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바르고 의롭다는 의미의 정의는 세상에서 완벽하게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한 치라도 더 거기에 가까이 가도록 권선징악하고, 억강부약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정의를 추구하고 수호해야하는 것은 어느 특정 부서나 분야에서 전담해야할 성격의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의 각 조직, 기관, 정당이 함께 노력해야하는 것입니다. 개인 각자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피해가 생기지는 않는지 살피고 조심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이고, 부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울분을 느끼는 자는 참지말고 세상에 호소하여 당당하게 시정을 요구하는 시민의식이 살아있어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의는 사회정의, 경제정의, 사법정의, 조세정의, 문화정의, 역사정의 등등의 기능분야별로 관심의 촛점이 다를 뿐, 이를테면 경제정의와 사법정의가 서로 상반되는 이율배반이 생겨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돈과 정의는? 마치 인간의 본성이 원래 선한가 악한가하는 논쟁처럼 돈도 그런 건가요? 성선설이든 성악설이든 착한사람 상주고, 악한사람 벌주어야한다는 결론에는 차이가 없듯이, 돈에 대해서도 불의하게 쓰이는 돈은 막고 정의로운 돈이 되도록 돈을 취급하는 모든 사람, 기관, 제도가 신경써야한다는 결론에는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정의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금융현실
1. 신용등급에 따른 차등금리와 큰손님 우대
여유있는 사람이 돈을 구할 때와 없는 사람이 다급해서 돈을 빌리고자 할 때 신용제공자(은행)가 요구하는 조건은 큰 차이가 납니다. 또한, 각종 수수료 면제 혹은 할인의 특혜를 제공받는 고객도 돈 많은 금수저에 국한됩니다. 억강부약이 아니라 억약부강하니 빈익빈 부익부, 흙수저의 좌절과 울분이 깊어갑니다.
문제는 이것을 문제로 인식하는 것을 문제시하고, 자연법칙처럼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입니다.
다수의 약소고객을 차별해서 적립된 이익을 극소수의 큰손에게 특혜로 제공하는 시책이 다수의 약소고객 몰래 비밀리에 처리된다면 이것은 불의가 분명하니 정의의 이름으로 규탄하고 고쳐야 합니다. 금융거래의 비밀보장이라는 명분 뒤에 부정과 불의가 숨어들지 않도록 유념할 일입니다.
2. 신용등급과 콜금리의 수준이 몇몇 초대형 기관들의 담합으로 결정되는 현실
특히 97년 동아시아 용들에 대한 IMF의 횡포, 최근의 베네쥬엘라와 이란, 터키에 대한 금융제제와 공격이 소수의 큰손들이 야합한 지정학적 작전임이 드러났지만 약육강식의 강자들을 통제할 방법은 아직 찾지못한 상태입니다.
제가 최근 수년간에 제시한 화폐금융개편 시안들이 미국이나 베네쥬엘라, 혹은 우리나라에서 체택시행되어 새로운 전범(모델)으로 인식되어 주요 각국이 따라한다면 새로운 국제통화질서도 손쉽게 합의를 볼 수 있을텐데요.
3. 공매도가 가능한 증권(등록/거래)시스템
삼성증권 배당사고에서 보았듯이 유가증권의 거래시스템이 자기 손에 없는 주식도 일단 팔아먹을 수 있고 현금이 없어도 얼마든지 사서 모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허술함인지 일부러 그리 만든 것인지를 당장 바로잡아야 할 것인데 아직 그 결과에 대한 후속보도를 확인하지 못하였습니다. 개인(개미들)에게 적용되는 무차입공매도 불허와 '사자'주문에 필요한 증거금 요구조건이 기관에는 다르게 적용되는 근거가 무엇인지, 얼마나 다른지, 그것들이 다 정당한 것인지 재검토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4.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의 변칙
조단위 기업규모의 회사가 분기별 결산자료를 작성함에있어 회계기준을 갑자기 변경하여 기업가치에 큰 변동이 생겼다면 그 자체로 신문경제면을 톱으로 장식할 사건입니다.
이 중대한 사실이 협잡과 로비로 언론통제되고 숨겨져 오다가 한 회계사의 용기와 신념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져서 드디어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잘못됐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는데, 언론은 여전히 삼성이 통제하는지 쓰잘데기없는 3류 정치기사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회계기준의 변경으로 인한 기업가치의 상승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나 자산재평가세 그 이상의 세금을 내야하도록 차제에 세법을 정비하길 기대합니다.
5. 자사주 매입문제
기업이 사내유보금으로, 심지어는 회사채발행으로 조달한 돈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하여 주가를 부풀립니다. 특히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그 정도가 심한 것이 종종 보도되었는데 우리나라도 어느정도 유사한 현상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사주매입은 저금리시대에 아주 손쉬운 기업재테크로 평가되기도 합니다만 그 도덕적 위험성은 그보다 훨씬 큽니다. 특히 경영진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고가로 처분하위하여 자사주매입을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하니 이렇게 조작된 주가의 거품이 꺼지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이 다수의 개미들이 뒤집어쓰기 마련이니까요.
맺는 말
돈의 정의는 전에 제가 '돈의 민주화'로 주창하였던 내용들과 상당부분 중첩됩니다.
정의를 세우고 불의를 처단해야할 핵심인 통화당국이 그 권위를 화실하게 찾아 지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법정의의 핵심권위가 스스로의 야합과 부패로 인해 자멸하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통화당국인 한국은행과 금융위는 통화주권을 확립하고, 경제의 안정성장(고용)과 물가안정(인프레) 그리고 국채가격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이 땅을 희망의 나라: 자유 평등 평화 행복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 가는 중추적인 사명을 다하길 바랍니다.
첫댓글 .
한국은행과
금융위가
국가권력으로부터
사법계보다
더 독립적이고 양심적이 되기를
바라시는군요.
사법당국, 금융당국에 대한 기대와 주문이 실제로 당국자들의 심장과 손끝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일반 국민의 법의식, 금융경제철학이 단단하게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런 걸 시행하는 데는 군주제의 제왕정치가 아주 좋겠다고 생각이 되는군요.
제왕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봉사한다는 민주주의의 신봉자라면 되구요.