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박근혜의 친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는 지난 1월4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공시 내용을 번복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코노미 인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씨에 대한 정치적 기대에 편승해 이 회사의 주가가 지난해 12월 초부터 가파르게 오르자, 한국거래소는 12월14일 주가 급등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EG는 다음날 “환경설비 신설공사 공급계약을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박지만의 EG는 불과 하루 뒤인 12월16일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3만9750주를 처분하기로 의결했다. 그러자 한국거래소는 그날 오후 곧바로 EG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고, EG가 자사주 매각을 강행하자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과 함께 4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주가 급등 때 사유를 밝히라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답변하면 15일 안에 자사주를 처분할 수 없게 된다. 이보다 더 의심스러운 것은 경영진의 행동이다. 조회공시가 오간 이틀 동안에 이광형 대표이사와 한 계열사 사장은 각자 보유하고 있던 주식 16만 주와 3천 주를 각각 처분해 88억원을 챙겼다. EG 쪽은 “이광형 대표이사가 장학재단을 만드는 데 쓰기 위해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조회공시가 오가는 와중에 주식을 처분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박근혜 테마주' EG의 경영진은 정치 테마로 뜨기 전 2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6만원대로 치솟았을 때 서둘러 차익을 실현했다. 전형적인 ‘먹튀’ 행위다. 박지만 씨가 최대 주주인 EG의 ‘먹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G는 여러번 주가 급등 시기에 자사주를 매각하는가 하면,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을 팔아 거액의 차액을 남겼다.
EG의 주가는 2010년 말에도 박지만의 EG의 주가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덕을 톡톡히 봤다. 박 위원장이 그해 12월20일 개최한 복지 관련 공청회가 현역 의원만 70명 넘게 참석할 정도로 성황리에 끝나자, EG의 주가는 12월28일과 29일 최고 70%까지 올랐다. 이 당시 최대주주인 박지만씨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운데 20만 주를 팔아 74억여원을 회수했다. 주당 8040원에 취득한 주식을 평균 3만7013원에 처분했으니 차익이 무려 57억여원에 이른다. 박씨의 매도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EG의 주가는 그 뒤 14% 가량 폭락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박지만 씨는 2007년 12월 대선 때도 26만2296주를 3만원 전후의 고점에서 매도해 78억원을 손에 쥐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광형 대표이사도 12만 주를 약 2만9천원에 팔아 35억원을 챙겼다. 박지만 씨는 ‘불가피한 사정’을 핑계 삼아 상습적으로 ‘먹튀’를 했던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