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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71) – 개망초 외(팔당물안개공원 외)
1. 팔당물안개공원 개망초
2024년 6월 6일(목), 맑음, 팔당물안개공원 외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 귀여섬에 있는 팔당물안개공원은 한때 개망초의 명소였다.
그 너른 벌판에 그득한 개망초는 장관이었다.
지금은 개망초가 박멸(?)해야 할 잡초로 여기지만 개망초가 우리나라에 올 때는 화초였다.
그런 개망초의 장려한 모습을 보려고 오랜만에 팔당물안개공원을 찾았는데 개망초는 한쪽 외진 곳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는 갈대가 차지했다. 오히려 황량했다. 내 다시 이곳을 올 것인가 의문이다.
『당시삼백수(唐詩三百首)』에서 백거이의 비파행(琵琶行)을 올린다.
비파행(琵琶行)은 816년에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지은 대표적인 서사시이다. 비파 연주를 시로써 표현한 부분은
가히 발군이라 오늘날까지도 비파행을 중국의 명시로 손꼽는 이유이다. 고전 시들 중 명시를 뽑으면 몇 수가 나오는
데, 그중에서도 백미라 할 만한 시가 바로 '비파행'이다. 안타까운 처지인 사람을 동정하고 감정이입하는 시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2. (팔당물안개공원에서 바라본) 가운데는 검단산
3. 왼쪽은 두리봉, 오른쪽은 검단산
072. 비파행(琵琶行)
백거이(白居易)
潯陽江頭夜送客 심양강 어구에서 손을 보내는 밤
楓葉荻花秋瑟瑟 단풍잎 갈대꽃에 가을이 쓸쓸하다
主人下馬客在船 주인은 말에서 내리고 손은 배 안에 있어
擧酒欲飮無管絃 술잔을 들어 마시려니 비파가 없구나
酒不成歡慘將別 술이 취하지 않았는데 서글피 이별하려하네
別時茫茫江浸月 이별의 시간, 망망한 강에 달빛이 젖어든다
忽聞水上琵琶聲 문득 강 위로 들리는 비파소리
主人忘歸客不發 주인도 돌아갈 생각 잊고 손은 떠나지 못 한다
尋聲暗問彈者誰 소리를 찾아 비파 타는 사람을 물어보니
琵琶聲停欲語遲 비파소리 멎었는데 대답이 늦다
4. 운길산
5. 예빈산과 그 뒤쪽은 예봉산
6. 운길산
移船相近邀相見 배를 옮겨 타고 다가가 서로를 마주보며
添酒回燈重開宴 술을 더하고 등불을 밝혀 다시 술자리를 열었소
千呼萬喚始出來 천만 번을 불러야 비로소 나오더니
猶抱琵琶半遮面 비파를 안고 반쯤 얼굴을 가린다
轉軸撥絃三兩聲 줄을 고르고 두세 번 퉁기는 소리
未成曲調先有情 곡조도 타지 않아서 정이 생기네
絃絃掩抑聲聲思 줄줄이 타는 솜씨 소리마다 마음이 서려
似訴平生不得志 평생 이루지 못한 뜻을 하소연하듯 하구나
低眉信手續續彈 머리 숙이고 손에 맡겨 끊임없이 퉁기니
說盡心中無限事 마음에 서린 끝없는 한을 다 말해버린다
7. 개망초
輕攏慢撚撥不挑 살짝 눌렀다가 지그시 퉁기며
初爲霓裳後六絃 먼저 예상곡을 타고나서 육오곡을 탄다
大絃嘈嘈如急雨 큰 줄이 소나기처럼 요란하고
小絃切切如私語 작은 곡은 속삭이듯 절절하다
嘈嘈切切錯雜彈 급하게 간절하게 여러 가지로 타는 가락은
大珠小珠落玉盤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구르는 소리
閑關鶯語花底滑 다정하게 꾀꼬리 소리 꽃 속에서 구르고
幽咽泉流水下灘 흐느끼듯 샘물이 흘러 여울로 떨어진다
水星冷澁絃凝絶 물 고인 샘이 차갑게 얼 듯 거문고 줄 엉킨 듯
凝絶不通聲暫歇 엉겨 통하지 않아 소리도 잠시 들리질 않는다
10. 개망초
12. 운길산
別有幽愁暗恨生 따로 깊은 슬픔이 있어 그윽한 한이 생기고
此時無聲勝有聲 이러한 때는 소리 없는 것이 소리 있는 것보다 좋다
銀甁乍破水漿迸 은병이 깨어져 물 쏟아지고
鐵騎突出刀鎗鳴 철기가 돌출하여 칼과 창이 부딪는 소리가 난다
曲終抽撥當心畫 곡이 끝나자 발목을 빼고 가슴에 안고타니
四絃一聲如裂帛 네 현에서 울려나는 소리 마치 비단을 찢는 듯하다
東船西舫悄無言 동쪽 서쪽 배에서는 사람들 서글퍼져 할 말도 잊고
唯見江心秋月白 오직 강 가운데 밝은 가을 달을 바라본다
沈吟收撥揷絃中 속으로 흥얼거리다가 발목을 줄 사이에 꽂고
整頓衣裳起劍容 옷을 여미고 일어나 얼굴을 가다듬는다
13. 왼쪽은 예빈산, 예봉산, 오른쪽은 운길산
14. 개망초
自言本是京城女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본래 서울여자인데
家在蝦蟇陵下住 집은 하막릉 아래에 있어, 그곳에서 살았는데
十三學得琵琶成 열세 살에 비파를 배워내어
名屬敎坊第一部 이름이 교방의 제1부에 속해 있었습니다
曲罷常敎善才服 곡이 끝나면 항상 재주 있는 사람들도 감탄하였고
粧成每被秋娘妬 몸단장하면 항상 추랑의 질투도 받았습니다
五陵年少爭纏頭 오릉의 소년들이 다투어 선물을 주어
一曲紅綃不知數 한 곡이 끝나면 받은 비단 헤아릴 수 없었지요
鈿頭銀蓖擊節粹 머리에 꽂은 은비녀로 장단 맞추고
血色羅裙飜酒汚 붉은 색 비단 치마도 술에 얼룩져 있었지요
15. 코스모스
今年觀笑復明年 금년도 기뻐 웃으며 다시 내년에도 그렇게 지낼거예요
秋月春風等閒度 가을 달, 봄바람에 한가히 지내왔어요
弟走從軍阿姨死 동생은 싸움터로 가고 양모는 죽고
暮去朝來顔色故 저녁 가고 아침 가고 얼굴빛도 늙어갔지요
門前冷落鞍馬稀 문 앞은 찾는 이 하나 없어 쓸쓸하고
老大嫁作商人婦 늙어서 시집가 장사치의 아내가 되었지요
商人重利輕別離 상인은 이속에 밝아 이별은 가볍게 여겨
前月浮梁買茶去 전 달에 부량 땅으로 차 사러 갔지요
去來江口守空船 강 어구를 오가며 빈 배를 지키고 있노라면
遶船明月江水寒 뱃전에 달은 밝고 강물은 차갑기만 하였습니다
18. 펜스데몬
夜深忽夢少年事 깊은 밤에 문득 젊은 시절 생각하고
夢啼粧淚紅闌干 꿈에 울고 나면 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흘렀지요
我聞琵琶已歎息 내가 비파소리를 듣고 이미 탄식하는데
又聞此語重喞喞 또 이 말 들으니 더욱 슬퍼진다
同是天涯淪落人 같은 하늘가에 떠도는 몸으로
相逢何必曾相識 서로 만나는데 어찌 서로 미리 알아야만 하는가
我從去年辭帝京 나도 지난 해 서울을 떠나
謫居臥病瀋陽城 귀양 와 심양에 살고 있도다
瀋陽地僻無音樂 심양은 궁벽해서 풍류도 없어
終歲不聞絲竹聲 일 년이 다 가도록 음악소리 한 번 듣지 못했소
21. 개망초와 금계국
住近湓江地低濕 사는 곳이 분강 땅이라 땅이 낮고 습하여
黃蘆苦竹遶宅生 갈대와 대나무만이 집 둘레에 우거져 있소
其間旦暮聞何物 이러한 속에서 아침저녁으로 무엇을 듣겠는가
杜鵑啼血猿哀鳴 두견새 울음 피를 토하고 원숭이 슬프게 울어댄다
春江花朝秋月夜 봄날 강가 꽃피는 아침 가을 달밤에
往往取酒還獨傾 때때로 술가지고 혼자 술잔을 기울인다
豈無山歌與村笛 어찌 산 노래와 목동의 피리소리 없겠는가마는
嘔啞啁嘶難爲聽 가락이 맞지 않아 들을 수가 없었소
今夜聞君琵琶語 오늘 밤 그대의 비파소리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 신선의 가락을 듣는 것 같아 잠시 내 귀가 맑아졌소
26. 노루오줌
莫辭更坐彈一曲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 곡조 더 타시게
爲君飜作琵琶行 그대 위하여 비파행을 짓겠소
感我此語良久立 나의 이 말에 감복되어 한참 서 있더니
却坐促絃絃轉急 문득 앉아 줄을 고르고 급히 비파를 탄다
凄凄不似向前聲 처절함이 전 번 소리와 달라
滿座聞之皆掩泣 좌중 사람들이 듣고서 다 눈을 가리고 운다
就中泣下誰最多 그중에 눈물 흘린 것이 누가 가장 많았던가
江州司馬靑衫濕 강주 사마인 내 청삼이 다 젖어있었소.
29. 약모밀
첫댓글 요즘은 금계국과 개망초가 어우러진 정원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는 남이 잘 되는 것에 무척이나 부정적인 면이 있나봅니다. 개망초, 금계국처럼 그냥 놔두어도 잘 자라 꽃을 보여주는 녀석들은 죽어라 화단에서 뽑아내고, 조금만 신경을 안쓰면 비실대는 화초에겐 무한 애정을 쏟으며 스스로 만족하지요. 이게 희소가치란 경제적 개념이 우리의 정신을 장악해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