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由칼럼] 민주당 ‘테러 정치’ 자살골, 국민의 역린 건드렸다
기자명 정기수 前 경향신문·시사저널 기자/ 자유일보
민주당은 ‘테러 정치’ 자살골로 역풍을 맞고 있다.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진영 눈치를 보다 망신을 자초했다. 정보 주도권을 쥐어야 할 경찰은 67세 잡(雜)테러범 구속에만 열을 올렸다. 이재명 테러 피습 사건은 이 나라 정치의 후진성, 사회 전문가들과 시스템의 망가진 단면을 낱낱이 보여준다. 모두가 비겁하고 계산하며 몸을 사린다.
제1야당 대표 테러 피습 사건에 경찰책임자의 공식 발표가 없었다. 정보의 센터가 닫혀 있으니 뉴스들이 답답하다. 영상과 경찰의 말이 불일치, 흉기가 칼인지 나무젓가락인지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과 병원이 침묵하는 사이 민주당은 원하는 방향으로 정보를 공개하고 통제했다. 선동 전문 최고위원이 수술 경과를 얘기했다. 병원장·경찰청장·주치의가 브리핑을 안 하거나 못했다. 서울대병원 수술 직후 브리핑이 취소되고 민주당이 대신 마이크를 잡았다. 그래서 일이 더 꼬였다.
자상이 위험한 상태였다면 응급외상센터 실력이 대한민국 최고라는 부산대병원에서 즉시 수술을 했어야만 했다. 이재명의 내경(內瓊, 목 내부) 정맥 자상은 명백히 위중한 것도 아니고 위중하지 않다고도 할 수 없었다. 헬기로 서울까지 옮겨 서울대병원에서 꼭 수술을 했어야만 했으며, 수술 후 중환자실로 입원시킨 이유가 달리 없다. 민주당 요청 또는 서울대의 자발적인 협조에 의한 것이었다고 사실대로 말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수술 직후 예정돼 있던 브리핑을 환자 동의 운운하며 취소했을 것이다.
커터 칼 공격을 당해 부상 상태가 훨씬 심각했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사건 때는, 수술 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고 브리핑도 세브란스 병원장이 직접 했다. 그때는 어떤 문제도 없었다.
브리핑 문제가 시끄러워지자 수술 이틀 후 집도의인 서울대병원 혈관외과 민승기 교수가 나와 "목 정맥이나 목 동맥의 혈관 재건수술은 난이도 높은 수술이어서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면서 "부산대병원의 전원 요청을 받아들였고…정해진 대로 수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았다.
전원(轉院)과 헬기 이송을 옹호하려다 결국 부산대병원 의사들의 폭로 뇌관을 건드렸다. 부산 시민들 자존심에 ‘자상’이 났다. 민주당으로 불똥이 튀었다. 부산·서울·광주 의사회들이 민주당의 특권의식, 위선, 내로남불에 분노했다.
민주당은 뉴스의 중심인 서울로 가려고 한 목적을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는, 일단 경상(초기 경찰 발표는 1cm 열상)인 당 대표를 위해 국민 세금(119 헬기 사용)을 쓰고 특혜 의료(서울대 병원 이송)를 왜 강제했는지를.
헬기 태우기와 병원 바꾸기는 권력 가진 자의 중앙 지향, 지방 무시, 국가 재산 남용이라는 이 나라의 고질적인 병폐를 여당도 아닌 야당이 몸소 실천한 사건이다. 시쳇말로 역린(逆鱗)을 건드렸다. 정청래는 ‘잘하는 병원’이라는 저질 서열화 발언으로 좌파들의 위선과 내로남불을 스스로 까발렸다.
민주당은 정보를 통제하고 이용하려 한 테러 정치 역풍을 감수해야 한다. 지역 의료 활성화니 평등이니 하는 말 이제 하지도 말라. 또 하면 뺨 맞는다. "내경정맥 손상쯤이야 우리도 경험 많고 잘할 수 있으며, 당시 수술할 준비도 하고 있었다"라고 부산대 의사들과 부산시 의사회가 들고일어나고 있다. 부산 선거만 망할까? 2000만~3000만 원이라는 헬기 이송 비용을 물어내고 사과한다면 국민 원성이 좀 가라앉을까?
혈세를 공중에 뿌리며 응급 상황 대처 의사도 동승하지 않은 채, 이재명을 서울로 끌고 온 민주당의 ‘의료의 정치화’는 시스템과 룰이 지켜지지 않는 이 나라의 환부(患部)다. 4·10 총선 투표는 그 수술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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