 이상의 땅을 파서는 안 되는데, 2m의 땅을 파면 직권을 남용한 것이 되고, 10m 넓이의 우물을 팠으면 월권(권한 밖의 일)이 되므로 처벌할 수 없다는 허무맹랑한 논리와도 같습니다.
2. 바둑 이야기
바둑을 두다가 패가 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패가 나는 경우의 바둑 룰이 있습니다. 다른 곳을 둔 다음에 패가 난 자리에 다시 둘 수 있다는 규칙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순서에 의해 상대 대국자가 둘 차례에 상대가 두기도 전에, "어떤 패도 안 받아."라고 말하며, 상대의 돌들을 미리 따버리는 무례를 범하며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방정을 떠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룰에는 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도 같이 있는 것입니다. 그걸 모르거나 혹은 모른 척하며 자기 이익에만 충실하려는 사람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무시하려는 짐승의 모습에 다름 아닙니다.
3. 모래시계 이야기
시계(시간의 그물) 안에 모래를 가두고 자기의 시간에 갇혀버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흩어지는 모래를 억지로 움켜잡았지만 세상의 시간은 자기 시간 안에 있지를 않습니다. 결국은 모두 바람에 흩어져 날아가버려 한줌조차도 남지 않는 게 모래성과 같은 우리 인생 아니겠습니까?
오래전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카지노 대부로 열연한 박근형씨가 모래시계를 반복해서 뒤집던 모습과 마지막 대연회장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던 모습에서, 유리 모래시계의 자기 안에서 모래성을 쌓아왔던 비참한 인생의 말로를 보는 듯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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