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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 대통령의 '코페르니쿠스적 비핵화', 한국과 북한의 선택은? / 3/19(수) / 한겨레 신문
트럼프 대통령, '북한 비핵화' 아닌 '세계 비핵화' 강조 남북 모두 도전이자 기회 비핵지대 유용성 주목해야 / 정욱식 |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
"만약 우리가 핵무기 수를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성과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위력은 막대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까지 많은 무기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나라들도 참여시킬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규모는 더 작지만 김정은도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인도에도 있고, 파키스탄에도 있고, 핵무기를 보유한 다른 나라들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도 (논의에) 참여시켜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월 1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담했을 때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세계 3대 핵보유국인 러시아, 미국, 중국(핵무기 보유량 순)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확실한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 핵보유국)라고 부르며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 20일 발언의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북한 비핵화를 넘어선 세계 비핵화와 핵 군축을 염두에 두고 북핵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1990년대 초 북핵 문제가 불거진 이후 미국의 전통적인 접근법은 자국의 핵무기 정책이나 전략은 손대지 않은 채 북조선의 핵과 탄도미사일 포기만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뉴클리어 파워'라고 칭하며 미국을 포함한 세계 비핵화와 핵군축에 함께 나서자고 호소하고 있다.
필자가 알기로는 대선 유세 기간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비핵화라는 말을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북한의 비핵화나 한반도의 비핵화가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거론하며 "우리는 비핵화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지만 나는 그것이 매우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중러 등 강대국들이 핵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리고 지난 3월 13일 발언은 미·중·러가 솔선수범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을 비롯한 다른 핵보유국들도 세계 비핵화와 핵군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친서를 보내 핵협상 재개를 제안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트럼프의 여러 발언은 즉흥적으로 나온 발언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의 함의는 무엇일까. 급변하는 미국의 세계 전략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욕망이 얽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가 현실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보고 미·중·러 중심의 다극질서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미국의 이익, 특히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보의 경제성」이 키워드에 해당한다. 미국의 자체 국방예산 삭감과 동맹우방국에 대한 방위비 대폭 인상 요구는 그중 일부다. 더 큰 야심은 세계 3대 핵보유국이자 군비지출 국가인 미중러가 핵군축과 대규모 군사비 감축을 단행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군확경쟁형 세력균형'이 아닌 '군축형 세력균형'을 꾀해 미국의 군비 부담을 대폭 줄이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해 강한 질투심과 라이벌심을 불태워왔다. 세계 핵군축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이와 맞물려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9년 핵무기 없는 세상을 호소해 노벨평화상을 선불로 받았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성과는 미미한데다 임기 후반에는 1조 달러에 달하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승인해 빈축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노벨상을 받았는데 왜 내가 못 받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아마 마음속으로 세계 핵군축의 이정표를 세우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야심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도 오바마 전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강조해왔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에 사로잡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면회담은 물론 전화통화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북핵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7년 1월 백악관 열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기면서 "미국 국가안보의 가장 큰 난제는 북핵 문제"라고 말했을 정도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세 차례나 만나 러브레터도 주고받았다고 자랑해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거듭 과시하며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뉴클리어 파워'라고 불러줄 테니 세계 핵군축에 동참해 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노선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이는 한국과 북조선 모두에게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 한국은 여전히 미국의 확장억제를 비롯한 한미동맹 강화에 매달리고 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축노선과는 맞지 않는다. 한국이 그동안의 관행에 머물러 있으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과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에 시달리게 된다는 뜻이다. 또 여당인 국민의힘은 물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독자적인 핵무장과 핵잠재력 확보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군축 야심에 막혀 말을 꺼내기조차 어려워질 것이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한의 압력'도 그 양상이 달라졌다. 1차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는 경제 제재와 무력시위에 초점이 놓였지만 2차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친분을 통한 최대한의 압력'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제에는 김 위원장과 공감할 여지가 있다. 세계 비핵화는 오래전부터 조선이 내세웠던 것이다. 또 김 위원장은 전략국가를 강조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핵보유국 지도자로 인정하고 세계의 전략문제, 특히 핵군축 문제를 논의하려 한다면 조선의 전략적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볼 수도 있다. 이어 2월 18일 외무성 담화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적대적 위협이 존재하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여지조차 남기지 않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귀환과 함께 다시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불가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 비핵화론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두 가지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창의적 해법은 없을까. 필자는 한반도나 동북아의 비핵무기지대(비핵지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북조선은 비핵화가 실천적으로나 개념적으로 지금은 더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이라는 입장이지만 비핵지대는 실천적이고 개념적으로 공감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핵전쟁 위험이 큰 한반도와 동북아를 비핵지대화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군축 노선에 걸맞은 의제가 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은 졸저 바뀐 김정은, 돌아온 트럼프 참조).
정욱식 | 한겨레평화연구소장 겸 평화네트워크 대표 (문의 japan@hani.co.kr)
https://news.yahoo.co.jp/articles/4d59536dd8748fb09c129e0126dc81cc832fc7d1
【コラム】トランプ大統領の「コペルニクス的非核化」、韓国と北朝鮮の選択とは?
3/19(水) 9:19配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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ハンギョレ新聞
トランプ大統領、「北朝鮮の非核化」ではなく「世界の非核化」を強調 南北いずれにも挑戦でありチャンス 非核地帯の有用性に注目すべき チョン・ウクシク|ハンギョレ平和研究所長兼平和ネットワーク代表
「もし私たちが核兵器の数を減らすことができれば、それは素晴らしい成果になるでしょう。私たちはあまりにも多くの武器を保有しており、その威力は莫大です。そして最も重要なのは、そこまで多くの武器が必要ではないということです。そして、私たちは他の国々も参加させる方法を模索しなければなりません。ご存知のように規模はさらに小さいものの、金正恩(キム・ジョンウン)も多くの核兵器を保有しており、他の国々も同様です。インドにもあり、パキスタンにもあり、核兵器を保有する他の国々もあります。私たちは彼らも(議論に)参加させなければならない」
ドナルド・トランプ米大統領は3月13日(現地時間)、ホワイトハウスで北大西洋条約機構(NATO)のマルク・ルッテ事務総長と会談した際、記者団にこのように述べた。ここで「私たち」とは世界3大核保有国のロシア、米国、中国(核兵器保有量の順)を指す。トランプ大統領はまた、朝鮮民主主義人民共和国の金正恩国務委員長を「確実なニュークリア・パワー(nuclear power:核保有国)」と呼び、金委員長との関係を再構築する方針を示した。
これはトランプ大統領が就任した1月20日の発言の単なる繰り返しではない。トランプ大統領は、「朝鮮半島非核化」や「北朝鮮の非核化」を超えた、世界の非核化や核軍縮を念頭に置き、北朝鮮の核問題もこのような観点からアプローチすべきという考えを持っているためだ。まさに「コペルニクス的転換」と呼ぶべきかもしれない。1990年代初めに北朝鮮の核問題が浮上して以来、米国の伝統的なアプローチは、自国の核兵器政策や戦略には手をつけず、朝鮮の核と弾道ミサイルの放棄だけを求めるものだった。ところが、トランプ大統領は金委員長を「ニュークリア・パワー」と称し、米国を含む世界の非核化や核軍縮にともに乗り出そうと呼びかけている。
筆者が知る限りでは、大統領選の遊説期間を含め、トランプ大統領がこれまで「非核化」という言葉を公の場で言及したのは一度だけだった。ところが、それは「北朝鮮の非核化」や「朝鮮半島の非核化」ではなかった。トランプ大統領は1月23日、スイスのダボスで行われた世界経済フォーラム(WEF)のビデオ演説で、ロシアと中国を取り上げ、「私たちは非核化ができるのか知りたいと思っているが、私はそれが非常に可能だと考える」と述べた。米中ロなど大国が核軍縮交渉に乗り出さなければならないという趣旨で出た発言だ。そしてこの3月13日の発言は、米中ロが率先して模範を示し、これをもとに朝鮮を含む他の核保有国も世界の非核化や核軍縮に参加すべきという意味を含んでいる。トランプ大統領はまた、イランの最高指導者に親書を送り、核交渉の再開を提案した。これを総合してみればトランプのさまざまな発言は場当たり的に出てきた発言ではないと見ることができる。
では、トランプ大統領のこのような提案の含意は何だろうか。急変する米国の世界戦略とトランプ大統領個人の欲望が絡み合っている。トランプ政権は米国主導の一極体制が現実的でも望ましくもないとみて、米中ロ中心の多極秩序を認め、その中で米国の利益、特に経済的利益を最大限に増やすことを目指している。「安全保障の経済性」がキーワードに当たる。米国独自の国防予算の削減と同盟・友好国に対する防衛費の大幅な引き上げ要求はその一部だ。さらに大きな野心は、世界3大核保有国であり軍備支出国家である米中ロが、核軍縮と大規模な軍事費削減を断行することにある。これを通じて「軍拡競争型勢力均衡」ではなく「軍縮型勢力均衡」を図り、米国の軍備負担を大幅に減らすのがトランプ大統領の考えだ。
また、トランプ大統領はバラク・オバマ元大統領に対して強い嫉妬心とライバル心を燃やしてきた。世界の核軍縮に関するトランプ大統領の発言もこれと相まっている。オバマ大統領は就任初年の2009年、「核兵器のない世界」を訴え、ノーベル平和賞を「前払い」で受賞した。しかし、この分野におけるオバマ大統領の成果は微々たるものであるうえ、任期後半には1兆ドルに達する核兵器の現代化計画を承認してひんしゅくを買った。トランプ大統領は機会があるたびに、「オバマ元大統領もノーベル賞を受賞したのに、なぜ私が受賞できないのか」という趣旨の発言をしてきた。おそらく心の中で「世界の核軍縮のマイルストーンを立てれば、ノーベル賞を受賞できるだろう」という野心が渦巻いているのだろう。
トランプ大統領は北朝鮮政策においても、オバマ元大統領との違いを強調してきた。オバマ元大統領が「戦略的忍耐」にとらわれ、金正恩国務委員長との対面会談はもちろん、電話会談もできず、その結果、北朝鮮の核問題を悪化させたということだ。実際、オバマ元大統領も2017年1月にホワイトハウスの鍵をトランプ大統領に渡す際、「米国の国家安全保障における最大の難題は北朝鮮の核問題だ」と述べたほどだ。一方、トランプ大統領は金委員長と3度も会い、「ラブレター」も交換したと自慢してきた。そして、金委員長との親交を重ねて誇示し、再び会うことを望んでいるというメッセージを送っている。「ニュークリア・パワー」と呼んであげるから、世界の核軍縮に参加してほしいというメッセージとともに。
このようにトランプ大統領の非核化路線はこれまでとは次元の違うものだ。これは韓国と朝鮮の両方に挑戦とチャンスを同時に与えている。韓国は依然として米国の拡大抑止をはじめとする韓米同盟の強化にしがみついているが、これはトランプ大統領の軍縮路線とは合わない。韓国がこれまでの慣行にとどまっていると、防衛費分担金の大幅引き上げのようなトランプ大統領の請求書に苦しめられることになるという意味だ。また、与党「国民の力」はもちろん、最大野党「共に民主党」の一部でも独自の核武装や核潜在力確保の主張が頭をもたげているが、トランプ大統領の核軍縮の野心に阻まれ、話を切り出すことすら難しくなるだろう。
金委員長に対するトランプ大統領の「最大限の圧力」もその様相が変わった。第1次トランプ政権の初期には経済制裁と武力示威に焦点が置かれたが、第2次トランプ政権では「親交を通じた最大限の圧力」に乗り出す兆しを見せているためだ。ところが、トランプ大統領の発題には金委員長と「共感」できる余地がある。「世界の非核化」は昔から朝鮮が掲げてきたものだ。また、金委員長は「戦略国家」を強調してきたが、トランプ大統領が自分を核保有国の指導者と認め、世界の戦略問題、特に核軍縮問題を論議しようとすれば、朝鮮の戦略的地位を強化できる契機とみなすこともできる。さらに、2月18日の外務省談話で、「北朝鮮の非核化」が不可能だという点を繰り返し強調しながらも、「米国とその追従勢力の敵対的脅威が存在する限り」という条件を付けたことも注目に値する。ジョー・バイデン政権時代には余地すら残さなかったのに、トランプ大統領の帰還と共に再び条件を提示したからだ。
このように韓国は、金委員長の「非核化不可」が固定される中、トランプ大統領の「世界非核化論」という新たな挑戦に直面している。この二つに同時に対応できる創意的な解決策はないだろうか。筆者は朝鮮半島や北東アジアの非核兵器地帯(非核地帯)が代案になり得ると考える。朝鮮は非核化が「実践的にも概念的にも今はさらに不可能で非現実的」という立場だが、非核地帯は実践的かつ概念的に共感を得られる可能性が高い。また、核戦争の危険が大きい朝鮮半島や北東アジアを非核地帯化することは、トランプ大統領の核軍縮路線にふさわしい議題になり得る(詳細は拙著『変わった金正恩、帰ってきたトランプ』を参照)。
チョン・ウクシク|ハンギョレ平和研究所長兼平和ネットワーク代表(お問い合わせ japan@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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