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이아 _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지구
저자 : 제임스 러브록
1. 한 페이지 요약 및 견해
'가이아Gaia' 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여신을 일컫는 말로, 지구의 생물들을 어머니 보살펴 주는 자비로운 신이다. 이 책은 그 신화를 과학으로 대체했는데, 지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서 그 위에 살고 있는 생물들이 최적의 생존 조건을 유지하도록 항상 자가조정하며 스스로 변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20여 년간에 걸쳐 지구와 생물의 유구한 역사를 연구하면서 지질학, 지구화학, 생물 진화학, 기후학 등에 담겨진 최근의 이론들에 근거한 과학적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가이아 이론‘은 1979년에 제임스 러브록에 의해 발표되었다.
‘제임스 러브록’은 1919년에 영국에서 태어났으며 화학과를 졸업 후 런던대학교에서 생물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체크로마토그래피의 가스성분 검출기인 전자포획검출기’를 발명하면서 NASA의 우주 생명체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그때 우주에서 보는 지구라는 행성이 다른 행성과 차이를 보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가이아”의 출발이다. 그는 지구의 대기 조성이 화성과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이렇게 독특한 이유가 지구 생명체들과 무생물을 포함한 주변 환경이 서로 영향을 주며 진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의 가이아 이론은 무엇보다 생명체의 생존을 위해서는. 온전한 지구를 위해서는 경쟁과 자원착취가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와 물리적 시스템간의 상호작용을 인정하는 새로운 환경윤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나에게 가이아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해 주었다.
우리 인간은 지구와 원초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우리 자신이 지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한 부분으로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을까?
이 생각은 인간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존재의 이유를 생각해보게 하였다. 인간에게 유익한 식물이나 동물 뿐만 아니라, 우리가 기피하는 벌레들, 식물에 붙어 기생하는 진딧물. 나뭇잎을 감염시키는 흰가루병의 균사까지도 그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 이라는. 그리하여 그 모든 생명들이 지구라는 이 생명체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 생각해본다.
- 존재의 이유
가이아를 통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분명히 어떤 목적(기능적)을 가지고 있으리라.
우리가 기피하는 수많은 생명들까지.
2. 나를 확장시킬 책속의 내용
P.5
아름다움은 진실이며, 진실은 아름답다. 이것이 전부다.
우리는 땅을 알아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의 전부이다.
P.9
지구는 다른 행성들과는 달리 생물들이 살기에 적합하도록 항상 스스로 환경을 조절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지구가 갖는 이런 속성이 태양계 내에서 지구가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 때문이 아니라 지표면에서 생활하는 생물체들의 덕분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P.11-12
만약 우리가 그런 다국적기업들이 생산하는 상품을 원하지 않는다면, 또 그런 기업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서 만든 저렴한 상품의 생산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었는지 만무하다. 세상만사가 모두 인류에게 이ㅗ운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나머지 정작 우리 자신이 지구의 다른 생물들에게 과연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쉽게 망각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우리가 지구와 맺고 있는 계약은 원초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 자시이 당연히 지구의 한 부분이며, 만약 건전한 지구를 우리들의 집으로 삼을 수 없게 된다면 우리 자신의 생존이 아예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구가 그곳에 거주하는 생물들에 의해 그리고 그 존재들을 위해 그렇게 안온하게 유지된다는 개념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나는 지구 생물권(biosphere)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생물체들과 대기, 해양, 암석 등 사실상 지구의 모든 존재들이 지구의 조절작용에 함께 관여하고 있는는 점을 명확히 기술하지 못했다. 생물체들을 포함하는 지상의 모든 만물이 자가조절적 실체이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의미하고자 하는 가이아인 것이다.
P.13
무지의 시대에는 기술적인 해결책이 신뢰를 얻는 법이다.(.....)
가이아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습관을 키우게 되었다. 그리고 인간성에 집착하는 기독교 교의에 대한 충성심을 낡은 외투를 벗듯 서서히 벗어버리게 되었다. 나는 이제 행성 지구를 아늑하게 유지하고 있는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체들을 우리 공동체의 일부분으로서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한 권리를 가진 존재가 될 수 없으며, 단지 가이아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봉사해야 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할 수 있었다.
P.17
생물권은 모든 생물들이 살고 있는 3차원의 지리적 공간이다. 가이아는 대기, 해양, 지표면의 암석 등과 밀접하게 결합된 모든 생물체들로 구성되는 초생명체이다.
P.23
20여 년 전에는 이런 생각이 오늘날 전세계 수백 명의 과학자들의 관심거리로 확대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들은 해양의 조류들에서 방출되는 기체들의 양을 측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 기체가 대기 중에서 산소와 결합해서 바로 구름을 만드는 씨앗 구실을 하게 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P.25
지구가 스스로 기후와 그 구성 성분들을 조절함으로써 살아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적합한 환경 조건을 유지시키는 존재라는 생각, 즉 일종의 살아 있는 생명체로 간주될 수 있다는 생각지은 사실상 가장 과학적인 환경 속에서 처음 얻어졌다.(.....)
우리는 실제 생명의 유지를 위해 잠시도 쉬지 않고 호흡하고 있지만 정작 그 공기의 실체에 대해서는 마치 당연히 그런 것처럼 그렇게 당연하게 공기의 조성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당연시하고 있다.
P.26-27
남극의 펭귄에서부터 미국 여성의 모유에서까지 농약 잔유물을 검출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결과 농약이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모든 생물들에 축적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힐 수 있게 되었다.
P.28
진실이란 전쟁터에서는 언제나 실종되기 마련이다.
P.29
우리가 인간사회와 주변 환경에 관해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과학적인 해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 그런 전망은 대체로 반신반의적이다. 이런 전망에는 우리가 과거 수백만 년 동안 지구 스스로가 변화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대기권과 지표면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포함된다.
P.35
만약 가이아가 존재 한다면, 우리는 행성 지구를 생물들의 안락한 서식처로 유지시키는 능력을 갖는, 한 거대한 존재의 실체 속에 우리들과 기타 모든 생물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될 것이다.
P.39-40
생명의 본질에 대한 침묵은...
이 주제에 대하여 우리가 그토록 폐쇄적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물려받은 본능 속에서 매우 민활하고, 고도로 발달된 생물 감지 프로그램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 공학적으로 설명하면 우리는 롬(ROM, 읽기 전용 메모리)을 우리의 두뇌 속에 이미 내장하고 있는 셈이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우리가 생물체를 생물체로서 인식하는 것은 즉각적이고 자동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능력은 동물 세계의 모든 구성원들도 똑같이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강력하고 효과적인, 그러나 무의식적인 생물체 인식의 과정이 동물의 생존인자(survival factor)로서 본래적으로 진화의 산물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는 자신의 먹이가 되거나 자신에게 유해하거나 우호적이거나 공격적이거나 또는 잠재적인 배우자가 될 수 있거나를 막론하고 그 모든 상대방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복지와 삶의 연장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이런 판단 기능을 갖는 자동인식 시스템은, 우리가 생물 그 자체를 정의하려고 하는 의식적인 사고를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P.41
생물이란 개방적 또는 연속성의 시스템으로서 외부 환경으로부터 취한 자유에너지와 물질을 사용하고, 더불어 이의 분해산물을 체외로 배출시킴으로써 자신의 내부 엔트로피(internal entropy)를 감소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는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생물은 에너지를 소모함으로써 자신의 형태를 구성하고 변형시키려고 하는 경향을 갖은 존재라고 그 특징을 기술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렇게 함으로써 생물은 자신의 외부로 저에너지의 부산물을 배출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정의가 생물뿐만 아니라 흐르는 물에서 생기는 소용돌이, 허리케인, 타오르는 불길, 심지어는 냉장고나 기타 공장에서 생산되는 여러 장치들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P.44
다른 어느 행성에서도 존재하기 어려울 것 같은, 유독 지구만이 갖는 독특한 대기 성분의 비밀은, 그것이 다름 아닌 지구의 생물들에 의해 하루하루 착실하게 만들어지는 데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엔트로피의 분명한 감소 - 또는 화학자들이 보통 말하듯 대기 가스들의 영속적 비평형 상태 - 는 생물의 활동을 나타내는 명백한 증가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구 공기 속에 메탄 가스와 산소가 함께 존재하는 현상을 살펴보자. 햇빛을 쬐면 이 두 가스는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바뀌게 된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는 매우 빨라서 현재 공기 속에 존재하는 양만큼의 메탄 가스를 그대로 유지시키려 한다면 매년 적어도 5억 톤 정도의 메탄 가스가 대기 중으로 유입돼야만 한다. 더구나 메탄 가스를 산화시키는 데 필요한 산소가 소모되는 메커니즘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산소는 메탄 가스의 양보다 적어도 두 배가 더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무생물적으로 이 두 기체가 생성된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는 현재 대기 중에 존재하는 양의 100분의 1도 설명하지 못하게 된다.
P.51
땅과 접하고 사는 시골 사람들에게 가이아의 가설이 명백한 현상으로 이해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도시에서는 누군가가 정식으로 그런 제안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마다 스스로 놀라곤 한다. 시골 농부들에게 있어 가이아 가설은 오히려 당연한 것이며, 그들은 항상 그렇게 간주해왔던 것이리라.
P.57
과학적인 정의로 에온(aeon)은 10역 년의 세월을 의미한다.
P.58
우리는 우리가 속해 있는 은하계 우주를 관찰하면서부터 별들의 세계가 생물계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인간 세계가 젖먹이 아이들에서 100세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별들도 나이에 있어서 천차만별이다. 어떤 오래된 별들은 훨씬 장엄하게 찬란한 불꽃의 섬광을 내면서 일생을 마감한다. 그 결과 잔광을 내는 수많은 파편으로 나뉘고, 그 후 이 파편들은 다시 모여서 성간 먼지와 가스 구름을 형성하며 더욱 응축되면 새로운 태양과 항성을 구성한다.(.....)
사실상 우주는 생물체의 구성 물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P.62
최초 생물은 오늘날의 환경보호주의자들이 우려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방사능 물질의 농도가 높은 조건 속에서 탄생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당시에는 공기 중에 산소나 오존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지표면에는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 방사가 거의 아무런 제한 없이 직접 도달했으리라.
P.64
수소는 태양을 연소시키는 연료로서 생물들을 번창하게 하는 태양 에너지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은 너무나도 많이 널려 있어서 보통 그 중요성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렇지만 원자의 수로 볼 때 물의 3분의 2는 수소가 차지한다.
P.65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수소가 외계로 빠져나가면 행성은 서서히 영락의 길을 걸으면서 점차 불모의 대지로 변하고 만다.
P.66
지구와 화성 그리고 금성에서는 수소를 무한정 붙잡아둘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중력이나 저온 현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만약 생물학적 작용이 없었다면 결국 수소를 모두 소실하게 되었을 것이다.
P.67
과거의 기후가 오늘날의 기후와 거의 같았으며 다만 빙하기에는 조금 더 추웠고 생명의 탄생 시기에는 조금 더 따뜻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P.69
행성 표면에서 외계로 태양빛이 반사되는 비율을 흔히 알베도라고 부른다.(.....)
생명의 싹이 처음 나타났을 때의 지구는 충분한 만큼의 태양 에너지를 흡수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하고, 안락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겨울이 없는 안온함’이 유지되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바로 이산화탄소와 암모니아 같은 온실기체의 단열 작용에 의했거나 또는 그 당시 육지의 면적과 배치가 현재와 달라서 알베도가 낮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장 사실에 근접하다.
P.72
끊임없는 생물 활동의 중요한 결과 중 하나는 대기권 기체인 이산화탄소와 메탄 가스의 생물권을 통한 순환일 것이다. 지상의 먹이자원이 고갈되면서 이런 기체들이 생물체를 구성하는 필수 원소인 탄소와 수소를 공급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 결과 대기 중에는 이런 기체들이 점차 감소되게 되었는데, 탄소와 질소는 생물들에 의해 고정(fixation:단순한 원소가 유기화합물의 형태 속에 포함되는 현상 - 옮긴이)되어 지표면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결국 태양의 바닥에 유기 퇴적물(detritus)의 형태로 침전되기도 하고, 또 탄산마그네슘이나 탄산칼슘의 형태로 원시 생물들의 몸체를 구성하는 일부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많은 원시 생물은 단단한 조개껍질 모양의 외피를 갖는데, 이것들이 모두 탄산칼슘이나 탄산마그네슘의 산물이다). 암모니아 가스의 분해로 만들어진 수소의 일부는 다른 원소들과 결합하기도 했는데, 특히 산소와 결합하여 물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떤 수소 원자들은 수소 분자의 형태로 되기도 했는데 이것들은 지구를 탈출하여 외계로 소실되었다. 암모니아에서 만들어진 질소는 대기 중에 그대로 남게 되었는데 그 결과 오늘날에는 대기의 4분의 3을 불활성 기체인 질소 분자가 차지하게 되었다.(.....)
기후란 본래 불안정한 것이다.
P.76
가이아가 자신의 환경을 능동적으로 변화시킨 최초의 시도는 기후와 태양 에너지의 감소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생물들이 보전되기 위해서는 다른 중요한 환경적 속성들도 역시 미묘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 어떤 필수 원소들은 대단히 많은 양이 요구도지만 또 어떤 원소들은 오직 극미량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지만 이런 원소들이 때때로 시급히 필요한 경우도 있었을지 모른다. 독성을 띠는 생물체의 노폐물과 찌꺼기는 반드시 제거되어야만 하는데, 만약 재이용이 가능하다면 유용하게 다시 쓰일 수도 있다. 산성도는 항상 유심히 지켜봐야 할 사항으로 전체적 주변 환경은 항상 중성이거나 약 알칼리성으로 유지되어야만 한다. 바다는 언제나 짠맛을 지녀야 하지만 너무 염도가 높아서도 안 된다.
P.77
생물권은 자신의 구성 요소로 중요한 물질들을 주위 환경으로부터 흡수하여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ㄴ 불질들이 모두 고갈되자 대기, 해양, 그리고 지표로부터 원료 물질을 취하여 자신들의 구성 물질들을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게 되었다. 생물들이 전 지구적으로 퍼져나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다른 하나의 중요한 업무가 필연적으로 미량 원소들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었다. 세포로 형성되는 생물은 모두 효소(enzyme)라고 불리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화학 물질, 즉 촉매 물질을 가진다. 그런데 효소들의 대부분은 그 자신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어떤 종류의 미량 원소들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탄산탈수 효소는 세포 내 환경에서 이산화탄소의 유출입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효소의 구성 성분에는 아연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효소들은 철, 마그네슘, 바나듐 등을 필요로 한다. 코발트, 셀렌, 구리, 요오드, 칼륨 등을 포함하는 많은 미량 원소들은 지금도 생물권이 수행하는 여러 작용들에 반드시 필요한 미량 원소들이다. 원시 가이아에서 이런 필요성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충족되었을 게 분명하다.
P.77-78
처음에는 이런 미량 원소들이 널리 퍼져 있었으므로 생물들이 그것들을 취하는 데에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물들이 점차 번성하게 되자 이들 미량 원소의 공급이 부족하게 되고, 급기야는 생물들이 자신의 번식을 위하여 경쟁적으로 그것들을 찾게 되었으리라. 최초의 생물들이 얕은 바다에서 번성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은 매우 타당한 논리이다. 이들 주요 원소들은 생물들의 활발한 번식에 의하여 생물체에 흡수되었다가 급기야는 생물체의 사멸과 함께 죽은 세포와 골격의 형태로 진흙이나 해저의 뻘 속에 묻히게 되었을 것이다. 일단 이렇게 침전된 물질들은 보통 다른 침전물들에 깔려서 덮이게 되고, 그 결과 매몰 장소는 지각의 완만한 균열에 의하여 다시 노출될 때까지 생물권가 완전히 격리된다. 지질학의 역사 도처에서 보여지는 퇴적암의 거대한 지층은 바로 이런 격리 작용의 장엄함을 나타내는 산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생물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하여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생물의 진하 과정에서 나타나는 끊임없는 시행착오는 바로 이런 노력을 의미한다. 위의 경우처럼 다른 생물의 시체를 먹어치우는 종들이 나타나 죽은 생물체가 바다 밑 바닥에 묻히기 전에 그들로부터 주요 원소들을 회수함으로써 문제가 부분적으로 해결되었다. 바닷물로부터 희귀한 물질들을 추출해날 수 있는 정교한 물리 . 화학적 시스템들도 이와 함께 진화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제까지 독립적이었던 미량 원소의 회수 수단들이 보다 높은 생산성을 위하여 서로 합쳐지고 연계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구성된 보다 복잡한 협조 체제의 네트워크는 각 부분들이 갖는 가능의 합보다 훨씬 커다란 능력과 속성을 지니게 되었을 것이며, 바로 이런 점이 가이아가 갖는 여러 특성의 한 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P.79
오염(pollution)이란 흔히 우리가 말하는 도덕적 타락의 산물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생물들의 생활 속에서 나타나는 회피랄 수 없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은 생물 시스템의 낮은 엔트로피와 정교하고 역동적인 조직이 그 기능을 발위하기 위해서는 저준위의 폐기물과 에너지를 외부 환경으로 반드시 배출시켜야만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가축의 분뇨는 초목들과 딱정벌레들, 그리고 농부들에게까지 오염 물질이 아닌 중요한 선물이 된다. 우리가 좀더 현명하다면, 산업 폐기물을 꼭 폐기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P.80
현재 지구의 생물권은 매년 약 10억 톤 정도의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 양은 항 화물과 질수 화합물들이 자연적으로 산화함으로써 생성되는 강산(strong acid)인 황산과 질산을 중화시키는 데 필요한 알칼리 양에 거의 일치한다. 아마도 이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러나 어쩌면 가이아의 존재를 증명하는 상황적 증거의 또 한 예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P.81
우리 자신들과 다른 동물들에서 볼 수 있듯이 세포 속에서 유기 물질을 산호와 결합시키는 산화작용이 운동에너지를 공급하는 아주 효율적인 수단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P.83
태양 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는 생물체라면 비록 환원적 환경 속에서라 할지라도 충분히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자유에너지를 가지며, 대부분의 생화학적 과정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P.84
무산소 상태의 대기 중에 산소가 침입하게 된 것은 지구 역사상 초유의 대기오염 사건이었으리라. 우리시대의 생물권에는 해양성 조류(marine algae)가 번성하고 있는데, 이들은 태양빛을 이용ㅇ하여 해수 중에 포함된 염소 이온을 염소 가스로 전환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공기중에 염소 가스가 존재하게 되면 오늘날의 생물들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생물권이 감수해야 하는 이런 위험성도 20억 년 전 무산소 대기 시절에 산소가 축적됨으로써 당시의 생물들이 겪었던 경험에 비한다면 그야말로 보잘 것 없는 사건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P.85
가이아는 과거의 질서를 회복하는 원상복구라는 인간적인 방법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양한 융통성으로 변화에 적응하여 살인적인 침입자를 유쾌한 친구로 바꾸는 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P.89
황금빛 모래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곡선의 모래 언덕
P.91
19세기 말에 볼츠만은 엔트로피에 대하 아주 격조 높은 정의를 내렸는데, 그는 엔트로피를 분자 분포의 확률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했다.
이 정의의 의미는 곧 만약 우리가 자연적으로 존재 불가능한 그런 분자 집합체를 발견한다면 그것은 생물체이거나 생물체의 산물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또 만약 우리가 이런 분자 집합물을 지구 도처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이아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된다는 의미도 된다. 가이아는 지구에서 가장 커다란 생물체 - 또는 그 집합 - 인 것이다.
P.94
지금부터 지구를 섭씨 15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우주적 규모의 보온병 속에 담아 놓아다고 가정하자. 이제 보온병을 손에 쥐고 흔들어서 지구를 완전히 균일하게 혼합한다면 그 속에서 모든 화학반응이 진행되면서 에너지가 방출될 것이다. 이 에너지가 보온병에 흡수되면 병의 내부는 여전히 일정 온도로 유지도lwlaks 결국은 화학반응이 완료되어 더 이상 에너지 방출이 없게 되는 때에 이를 것이다. 이때 우리는 그 표면은 바다로 덮여 있지만 파도나 해류가 없고, 그 위로는 이산화탄소가 풍부하지만 산소나 질소가 없는 대기권을 갖는 지구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지구에서는 해양은 염분이 매우 풍부하고 해저 바닥은 규소, 규산염 및 점토 광물 등으로 뒤덮여 있게 된다.
그런데 우리들의 이 가상적 화학평형의 세계에서는 화학적 조성이 꼭 어떠하고 그 화합물의 형태가 꼭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그런 세계에서는 어떠한 에너지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P.97
오늘날의 주구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화학적 힘(chenical power)이 풍부하고, 또 대부분의 장소에서 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있다. 만약 대기 중에 포함된 산소의 농도가 현재보다 4%만 더 증가한다면 세계의 도처에서 대화재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만약 산소의 농도가 25%까지 이르면 심지어 습기를 듬뿍 품고 있는 숲이라고 해도 일단 불이 붙으면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P.98
평형 상태의 세계, 그리고 정상 상태의 세계와 분명히 다르다는 사실을 쉽게 인정할 수 있다.(.....)
무생물적 현상의 많은 부분들 - 예를 들어 불이 붙는 것과 같은 현상들 - 이 생물이 존재함으로 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직접적인 결과라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 되었다.
P.100
이 행성(지구)의 생물은 사실상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강인하고 튼튼하며 또 환경에 잘 적응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인간도 이 강인한 생물계의 한 구성원이다. 그런데 이 생물계에서 가장 필수적인 구성원은 대륙붕의 바닥과 지표면 바로 밑 토양 속에서 생활하는 생물들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대형 동식물들은 사실상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것들은 마치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품을 광고하는 데 이용되는 세련된 세일즈맨과 우아한 모델들처럼 겉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꼭 필수적인 존재는 아닌 셈이다. 진실로 강인하고 신뢰할 만한 지구의 일꾼은 바로 토양 속과 바다 밑바닥에서 생활하는 미생물인데, 그들 주위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자외선 복사에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P.101
세계대전이 다시 벌어져서 지구에 산재한 모든 핵무기가 거의 동시에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 인류와 대부분의 대형 동식물들은 역시 심각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단세포성 생물들이 그런 큰 사고를 경험할 때 생존에 지장을 받을 것인가 하는 점에는 역시 의심의 여지가 있다. 핵폭발 실험이 빈번하게 행해졌던 비키니 섬에 대한 생태학적 조사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있었는데, 그것은 대향의 방사능 방출이 이 산호처 섬의 생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사 결과들은, 그처럼 거듭된 방사는 방출에도 불구하고 핵폭발에 의해 표토가 벗겨져 암반이 들어난 지역을 제외한 이 섬의 다른 모든 지역에서 생물들의 활동이 거의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주었다.
P.108
지구 생물권에 필수적인 여러 협동 업무를 수행하는 무수히 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오직 탐욕스럽게 먹이를 흡수하고 번식만을 능사로 아는 한 종류의 생물종으로 대치되었을 때의 결과는 과연 어떠할까?
P.109
(많은 해양생물들은 바닷물에 목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칼슘과 결합시켜 탄산칼슘의 형태로 자신의 외피를 만드는데, 이들이 죽으면 해저에 가라앉아 결국 석회암을 형성한다.)
만약 지구에 이산화탄소를 고정시킬 수 있는 생물권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는 과거 어느 때 임계계수 1%를 초과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더라면 대기권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여 물이 끊는 온도에 근접하게 되었으리라. 기온 상승은 화학반응을 가속시키며, 따라서 화학평형에 이르는 기간도 단축시킨다.
P.111
인간의 이익을 위하여 미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일은 인류가 치즈와 포도주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있어온 일이다. 유전공학적 기술을 응용하고 있는 모든 과학자들과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생물체를 가꾸는 농부들이 모두 함께 인정하듯 가축화, 즉 유전자 조작이라는 것은 그 생물이 야생의 조건에서는 자랄 수 없게 만드는 작업이다.
P.112
자연계에는 외부에서 침입한 무법자 종자가 제멋대로 번식하여 모든 생물체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하는 정교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생물의 전 역사를 통하여 미생물은 무수히 많은 세대교체를 거듭해왔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시험해보지 않았던 유전자 조합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진화를 거듭하면서 점점 더 규칙성을 더해가는 우리의 가이아는 필경 내부적으로 유전자의 조합을 통제하는 안전장치를 보강하는 것을 그의 한 속성으로 삼았음이 분명하다고 하겠다.
P.115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라는 용어는 ’키잡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는데, 살이 있는 생물체나 복잡한 기계에서 보이는 자가규제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분야를 지칭한다.(.....)
오랜 경험을 통하여 우리는 안정된 물체라는 것은 바닥에 닿는 밑면이 넓고 무게 중심이 비교적 아래에 위치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신이 관절을 갖는 긴 다리와 비교적 좁은 면적의 발바닥에만 의지하여 수직으로 꼿꼿이 서서 걸을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로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옆에서 밀거나 또는 버스나 배에서처럼 발을 딛고 서 있는 밑판이 흔들릴 때에도 균형을 잡고 서 있을 수 있다. 또 노면이 거친 길에서도 걷거나 달릴 수 있다. 이런 모든 기능들은 생물체와 고도로 자동화한 기계들만이 가질 수 있는 자가조절과 자가규제의 속성이다.
P.123
사이버네틱 시스템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관건은 그것들을 마치 하나의 생명체와 같이 간주하여 부분들의 집합체가 각 부분들의 단순한 합 이상의 존재로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에 있다.
P.125
우리 몸의 모든 부분이 37.5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상 체온을 나타내는 부분은 우리 몸의 중요한 기관들이 들어 있는 머리와 몸통 부분에 불과하다. 우리 몸의 피부와 사지는 넓은 범위의 온도 변화에 견딜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심지어 빙점 이하의 온도에서도 아무런 불평 없이 떨기만 할 뿐이다.
즉 우리 두뇌가 결정하는 것은 주어진 순간에 최적 온도가 몇 도인가 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최대의 신체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말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사람들은 추위를 느꼈을 때 몸을 떠는 무의식적인 현상이 단순한 신체 반응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었다. 사실 이처럼 몸을 떠는 현상은 근육 활동을 증진시키고 몸 속에 축적된 에너지원을 연소시켜 열을 방출하게 하는 수단인 것이다.
P.126
땀을 흘리거나 몸을 떠는 일, 음식물과 지방을 연소시키는 일, 피부와 사지로 뻗어 있는 혈관의 혈류량을 조절하는 일 등은 모두 외부 기온이 0도에서 40.5도까지 수시로 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체의 온도를 37.5도로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협동 시스템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P.130
염분 농도의 조절은 가이아의 조절 기능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기능에 해당될 것이다.
P.144
우리가 외계에서 지구를 살펴볼 수 있게 됨으로써 오히려 우린 관심을 자연스럽게 지구로 돌릴 수 있게 되었고,
P.145
대류권은 지표로부터 10킬로미터 높이까지 해당되는데 구름이 형성되고 날씨 변화가 나타나는 공간이다 또 이 권역은 공기 호흡을 하는 거의 대부분 생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생물계와 무생물계가 상호작용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P.150
생물권이 우리 주변의 대기 조성을 능동적으로 조절 유지시키고 있고,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지상의 생물들을 위한 가장 적절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P.152
생물의 몸은 유기물로 만들어 지는데 유기물의 주요 성문은 C, H, O, N이다. 그런데 이런 성분으로 만들어진 탄소화합물은 땅 속에 묻힐 때 탄소만 남게 되고 대부분의 수소, 산소, 질소는 대기중으로 방출된다. 이처럼 땅 속에 묻힌 탄소가 곧 석탄이나 석유의 형태이며, 이 과정에 공기중에 첨가되는 산소가 바로 여기에서 말하는 산소이다. - 옮긴이
P.156
대부분의 메탄 가스가 해저, 늪지, 습지, 하구등 탄소 화합물이 풍부하게 묻혀 있는 장소들에서 박테리아의 혐기성 발효(무산소 발효)에 의해 만들어 진다는 사실.
P.157-158
메탄 가스의 기능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무생물적 환경을 원래의 조건 그대로 계속 유지시키는 것이다. 메탄 가스가 나는 진흙탕 속에서 방울방울 끊임없이 솟아날 때에 그것을 혐기성 미생물의 관점에서 본다면 자신들에게 해롭기 그지없는 산소 원소뿐만 아니라 비소(As)와 납(Pb)등을 메틸 유도체의 형태로 함께 내보내는 것이 된다.(.....)
지표로부터 발생한 메탄 가스는 대부분 산화하여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되지만 일부는 산화하지 않은 채로 성층권까지 도달한다. 여기에서 메탄 가스는 마침내 분해되어 이 층에 물 분자를 공급하게 되는데, 물 분자는 다시 사소와 수소로 갈라지게 된다. 그러면 수소는 외계로 탈출되지만 상대적으로 무거운 산소는 아래쪽으로 내려온다. 이런 방식으로 메탄 가스는 비록 양적으로는 극히 미미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사실상 엄청난 양이 방출됨으로써 대기권의 산소농도를 높이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것이다. 지금처럼 재기 구성 물질들의 대차대조표가 균형을 이루고 있을 때에는 외계로 탈출하는 만큼의 수소 원자가 곧 대기권이 새로 얻게 되는 산소의 양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P.159
대기 중에서 산소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은 곧 능동적 조절시스템의 존재를 시사하는 것이다. 아마도 무엇인가가 대기권의 산소 농도를 감지하고 그것이 적정 농도를 벗어나게 될 때 경고를 발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런 작용이 어쩌면 메탄 가스의 생성과 탄소의 매몰에서 찾아질 수 있을지 모른다.(.....)
현재 연간 약 5억 톤의 매탄 가스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탄소의 양보다 20배나 많은 탄소량이 매년 지하에 묻히고 있다. 따라서 이 비율을 바꿀 수 있는 메커니즘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결국은 효과적으로 대기층의 산소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P.160-161
다른 한 가지 기묘한 기체는 아산화질소(N₂o)다. 메탄 가스와 마찬가지로 아산화질소는 공기 중에 극미량, 약 0.3ppm정도가 포함되어 있다. 이 기체는 메탄 가스처럼 토양과 바닷물 속의 미생물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데, 현존량이 적다고 해서 생산량이 적은 것은 결코 아니다. 아산화질소는 매년 3천만 톤 정도가 만들어진다. 이 비율은 곧 질소 원소가 공기 중으로 복귀하는 양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공기 중에는 아주 막대한 양의 질소가 존재하는 반면 아산화질소의 양은 매우 적다. 그 이유는 질소가 매우 안정된 기체여서 공기 중에서 축적되는 반면 아산화질소는 태양으로부터의 자외선에 의해 쉽게 파괴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괴상한 기체가 아무 쓸모없는 것이라면 왜 생물권이 굳이 에너지를 소모하면서까지 그것을 만들려고 할까?
첫째로, 아산화질소는 메탄 가스와 마찬가지로 산소의 규제를 담당할지 모른다. 아산화질소에 의해서 토양과 해저로부터 대기 중으로 운반되는 산소의 양은 지각 내부로부터 지속적으로 방출되는 환원성 물질의 산화에 의한 손실을 비교할 때 그 두 배만큼의 양에 해당된다. 따라서 아산화질소가 메탄 가스의 역할에 균형을 잡아주는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이 둘이 서로 연합하여 대기권의 산소 농도를 즉각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64
자연계의 거의 전역에 걸쳐서 암모니아와 산성 물질들이 균형을 이루어 빗물이 너무 산성이거나 너무 알칼리성에 치우치지 않게 조절된다는 사실은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고 하겠다.
P.166
생물들에게는 고농도의 질산염에 적응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으므로 차라리 질소 기체의 형태로 대기 중에 붙잡아두어 다른 어떤 기능을 수행토록 하는 것이 보다 편리했을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생물권이 개발한 여러 생물학적 작용들이 바다와 육지로부터 질소를 탈출시켜 공기 속에 머물도록 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P.168
인류는 스스로를 자연계로부터 이탈시켜 이제는 마치 자연계의 한 부분이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있으며, 또 인류 문명의 산물은 아예 ‘자연적’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들은 지구상의 다른 모든 화학 물질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적인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우리 인류 자체가 바로 생물계의 일원이며, 그것들은 바로 우리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생물들에게 있어 이산화탄소와 물의 중요성은 원초적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것들이 생물들에 의해서 조절되고 통제되는 것인지 밝힌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지구화학자들은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단기적으로 0.03%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닷물과의 단순한 반응에 의해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과학에 대하 비교적 지식이 깊은 사람들은 이산화탄소와 물이 수용액 속에서 중탄산과 다른 양이온의 형태로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로 있을 것이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보다 거의 50배나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여러 가지 형태로 바닷물 속에 녹아 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이우에 의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감소하게 된다면 바닷물 속에 존재하는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어 곧 정상 농도로 복귀될 것이다.
P.171
이산화탄소는 식물체의 광합성에 필수적인 원료일 뿐만 아니라 많은 종속 영양생물들(즉 비광합성 생물)에 의해서도 유기물로 전환된다.
P.172
지구는 물의 행성이다. 물 없이는 생물의 존재란 있을 수 없으며, 모든 생물은 완벽하게 물의 중립적 관용성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생활한다고 할 수 있다. 물은 궁극적으로 모든 화학반응의 준거가 된다.
P.175
“이 행성을 지구(Earth)라고 부르는 것은 얼마나 부적절한가? 이곳은 명백히 대양(ocean)으로 불려야만 한다.“ 지구 표면의 거의 4분의 3은 바다로 되어 있다.(.....)
대양으니 지구라는 거대한 증기기관의 한 부분으로 이 기관이 태양의 복사열을 받아들여 공기와 물의 운동을 통하여 에너지를 지구의 구석구석까지 골고루 분산시키는 데에 막중한 역할을 담당한다. 총체적으로 대양은 거대한 ‘기체 저장고’라고 할 수 있어서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의 조성을 통제하고 해양생물들 -- 지구상의 모든 생물군의 약 반에 해당하는 -- 에게는 안정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등으로 생물권에 기여한다.
P.177
비록 해양의 무게가 지구 대기권 무게의 250배나 된다고 하지만 그것은 지구 전체의 무게에 비교할 때 4000분의 1에 불과하다. 만약 우리가 지구를 직경30센티미터의 축구공이라고 가정한다면 바다의 평균 깊이라는 것은 간신히 글씨를 쓸 수 있는 얇은 종이의 두께 정도에 불과하며 비록 해구라 할지라도 그 깊이는 축구공에 나 있는 0.3밀리미터 깊이의 미세한 흠집에 비교될 수 있다.
P.178
‘바다는 왜 그렇게 짤까?’
한때 정답이기도 했는데....
즉 태고적부터 쏟아져 내린 비와 강물이 육지로부터 염분을 바다로 운반했기 때문에 바다가 그렇게 짜졌다는 것이다. 해양의 표면으로부터는 물이 끊임없이 증발된다. 그것들은 다시 빗물이 되어 육지에 뿌려지곤 했지만, 증발되지 못하는 염분은 항상 바다에 남겨지게 된다. 따라서 바다는 날이 갈수록 염분 농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바닷물의 염분 농도는 무게비로 따져서 100%로를 최대로 할 때 약 3.4% 정도다. 그 반면에 우리 몸의 염분 농도는 현재 0.8%에 불과하다.
처음 생물이 나타났을 때 그 해양생물의 체액농도는 바닷물의 농도와 같았을 것이다.
이후 생물들이 진화의 도약을 시작하면서 그들은 해양으로부터 육지로 서식처를 이동했다. 이때 동물들의 체액 농도는 처음 상태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는데, 말하자면 마치 화석이 그런 것처럼 원래의 체액 농도에 그대로 고정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 바닷물의 염분 농도는 점차 높아졌다. 그 결과 오늘날에는 생물들의 체액 농도와 바닷물 염분 농도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겨나게 되었다.
P.181-182
바닷물 속에는 무게비로 평균 3.4%의 무기염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 무기염의 90%는 염화나트륨, 즉 소금이다.(.....)
무기염은 물에 녹으면 서로 상반되는 전하를 갖는 두 종류의 작은 이온의 형태로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물 분자가 반대 전하를 갖는 이온들 사이의 전기력을 크게 감소시키는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생물 세포가 살아 있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부 수용액이나 외부 환경을 막론하고 아주 잠깐 동안이라도 그것의 염분 농다고 6%를 결코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일반인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은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
P.187-188
바닷물에서 염분이 제거되는 메커니즘이 어떠한 경로로든 생물들의 작용에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이를 밝히는 데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지난 수십 억 년 동안은 아니라 해도 적어도 지난 수억 년동안 해양의 염분 농도가 거의 변함없이 유지되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여러 직접적 또는 간접적 증거들이 있는데 그것들의 신뢰성은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빗물과 하천에 의해 육지로부터 바다로 씻겨 들어가는 염분의 양은 매 8000만 년마다 한 번씩 바닷물을 현재 수준의 염분 농도로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따라서 이런 작용이 바다가 만들어진 이래 계속 진행되었다고 한다면 오늘날의 모든 대양은 염분 농도가 아주 높아져서 생물들이 전혀 살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P.190
육지의 생물들은 대부분 중력 때문에 지표면에 붙어사는 이차원적인 생존 형태를 갖는다. 그러나 바다의 생물들과 바닷물 그 자체는 거의 비슷한 정도의 밀도를 가지기 때문에 그 결과 생물은 중력의 제한을 벗어나서 삼차원적인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 바다에서 발견되는 1차생산자는 태양 에너지를 포착해서 먹이와 산소를 생산하는 광헙성 기능을 수행하고, 따라서 이들은 전체 해양을 살찌우는 기능을 담당하는 미세한 단세포 조류(algae)들이다. 이들은 육상의 나무나 풀들에 비교될 수 있는데, 단지 단단한 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이 아니라 물에 자유로이 떠서 지낸다는 점에서만 다를 뿐이다.
P.191
바다에서 먹이연쇄의 1차생산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식물성 플랑크톤부터 시작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역시 미세한 생물인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는데, 이 동물성 플랑크톤은 다시 그보다 몸집이 큰 소형 어류들에게 잡아먹히게 된다.
P.196
바다의 표층에서 살던 동식물들이 죽으면 그 사체가 분해되어 해저로 쏟아져 내리게 된다. 브뢰커가 지적했듯이 그것은 마치 지상에 내리는 비고 공기중의 온갖 먼지를 함께 끌어내리는 것처럼 표층의 모든 물질들을 휩쓸어내려 바다 밑바닥에 퇴적시킨다. 이런 바다의 비는 원생생물의 단단한 껍질뿐만 아니라 표층의 염분 농도가 약간만 증가해도 쉽사리 죽어버리는, 염분 농도에 민감한 동물들의 사체도 포함할 것이다. 이처럼 생물들이 죽어서 침강하는 것도 표층의 염분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 의해서 표층으로부터 제거되는 염분의 양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모든 염분의 사라짐을 오직 이것으로만 역부족일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앞으로 다시 논의하게 되듯 생물 외각들의 침강과 표층 염분 사이에는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으며 해양의 염분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데에는 침강속도가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분명하다.
P.206
지난 세기에는 벽지를 만들 때 비소가 포함된 초록색의 염료로 채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집안에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많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집들에서는 곰팡이가 벽지에 섞인 비소를 치명적인 트리메틸비소로 전화시켰는데, 특히 침실의 벽이 그렇게 치장된 집에서는 잠을 자다가 가족들이 불구가 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재난이 심심찮게 발생했다.
생물들이 메틸화 반응을 통하여 유독 물질을 합성하는 목적이 무엇 때문인지는 아직 확실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것이 생물체로 하여금 자신에게 유독한 독성 물질을 기체의 형태로 전환시켜서 주변의 환경으로부터 제거시키는 수단일 수도 있다. 메틸화한 화합물은 자연 속에서 정상적으로 확산될 때 다른 생물들에게 별로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을 훼손시켜서 정상적인 균형 상태를 깨뜨리게 되면 이처럼 유용한 반응도 유해한 것으로 바뀌어 우리인류나 다른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P.209
셀렌과 같이 생물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다른 원소들도 메틸 화합물의 형태로 바다로부터 육지로 되돌려지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중요한 원소, 즉 인이 어떻게 육지로 운반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
혹시 바다와 육지를 회유하는 새나 물고기들이야말로 대규모적인 인의 순환에 관여하는, 가이아의 목표를 실행하는 성실한 인의 운반자들이 아닐까? 연어나 뱀장어들은 바다로부터 멀리 떨어진 내륙 하천에까지 집요한 여정을 고집하는데, 어쩌면 그것이 바로 이들이 그런 임무를 수행하고 이는 증거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다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 즉 바다의 화학, 물리학, 생물학, 그리고 이들간의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에 관한 지식을 쌓는 일은 우리 시대 인류가 가장 먼저 수행해야 할 사업이다. 우리가 바다에 대해 보다 많이 알면 알수록 우리는 바다로부터 유용한 자원을 더욱 많이 획득하여 인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으리라. 아니면 지구의 우점종으로서 우리 인간이 탐욕을 발휘하여 그 풍요로운 장소를 마구 약탈한 결과를 더욱 명확히 깨달을 수 있으리라.
※ 대륙붕 : 육지의 연장이며 깊이 200M까지인 바다를 말한다.
세계적인 평균은 약 65km정도이다.
P.213
노인들은 종종 과거에는 모든 것이 현재보다 더 나았다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곤 한다. 이런 과거에 대한 애착은 우리의 뿌리 깊은 생각이어서 어쩌면 우리 자신들조차도 나이가 들면 똑같은 말을 읊조리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자연스레 인류의 조상들은 가이아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인류는 진실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으며, 이 말은 잃어버린 낙원을 그리워하여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진 의미심장한 표현일 수도 있으리라.
P.214-215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맹독성이 높은 물질은 놀랍게도 자연의 생산품이다. 박테리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보툴리누스 독이나 바다에서 적조를 야기하는 쌍편모조류가 발산하는 치명적인 독성, 독버섯의 독 등은 모두 생물체가 만드는 유기화합 물질들이다.
(.....) 그것은 자연의 산물이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의 생물들에 의해서 진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유독성 물질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P.218
영국의 공업단지 주변에 서식하는 얼룩나방은 불과 수십 년 동안 날개의 색이 옅은 회색에서 거의 검은색으로 바뀐 예로 유명하다. 그 나방들은 공장 굴뚝에서 나온 검댕으로 뒤덮인 숲 속에서 새들에게 잡아먹히지 않도록 위장수단으로 날개의 색을 바꾸었다. 그러나 최근 대기보전법이 발효되면서 숲이 깨끗해지자 나방들은 다시 원래의 회색빛으로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장미는 시골에서보다 런던 시내에서 더욱 잘 자라는데, 그것은 아황산가스가 장미를 괴롭히는 곰팡이들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이란 개념은 사실 대단히 인간중심적인 것이어서 가이아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신과는 별로 관련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소위 오염물로 불리는 것의 대부분은 자연계에 이미 존재하는 것들이며, 따라서 어느 정도 농도 수준에서 그것들을 ‘오염 물질’로 간주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P.222
농부들은 자신들의 가축과 작물들을 제외한 모든 생물들을 해충, 잡초, 질병 등으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P.224
범지구적 규모의 환경 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지구의 부분은 여전히 엄청난 미생물 군단들이다. 바다와 지표면의 조류들은 태양빛을 이용하여 물질을 생산하는 생물체의 가장 중요한 기능, 즉 광합성을 수행한다. 그들은 지각이 제공하는 탄소의 절반 정도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토양과 바다 밑바닥에 서식하는 호기성 분해 미생물은 대륙봉, 대양저, 늪지 및 습지 등의 진흙탕 속에서 생활하는 혐기성 미생물질과 함께 탄소를 변화시키는 나머지 역할을 담당한다. 대형 동식물들과 해초류들도 중요한 전문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가이아의 자가 조절적 활동의 대부분은 여전히 미생물들에 의해서 주로 수해되는 것이 분명하다.
P.226
DDT와 같은 물질들은 마치 의약품과 같아서 적당한 양이 사용될 때에는 인류에게 커다란 이익을 가져오지만 과용될 때에는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P.229
지표면에서 생물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아산화질소와 염화메틸의 막대한 양이 매년 대기권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잠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화합물들이 생물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오존층은 현재보다 15% 이상 더 두터울 수 있을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앞에서 지적한 바 있듯 대기 중에 오존이 풍부하게 되면 그것이 부족한 것에 못지않게 생물들에게도 불이익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아산화질소와 염화메틸 화합물이 생물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 역시 범지구적 규모의 가이아적 조절작용의 일환 일 수 있다.
P.234
육상에서 한두 가지 작물만을 재배한다고 해도 그것을 마치 큰일이나 나는 것처럼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별로 없다. 그러나 만약 육상의 생물들에게 필요한 갖가지 원소들을 생산하는 대륙붕과 연안이 파괴된다면 그것은 예삿일이 결코 아니다. 대륙붕에는 무수히 많은 생물종들이 서식하면서 미역이나 다시마가 하는 기능에 비교될 수 있는 여려 다양한 필수적인 기능들을 수행하고 있다.
P.235
대륙붕은 산소와 탄소의 순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산소가 대기 중에 충분히 존재하기 위해서는 산소가 새로 공급되는 양에 상당하는 탄소가 해저의 혐기성 퇴적물층으로 묻혀야만 한다. 탄소 원자 하나가 묻힐 때마다 산소 원자 둘, 즉 산소 분자 한 개씩이 공기중에 남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광합성과 호흡의 순환 싸이클에서 탄소가 떨어져 나와 해저에 묻히지 않는다면 대기 중의 산소는 점점 감소하여 결국 존재하지 않게 되는 수준에까지 이를 것이다.
P.245
열역학 법칙을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으며 마치 그것이 인간을 단테의 지옥문으로 인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처럼 완강해 보이고, 마치 세금고지서처럼 도저히 빠져나갈 길이라고는 전혀 없어 보이는 법칙이라 해도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열역학 제2법칙은 폐쇄 시스템에서는 엔트로피가 항상 증가한다고 단언한다. 모든 생물은 폐쇄 시스템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도 결국은 죽고 만다는 사실이 바로 이 법칙이 시사하는 바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을 포함해서 모든 생물은 끊임없이 죽음을 맞지만 그것이 바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이어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무시하고 있다. 따라서 열역학 제2법칙이 시사하는 사형 선고는 단지 개체성 그 자체에, 그리고 폐쇄 시스템 그 자체에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사망의 운명은 생물체가 개체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지불하는 대가이다.” 가계는 그 구성원 한 사람 한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되며, 종족은 그보다 더욱 길게, 그리고 생물종으로서의 호모 사피엔스는 이미 수백만 년을 살아왔다. 생물계와 생물계의 영향하에 있는 무생물적 환경의 총합체인 가이아는 아마도 35억 년이 넘도록 유지돼 왔으리라.
P.247
생태학은 생물들의 서식처와 생태계를 심도 있게 연구하지만 전체 생물권으로서의 지구를 그리 중시하지는 않았다. 한쪽은 숲은 보지만 나무를 보지 못하며, 다른 한쪽은 나무는 보지만 숲은 보지 못하는 꼴인 셈이다.
P.250
“모든 생물종은 자신의 종족을 적당한 비율로 번식시키기 위하여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주변 환경을 다소 변화시켰다. 가이아는 이런 각각의 생물종들이 시도하는 환경의 변화를 모두 통합하여 수행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생물종들은 기체와 먹이의 생산, 부산물의 처리 등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순환적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P.255
다행스럽게도 가이아의 몸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은 육지에 놓여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강의 하구, 늪지와 습지, 대륙붕의 진흙 바다 속에 놓여 있다. 탄소 화합물이 바닥에 묻히면서 대기 중의 산소 농도를 조절하고 또 필수 원소들을 공기 속으로 되돌리는 장소가 곧 이런 지역들이다. 우리 인류가 지구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될 때까지, 그리고 이런 지역들의 역할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때까지 우리는 인간의 손길이 미치는 범위를 스스로 한정하여 더 이상 이런 지역들을 파괴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겠다.
P.266
실제 세계의 상(image)인 가이아 모델을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피그말리온이 강박관념에 이끌려 만들었던 갈라테이아의 조각을 끌어안기가 십상인 것이다.
P.271-272
세상만사에는 다 적당한 계절이 있기 마련이며 하늘 아래 모든 목적에는 다 적당한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태어나는 때가 있는가 하면 반드시 죽어야 할 때가 있고, 심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거두어야 할 때가 있느니라.
나는 돌아왔다. 그리고 태양 아래에서 보았다. 경기가 언제나 가장 빠른 사람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아니며 전쟁이 언제나 가장 힘센 쪽을 편드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다 현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모든 사람들이 다 장인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러나 시간과 기회는 모든 이들에게 공평히 부여되고 있다는 것을.
아름다움은 진실이며, 진실은 아름답다 -- 이것이 전부다. 우리는 땅을 알아야 하며, 이것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의 전부이다.
P.275
나는 아버지가 물에 빠진 장수말벌을 손으로 건져내어 살려주는 것을 자주 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그분은 “모든 생명은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야. 알겠니, 꼬마야” 하고 내게 말씀하셨다. 아버지는 장수말벌이 자두나무에 기생하는 진디를 구제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고 있으며 그 보상으로 우리는 가을철에 탐스런 자두를 얻게 되는 것이라고 누누이 설명하셨다.
P.282
가이아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이 생물권을 책임지고 보살펴야 한다는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시혜적 식민지주의와 마찬가지로 설득력을 잃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 시도들은 모두 인간이 이 지구의 지배자라거나, 또는 비록 소유자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집주인 정도는 된다는 생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P.284
나무는 잎을 떨어뜨리고... 서리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준비한다. 이런 일들은 모두 자동적으로 진행되는데, 여기에 필요한 정보는 그 나무의 조상으로부터 전해받은 유전물질 속에 암호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반면에 우리 인간들은 뉴질랜드를 방문하려면 7월에도 겨울옷을 준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때 우리는 총체적인 인간 집단으로서 우리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되는데 이런 정보는 모두 의식적 수준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이처럼 복잡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여 활용할 수 있는 생물은 이 지구상에 오직 인간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만약 인간을 가이아의 한 부분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볼 수 있다. ‘우리가 갖는 총체적지성의 얼마만큼이 과연 가이아의 일부분으로 간주 할 수 있을까? 혹시 인간은 가이아의 신경계와 두뇌에 해당하는 존재로서 환경 변화를 의식적으로 예지하는 역할을 떠맡은 가이아의 한 부분이 아닐까?
우리가 이런 역할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지 우리는 이미 이런 방식으로 어느 정도 역할울 수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소행성과의 충돌예측 및 방제. 해결을 할 수 있는 현재의 인간...)
P.292-293
1970년대 초엽 영국의 대기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의 역사와 생물 진화에 대한 종래의 견해들과는 전혀 궤도를 달리하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했는데, 그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살아 있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구 생물권을 단순히 주위 환경에 적응해서 간신히 생존을 영위하는 수극적이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오히려 지구의 제반 물리 . 화학적 환경을 활발하게 변화시키는 적극적 이고 능동적인 존재라고 규정했다. 러브록은 이러한 자신의 이론에 ‘가이아 가설’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먼저 러브록은 지난 30여 억 년 동안 대기권의 원소 조성과 해양의 염분 농도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돼왔다는 사실에 주목했는데, 만약 생물이 지상에 출현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그렇게 될 수 없음을 간파했다. 그리고 탄소, 질소, 인, 염소 등 지구를 구성하는 주요 원소들이 대륙과 해양을 오가며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놀랍게도 이런 물질들의 매개자가 전적으로 생물이라는 점 또한 알아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