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오동도,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빼곡하다. 인위적 꾸밈도 거의 없어 자연스럽다. 마치 외국의 울창한 숲을 보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숲이 있는 줄 몰랐다. 동백나무는 키가 작은 줄 알았는데 한 그루가 무척 울창하고 나보나 훨씬 오래 산 것 같다. 아마 몰라서 그렇지 다른 곳에도 여기 못지않은 숲이 있으리라. 우리나라에도 참 아름다운 곳이 많다는 걸 다시 느낀다. 여유 되면 혼자 전국을 돌고 싶다. 좋은 곳 찾아다니며 맛있는 특산물도 맛보면 영혼이 맑아질 것인데 몸무게는 늘 것이다.
미지의 세계에 닿는 설렘이 여행의 매력이라는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여행과 다를 바 없다. 이번 여행에도 새로운 사람을 많이 만났으니 여러 세계를 다닌 것과 같으리라. 이 십여 년 전 여수를 많이 왔었는데 그때는 업무 출장이라 일 끝나면 다른 지역으로 가기 바빴다. 여유 있을 땐 바닷가에서 회 한 접시 먹는 게 고작이었다. 이번에야 여수의 진수를 본다.
서대회 무침, 금풍성이 구이, 게장이 하나같이 맛깔스럽다. 게장이 밥 도둑이라는 걸 실감한다. 유명한 게장집은 여러 가지 반찬도 다 맛있다. 젓갈, 갓김치, 매운탕도 일품이다. 대도시에선 겨우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게 한 마리가 일 인분이며 가격도 꽤 비싼데 여기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날마다 손님들이 만원이다. 배도 고프지 않은데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섬들이 손잡고 바다를 노닐고 있다. 바다 위에 외롭게 떠있는 섬이 아니고 섬 사이에 바다가 흐른다. 바다는 마치 잔잔한 호수 같다. 호수와 다른 건 배가 많이 다닌다는 것이다. 허연 파도 철썩이는 동해가 시라면 망망대해는 소설, 숲과 바다가 정겹게 공존하는 선비의 바다는 수필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여수에 수필가가 많은 모양이다.
늘그막에 바닷가에 살고 싶다는 생각 종종 들곤 한다. 근데 여간해선 쉽지 않을 거다. 요즘 바닷가 땅이 엄청 비싸다니 우선 돈을 많이 벌고 볼 일인데 지금 백수 신세이니 눈부신 봄날에 상큼한 바닷바람을 쏘여도 가슴 한편에 차가운 돌멩이가 들어 있는 느낌은 도리없는 노릇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니 열심히 살아봐야지. 서울로 가는 길이 꽤 덥다. 이제 봄날은 가고 곧 여름이 밀려올 것이다.
첫댓글 여수에 오셔서 전화하시면 되는데.... 또 오세요.
숙식 제공 또 해주십니까? ^^
까짓거 말만 잘하면....오세요!
반가운 말씀입니다. ^^ 근데 전 말을 잘 못해서 걱정입니다.
여수하면 갓김치....
맞죠??
여수 돌산 갓김치가 유명하지요. 갓김치 가게가 참 많더군요.
맞아요! 조미료를 안 쓰고 과일과 맛닌 젓장으로 맛을 내는 집을 알지요.
그런 집도 있군요. 조미료를 많이 쓰면 맛이 느끼하지요.
여수에는 수필계의 원로와 선배, 동료들이 많이 계시지요. 막상 전화하기는 쉽지 않은데 평소에 친분을 쌓지 않은 결과입니다.
예, 여수에 수필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미항이라 그런 것 같네요.
이번, 5월 7일에 전국에서 선생님을 찾아오시어 모였드랬습니다. 뜻있는 모임이었습니다. 선생님을 꼭 딞은 분들이시드군요. '정호경 수필마을'에 들어오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고맙지요.
여수엘 가보고 싶습니다. 통영은 가끔 가는데.......
통영이나 여수가 다 좋은 곳인데 좀 멀지요. ^^
오세요! 오시면 전화를 꼭 주시고요
여수는 제게도 참 사연이 많은 곳인데...문득 그립습니다^^
하!~ 그러세요? 오시는 기회에 좀 뵙시다요.
일 년에 한번은 가요. 그때 연락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